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정원 (조경아 장편소설)

안락정원 (조경아 장편소설)

$17.80
Description
안락한 죽음을 꿈꾸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
“세상 어딘가에 안락정원 같은 곳이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3인칭 관찰자 시점』, 『복수전자』 조경아 신작 소설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 조경아의 신작 장편 『안락정원』은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 ‘안락정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소설 속 ‘안락정원’은 조경아의 전작에 등장하는 ‘복수전자’의 배경이자, 작가가 실제로 거주하는 영종도 신도시에 자리한다. 개발이 다 이루어지지 않은 공터와 건물들을 바라보며, 또 우리 주변을 떠도는 수많은 죽음의 사연과 소문들을 접하며 작가는 ‘죽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안락정원’이란 미지의 구조물을 만들어냈다. 흥미진진한 미스터리가 될지, 슬프고 우울한 드라마가 될지, 혹은 어떤 다른 가능성을 추구할지 알 수 없는 그 안락정원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잠입하는 주인공의 이름은 ‘테오’. 전작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연쇄살인범의 아들로 폭력 옆에서 살아남고, 『복수전자』에서 부조리함을 돌파하는 복수의 연대를 끌어가고, 『집 보는 남자』에서 집 보는 능력으로 동네 연쇄살인을 추적한 그 동명의 인물 ‘테오’가 이 작품 『안락정원』에선 ‘자살 미수자’들이 ‘서로 돕는’ 공간을 탐색하는 주인공이 된다. 누구보다 죽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이 긴 여정은 테오를 삶에 대해,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예기치 못한 통찰에 이르게 하며, 우리에게 삶과 죽음을, 자신과 이웃을 새로운 눈빛으로 바라보게 한다.
저자

조경아

작사가출신으로11년간직장생활을하다가2018년장편소설『3인칭관찰자시점』으로제14회세계문학상우수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2020년『3인칭관찰자시점』12년후이야기로두번째장편소설『복수전자』를출간했고,2023년에는세번째장편소설『집보는남자』를출간했다.2021년부터는리디북스[우주라이크소설]단편프로젝트에참여해7편의단편을온라인에발표했으며,청소년앤솔러지『너의MBTI가궁금해』,『내인생의스포트라이트』,『그럼에도불구하고』에참여하면서단편집활동도꾸준히이어가고있다.느리고오래된것들을좋아하는,소설가라기보다스토리텔러혹은몽상가.

목차

1장설혹(그렇다하더라도)
2장기필코
3장그도그럴것이
4장불현듯
5장홀연히
6장의심할여지없이
7장그럼에도(불구하고)
8장시나브로
9장어쩌다가
10장그렇다면
11장그제야비로소
12장오롯이
13장마침내
14장그런데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죽고싶어도죽지못하고,살고싶어도살수없는사람들
“혹시저희랑같이살아보시겠어요?”

『안락정원』에서거주하거나거주했던이들이이곳을찾아들게된기구한사연들은우리삶을뒤흔드는다양한격랑들을보여준다.태어나자마자부모에게버려져보육원에서자라고,사랑받기위한연습을했으나끝내거리의노숙자로몰리고,밑바닥에서부터고투해전재산을걸고사업을시작했으나사기당해무일푼이되고,매일보던가족의뜻밖의죽음으로돌이키지못할상처와죄책감에시달린나머지어떤대인관계도감당할수없게되고,자식을지키고자궂은일도남들의손가락질도마다하지않았으나결국그것이자식을죽음으로몰고가비탄에빠진사람들.남을돕는다는사명감을갖고일했으나몇차례의사고로인터넷상에서비난대상이되어일자리는물론이고살아갈기운마저잃고,아들못낳아집에서쫓겨난후딸마저폭력으로희생당하고,법적처벌로도막을수없는한사람의과도한집착을피해스스로를방안에가두어마치죽은듯살게된이들도있다.
『안락정원』의사람들은우리가알아채지못하고지나친친구·이웃·가족의어두운초상을부분적으로반영하는인물들이다.삶을이어갈이유나힘이현저하게부족했던이인물들은안락정원에서,사람을죽이는방법이차고넘치듯이사람을살리는방법역시그수를헤아리기어려울정도로다양하다는것을하루하루를함께살아내며배워간다.잘사는것도어렵지만,잘죽는것도쉬운일은아니라는사실을테오의여정을통해확인하면서,마음을흔드는깊은감동과오랜시간곱씹을생각거리를동시에건네는『안락정원』이우리시대에절실한치유소설임을깨닫게된다.

“당신은정말죽고싶어서안락정원에들어왔나요?”
조력자살의실체와안락정원의숨은비밀을들추는
조금은기괴하고애틋한이야기

영종도하늘도시외곽에자리한주상복합빌라‘안락정원’은자살에실패한사람들이어떻게든죽고싶어서입주하는곳이라는소문이있다.자신과떨어져홀로살던하나뿐인여동생테린의마지막흔적을찾던테오는소문의실체를밝히기위해이휑뎅그렁한도시를찾았다.안락정원앞편의점에서일하는청년두호는테오를다정하게맞이한다.안락정원이자살하고싶어하는사람들이죽도록도와준다는소문이있다는것을두호에게확인받은테오는마침안락정원을오가는구급차를보고는안락정원에직접들어가진실을파헤치기로한다.

“설마자살시도를해보겠다는건아니죠?”
“그래야저기에들어갈수있다면그렇게해봐야죠.”
“너무위험해요.”
“혹시다른방법이있어요?”(22쪽)

테오는목숨을건가짜자살소동을벌인끝에사건담당형사였던수복에게서안락정원의명함을건네받고그곳에입주하기위한절차를밟는다.일단입주자들의상담을담당하는정신의학과의사인익선과대화를나누고난뒤건물주인박검회장을대면한다.

“왜영종도까지와서죽으려고하셨나요?”
테오의서류를보던박검이불시에물었다.테오는대답하지못했다.사실테오가먼저묻고싶었다.왜여기까지와서이런일을벌이고있는거죠?(45쪽)

입주첫날부터일거수일투족을따라다니는순이할매가그를성가시게했지만테오는이곳에들어온목적에집중하고자한다.안락정원에서는원하는것을얻으려면반드시따라야할규칙이있었다.똑같은시간에함께기상하고함께식사하며매일맡은일을정해진시간에해내야하는등빡빡하게짜인안락정원의일과를소화하며테오는다른입주민들사이로조심스럽게스며든다.
편의점의두호는계속해서테오의말동무가되어주며안락정원에대한소문들을들려준다.건물주가조폭들을밑에두고사채업을하고있고이신도시상가3분의1을소유했으며,사람의얼굴만봐도마음을읽어내는능력이있다는둥.의사익선도간호사민정도회장인박검도,심지어자신에게안락정원명함을처음으로건넨형사수복까지전부안락정원의입주민들이었다.반찬가게를운영하면서안락정원입주민들의식사를책임지는선희는일하는내내아무말이없고,카페를운영하면서누구나사랑스러운미소로대하는‘잘생긴’현빈사장은전에안락정원에서살다가나와다른일을하기로선택했다고하고.그렇다면죽음이아닌다른길을선택할수도있다는말인가?저처럼누구에게나호감을주는사람이왜한때자살을시도했을까?입주민모두가수상하고기이하다.이들은왜이런일을하고있는걸까?
하루하루가지나면서테오의관심은402호에게로넘어간다.모두가함께식사하는자리에한번도나타나지않은그방의인물은누구일까?테오는두호와대화하는과정에서그인물이402호에감금당한것은아닐까를의심해본다.아니,그스스로감금되기를바란것일까?두호는여동생테린이라고짐작하느냐묻지만테오는대답하지못한다.진실을파악하려고높은지대로올라가402호안을들여다보는테오.

402호창문안쪽은들여다볼수없었다.402호창문은401호와달리검은암막커튼으로철저히가려져있었다.테오는아쉬운한숨을내쉬며휴대전화시계를보았다.아르바이트할시간이20분정도밖에남지않았다.테오가아쉬운한숨을크게몰아쉬며뒤돌아서는순간,안락정원4층암막커튼이아주조금흔들렸다.하지만테오는그작은흔들림을눈치채지못했다.(99쪽)

꼬리에꼬리를무는질문들이갈피를못잡게하는와중에도테오는안락정원의일과때문인지쉽게잠에빠져들었다.그러나한순간위층에서들려온정체불명의소음이테오의행복한잠을앗아가버렸다.403호에거주하는순이할매가야구방망이를들고이소음을만들어내는것인가?시간이지날수록그소음의종류와간격이불규칙해지면서테오는점점인내심을잃어갔다.

테오는누군가에게크게화를내본적이없었지만이순간만큼은가슴속깊은곳에서뿜어나오는분노를주체할수없었다.하루밖에지나지않았지만,마주쳤던모든순간마다테오를괴롭혔던순이할매였다.(111쪽)

순이할매의방망이질소리는,늘누군가로부터도망치기바빴던테오에게분노를일으켜이제누군가의방문을거침없이두드릴수있는용기를만들어주고있었다.대체안락정원의삶은테오를어디로이끌것인가?

죽고싶은사람들이한공간에모여살게된다면어떤일이벌어질까?[...]그저죽음말고는다른선택지가없다고믿는누군가의손을잡고한걸음만이라도삶쪽으로이끌수있다면좋겠습니다.어쩌면이이야기가누군가에게는들추고싶지않은어두운그늘로여겨질수도있습니다.그럼에도저는그어두운구석을기어이파고드는햇살처럼이이야기가누군가의마음에햇살처럼파고들어잔잔한희망이되기바랍니다._‘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