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살이,자원봉사,혼자여행
낯선곳에서머물며느낀삶의새로운감각!
누구나한번쯤은아무런연고도없는곳에서한달살이를하는상상을해본적이있을것이다.특히현실이팍팍하게느껴질때,어디론가떠나고싶어질때그상상은상상을넘어로망이된다.
『어느새다정한이방인』의저자주하나작가는그로망을현실로만들었다.“자조섞인한숨이습관으로자리잡았을무렵그만둬야겠다고생각”(프롤로그중에서)하던작가는다니던회사를그만두고잠시멈춰서기로결심한다.그리곤상주,합천,순천,의령,제주,치앙마이.낯선곳으로여행을떠나기시작한다.평소타인과어울리기보단혼자있기를즐기던사람이기에낯선환경,낯선사람들과시간을보내기로한저자의결심에서큰용기가묻어난다.자신의쓸모에대한고민에서부터시작된여정.저자는철저하게이방인이되어세상을새로운눈으로바라보는연습을한다.
“어쨌거나이곳에서나는지난날의나보다더나은사람이되어있음이분명했다.”(123p)
새로운사람들과함께생활하고,주어진미션을수행해나가는과정에서작가는비로소자존감을회복한다.자신을존중하는마음,더나아가자신이이세상에생생하게존재하고있음을느낀다.그리고마침내세상을바라보는따스한시선을되찾아간다.각박한현실속에서잃어버렸던‘자기다움’을찾아가는그여정이책속에서아름답게빛난다.
여정의끝에오늘보다조금더빛나는내가있을거라는믿음.그믿음하나만있다면누구나떠나봐도괜찮겠다고.일상에지쳐있다면이책을권하고싶다.작가의시선을따라가다보면어느새작가와함께여행지에와있는듯한느낌이들것이다.누군가는그여정의끝에서또다른시작을마주하게될수도있지않을까.다정한상상을더해본다.
책속으로
단순히자원봉사를했을뿐인데나의세상은넓어졌다.앞으로나는마음이힘들때면,몸을힘들게해서라도속세와멀어지고자했던그여름의나를,해인사에서의시간을,그곳에서함께했던사람들을떠올리게되겠지.힘들때쉴곳으로떠올릴만한장소가생겼다는것.그건우물속에있을때는알수없었던새로운선택지가생겼다는뜻이기도하다.그리고나는앞으로도더많은선택지들을쌓아나가게되겠지.
---「그여름,나의쉼표,안녕」중에서
퇴사후매일생각했다.이대로괜찮은걸까,앞으로어떻게되는걸까.그런생각에사로잡힐때면불안이내목을꽉쥐고있는것처럼,끝도보이지않는까만터널을걷는것처럼느껴지곤했다.잘다니고있던회사를내발로나왔다는게미치도록불안했다.그렇다고다른회사도가고싶지않고,작가로서재능이있는지도모르겠는상황이캄캄하고막막해서한숨이절로나왔다.
하지만낯선해외에와새로운것들을보고온전히나만의선택으로내하루를즐기다보니그런텁텁한불안함이저만치멀어진것처럼느껴졌다.치앙마이에와서그런생각들이들었다.이대로도괜찮다는생각.어쩌면조금돌아가도괜찮다는생각.쉬어가자는생각.나스스로괜찮다고다독여줄수있어야한다고생각했다.그래야더멀리걸어갈수있을거라고생각했다.나는테두리가선명한흰구름을한참보다가다시발걸음을움직이기시작했다.
---「이대로도괜찮다고,조금돌아가도괜찮다고」중에서
회사밖에서의삶을살고있자니모든강박이옅어진기분이든다.내일뭘해야하고,이번주에뭘해야하며,이번달에뭘해내야한다는생각이사라진삶.한층여유로워졌다.나는회사밖에서의삶을살며비로소내가어떤사람이었는지,어떤생각을가진채로지냈는지알아차리고있다.그전에지내던일상에마침표를찍고나서야객관적으로내상태를돌아볼수있게됐다.집보다집밖에서더많은시간을보내는지금,나는아마시간을쓰는법을새로배우는중인지도모른다.
---「비로소내시간을삽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