파도보다 오래 흔들리는 중입니다 (송현희 시집)

파도보다 오래 흔들리는 중입니다 (송현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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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파도보다 오래 흔들리는 중입니다』는 『바람은 바람을 밀어내고』 이후 3년간 벼려 온 시 세계를 토대로 한다. 사랑과 이별, 상처와 회복, 관계 속에서 포착된 일상을 다루는 시 60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존재의 근원과 자아를 찾아가는 탐색을 시의 뿌리로 삼는다.

시에서 질문은 흔들림의 출발점이 된다. 정답을 요구하지 않고, 흔들림과 회복의 속도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존재해도 괜찮다는 사실을 독자가 스스로 허락하게 한다. 시집이 건네는 위로는 흔들림을 교정하거나 멈추라는 지시가 아닌, 서로 다른 진동 주기를 안고 다음 궤도로 나아가도 좋다는 문학적 승인이다. 독자가 이 책에서 얻게 되는 것은 해소보다 동행의 감각이며, 함께 흔들려도 괜찮다는 확인이 이 시집이 끝까지 지켜 온 위로의 형식이다.
저자

송현희

서울 출생. 부경대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동 대학원 박사 과정에서 현대시를 연구했다. 2025년 계간 「시창작」 가을호에 <날지 못한 용, 타 본 적 있나요> 등 다섯 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제9회 전국 여성 문학 대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바람은 바람을 밀어내고』와 『와인 클래스 1』을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목차

시인의 말 11

1부
부표 15
비밀번호 16
조화造花 18
허공의 농도 19
나의 그림자 20
푸른 날 21
밥 짓는 냄새 22
종이비행기 24
고드름 25
배송 지연된 하루 26
팔꿈치의 거리 28
실타래 30
포수의 사정 32
실선 위에서 33
직녀의 궤도는 매년 한 번씩 틀어진다 34

2부
휘핑은 사치였을까 39
기억 40
자명종의 구조救助 42
빨강 44
이항移項 46
기울어진 평행선 48
선인장 49
여름 50
클리오네의 방식 51
구두약 52
말짱 도루묵 54
사랑은 방향을 잃은 중력 56
PT는 Personal Trauma의 약자입니다 58
사과꽃 60
만약에 61

3부
국화 65
사라진 것들의 무게 66
변이 연구 보고서 68
석류 70
자석의 방향은 늘 혼자였다 72
팔이 여덟 개라서 상처도 여덟 개 74
도미노 76
휴대폰 78
포스트잇 80
허수아비 81
절판된 슬픔 82
괄호 안에 넣고 싶은 말 84
드론 쇼 86
이별하는 사람은 그림자가 꼭 필요해요 88
깻잎은 방어적 89

4부
해파리 92
햇빛은 누가 닦아주나요 94
기울기의 법칙 95
철봉 96
물고기와 나 98
로스팅 100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102
뒷모습 104
2시 00분 105
줄자를 펴면 거기까지가 나예요 106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108
기다림 110
얼음 조각상 111
엔딩 크레딧 이후 112
결 114

출판사 서평

흔들리며 마주하는 삶, 그 반짝임에 관하여


옅은 바람에도 마음이 휘청일 때가 있다. 시집 『파도보다 오래 흔들리는 중입니다』는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이에게 다정한 손을 내민다.

송현희 시인은 시집으로 통해 사랑과 이별을 비롯한 여러 관계에서 겪는 상처를 어루만지며 차근히 회복의 길로 안내한다. “단맛은 오래 앓은 입속에서 나온다는 걸 알았습니다”(70p. 「석류」 중에서). 또한 일상에서 마주하는 것들에 상처를 빗대어보며 독자에게 남아있는 감정에 머물 시간을 선사한다. 시는 어떠한 결과에 도달하지 않은 채, 묵묵히 상황을 응시하는 한편, 답은 독자 안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전한다.

“버틴다는 건 마르지 않으려 조금씩 안쪽을 찌르는 일” (49p. 「선인장」 중에서). 시인은 자연의 모습을 통해 독자의 마음에 안부를 전하기도 한다.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지는 않으냐고, 마음 깊은 곳에 품은 가시의 존재를 우리 한번 들여다보자고. 얼핏 시인의 사적인 독백처럼 보이는 문장이기에 그 문장에 머무는 것도, 문장을 지나치는 것도 결국 독자의 몫이 된다. 다만 시인은 잠시라도 문장에 머무는 이가 있다면 그에게 단정한 손길을 내밀 뿐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듯, 누구나 흔들리며 나아간다. 외려 흔들리기에 부러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터. 마음이 고달플 땐 시인이 오랜 시간 벼려 온 시집 안에서 쉼을 청하면 좋겠다. 단단하고 따스해서 한동안은 아무렴 흔들려도 괜찮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없이 느슨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