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 위의 가마괴 (강지영 장편소설)

기린 위의 가마괴 (강지영 장편소설)

$20.34
Description
망가진 세상의 안녕을 기원하는 강지영식 서스펜스의 절정
디즈니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자 강지영 신작 소설
아침마다 지하철에서 기린 모자를 쓰고 기행을 벌이는 남자, 밤이면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나 악한들을 참교육시키는 여자. 피투성이 과거를 치유하고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막으려는 두 남매의 기적 같은 분투를 그린 강지영의 신작 장편소설 『기린 위의 가마괴』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작가 강지영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살인자의 쇼핑몰』을 비롯해, 드라마로 만들어진 『살인자의 쇼핑목록』, 수억 원의 판권료를 제안받으며 수출된 『심여사는 킬러』에 이르기까지 발표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다. 신작 『기린 위의 가마괴』는 지금 여기의 문제를 날카롭게 비추는 강지영식 서스펜스의 절정을 보여준다. 망가진 세상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이 작품은 그에 대한 또 하나의 호쾌한 대답과 가능성을 마주하게 한다.
저자

강지영

소설집『굿바이파라다이스』,『개들이식사할시간』,『살인자의쇼핑목록』,장편소설『신문물검역소』,『심여사는킬러』,『엘자의하인』,『어두운숲속의서커스』,『프랑켄슈타인가족』,『하품은맛있다』,『페로몬부티크』,『살인자의쇼핑몰』(1,2,3권),『굿드라이버』,『죽지않고어른이되는법』,『인간보다인간적인』,『거의황홀한순간』,『양의실수』를출간했다.『살인자의쇼핑목록』은tvN드라마로제작방영되었고,『살인자의쇼핑몰』또한디즈니플러스오리지널시리즈(〈킬러들의쇼핑몰〉)로제작되어전세계적인화제를모았다.

목차

기린위의가마괴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죽이진않아.되갚아줄뿐이지.”
매일밤,도담시에는까마귀가날아든다

윤지는도담시의밤을지키는히어로,일명‘까마귀’다.흑복을입고밤마실을나가괴력으로악당들을때려눕힌다.윤지의타깃은뉴스에오르는강력범죄자가아니다.가정이라는가장사적인공간에서반복되는폭력,신고해도결국‘가족’이라는말앞에서멈춰설수밖에없었던사건들이다.까마귀는바로그외면된틈을향해날아간다.공권력이하지못하는방식으로,그러나끝내등을돌리지않는방식으로.
윤지가처음부터까마귀였던것은아니다.선대까마귀였던엄마‘완희연’은일년여전사건을해결하러나섰다가실종되었다.희연이사라진이후윤지는그의자리를이어받아도담시의까마귀가되기로한다.큰체구와타고난힘으로도시의평화를지켜내면서도,윤지는마음깊은곳에사라진엄마를향한그리움을품고살아간다.
정신병원간호사로근무했던희연처럼,윤지역시낮에는흔히치료감호소라부르는법무병원의간호사로살아간다.그러던어느날,이웃주민세명을살해해무기징역을선고받은조현병환자가병원에입소하고,윤지는그의얼굴에서잊을수없는기억을마주한다.“소름끼치는비명과웃음소리,어둠을가르던시퍼런칼날,그리고진득한핏물.”살해당한사람들과사라진희연.숨겨진진실앞에서고민하던윤지에게또다른시련이찾아온다.자칫하면돌이킬수없는재앙이도담시를,아니대한민국을덮칠것이다.

“까마귀는아무도죽이지않았어.죽도록얻어맞았다고신고한작자들은자기도처자식을죽도록두들겨팬요주의인물들이었고.정말CCTV에까마귀가제대로찍힌적이없다고믿어?우린암묵적인약속을한거야.이웃의평화를위해서.왜고담시에만배트맨이살거라생각하지?도담시엔까마귀가필요해.”


도담시의균형을지키는또하나의기둥
“이모자의기린에대해말씀드리겠습니다.”
까마귀가도담시의어둠을밝히는역할을한다면,그전에큰어둠이덮치지않도록터를닦는것은‘모자대감’의소관이다.모자대감의역사는조선까지거슬러올라간다.임금의사명을받은관리가기린모자를머리에쓰고지금의종로인한양견평방을거닐며일종의의식을치른것을시작으로,현재에이르러윤지의아빠인‘축대영’이그역할을이어받았다.이들이하는일은단순해보인다.도시의안녕을기원하며기린모자에액을쓸어담고돌아와몸을닦아내는일.하지만과거기린모자를무시한결과는처참했다.태평의시대는저물었고,“을미사변이터지고,황후가도륙되었으며,나라는벌집이되었다”.

“여러분,이모자의기린에대해말씀드리겠습니다.용이냐,아니오.사슴이냐,아니오.사자냐,아니오.이것은기린이올습니다.제가이기린모자를쓰고여러분앞에선것은이땅에진정한성군이태어나사대한민국을세계1등국가로이끌어주시길앙망하는이유입니다.기를모아주세요.서로사랑해주세요.정의를실천하세요.그래야평화의시대가열립니다.”

여러시간을건너기린모자의새로운주인이된대영은충실히모자대감의역할을수행했다.모자의기린은초원에사는얼룩무늬에목이긴기린이아니라,‘용대가리에사슴뿔이달리고풍성한갈기털을가진상상의동물기린’이었다.대영은아침출근길마다기린모자를쓰고축문을외웠다.그것은“우울과분노,좌절감으로내일이없길염원하며출근길에”오른‘좀비영혼’들의부정한기운을정화하는의식이었다.말하자면사람들의이목을다른곳으로돌려에너지를재배치하는것.언뜻1호선의기인처럼보이지만,실은대영의‘성스러운산책’이도담시를지탱하고있었다.
하지만일주일전대영이병으로세상을떠나며도담시는부정한에너지에휩싸인다.맨홀뚜껑이깡그리없어지고,버스정류장쓰레기통에서불이나더니근거모를폭우가내리기시작한다.지체하면둑이무너져감당할수없는큰일이벌어질상황.대영의뒤를이을수있는사람은한명뿐이다.대영과희연의아들이자윤지의오빠인‘축민기’.민기는결심한다.새로운모자대감이되겠노라고.


지금여기를날카롭게비추는강지영식서스펜스
폭력을끊는방식에대한또하나의대답

소설은이제막닥치기시작한도시의재앙을막으려는남매의분투를긴박하게그린다.강렬한장면뒤에는지금여기의문제를놓치지않는날카로운시선이있다.강지영의소설은폭력을끊는방식을단순한보복이아니라,관계와책임의회복으로그려낸다.사건사고가끊이지않는시대,가정폭력과방임,살해에이르는이야기들이더이상낯설지않은현실속에서우리는분노하고,때로는법적처벌을넘어선해결을상상한다.이소설은바로그지점에서한걸음더나아간다.학대받던윤지를품어준희연처럼,윤지는또다른아이‘온유’에게손을내밀며사람을다시사람곁으로돌려보내는선택을보여준다.완전한선인도완전한악인도없는세계에서,인물들은각자의자리에서역할을수행하고,우리는해답이아닌가능성을마주한다.
“모른다는게없다는뜻은아니야.”
도담시를지키는기린,그리고그위의가마괴.현실과환상이겹치는이이야기속인물들을우리는어쩌면이미만난적이있을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