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선 버뮤다 (범유진 장편소설)

6호선 버뮤다 (범유진 장편소설)

$16.80
Description
『아홉수 가위』, 『쉬프팅』 베스트셀러 작가 범유진 신작 소설

“저길 한 바퀴 돌면, 다른 세계로 갈 수 있을지 몰라.”
봄비 내리던 4월 15일, 진양은 우산을 들고 역으로 자신을 마중 나왔던 하나뿐인 동생 진월을 ‘지하철 살인마’의 이상 동기 범죄로 잃는다. 자신이 동생을 밖으로 불러내어 죽게 했다는 지독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일상을 잃어버리고 만 진양은 어느 날 퇴근길 6호선 응암 순환선에서 화려한 한복을 입은 무당을 마주친 뒤 검은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정신을 차린 진양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다름 아닌 3개월 전 동생이 죽은 그날의 풍경. 진양은 진월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과거로 돌아가고, 또 돌아가기를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나고, 진월을 향한 진양의 뒤틀린 애정이 한 꺼풀씩 베일을 벗는다. 죄악으로 얼룩진 진실과 마주하고도 두 자매는 과연 함께 살아남아 행복할 수 있을까?

SF, 판타지, 공포의 경계를 넘나들며 성인과 청소년 등 다양한 독자층을 아우르는 작품을 활발히 발표해온 범유진 작가의 신작 『6호선 버뮤다』는, 한 방향으로만 운행되어 자칫 내릴 곳을 놓치면 다시 한 바퀴를 빙 돌아야만 하는 6호선 응암 순환선의 독특한 구조를 ‘시간이 실종되는 버뮤다 삼각지대’라는 도시 괴담으로 훌륭하게 변모시켰다.

『6호선 버뮤다』는 어느 날 갑자기 하나뿐인 가족을 잃고 남겨진 이의 지독한 죄책감과 절실함이 만들어낸 기이한 환상특급이다. 작가는 오래전 머나먼 북대서양 지역의 제도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을 오늘날 우리나라 독자의 일상 한가운데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로 바꿔놓는다. 독자들은 주인공 진양의 끝없이 반복되는 혹독한 시간을 함께 겪으며, 이 기이함이 소설의 끝에서 기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될 것이다.
저자

범유진

창비아동청소년신인문학상을받으며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우리만의편의점레시피』『아홉수가위』『두메별,꽃과별의이름을가진아이』『카피캣식당』『쉬프팅』『리와인드베이커리』『도서관문이열리면』등이있으며,여러앤솔러지에참여했다.틈새에쭈그려앉아밖을보며글을쓴다.

목차

메모1
1
메모2
2
메모3
3
메모4
4
메모5
5
메모6
6
메모7
7
메모8
8
메모9
9
메모10
10
메모11
11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시간이실종되는곳,버뮤다응암지대
피의교환이지배하는잔혹한타임루프

『6호선버뮤다』는특정조건이충족되면트리거가당겨져과거로회귀하게된다는타임루프장르물의공식을따르면서도,이를무속적요소와결합하여독창적이고도이질적인변주를보여준다.진양의경우시간이동의트리거를당기는조건은,다름아닌진양이엄마의장례식이후한번도몸에서떼지않고부적처럼가지고다닌인형이다.무속신앙에서인형은인간과신령을연결하는매개체로서,액운을대신받아내거나소망을담아전달하는역할을한다는점에서이러한상징물의사용은의미심장하다.
무엇보다이타임루프를관통하는가장잔혹한규칙은‘피의교환’이다.진양이시간이동을할때마다현재로돌아오는계기가되는사건은누군가의죽음이다.이렇게과거를바꾼뒤현재로돌아올때마다무고한타인이죽음을맞이하는결과가이어진다.그러나정작이들의죽음과진양의애처로운노력에도불구하고진월은되살아나지않는다.진양은몇번이고과거로돌아가동생을살리려하지만번번이실패한다.정신과몸이망가질것만같은진양의끝없는시도끝에,섬뜩하고도충격적인마지막조건의비밀이드러난다.

동생의피가발톱아래에박힌채빠지지않는다.
나는미치지않았다.그러나이제곧,미칠것만같다.(92쪽)

“해와달은같은하늘에서영원히행복하게살았답니다.”
동생을향한언니의비틀린애정과집착

표면적으로이소설은불의의사고로잃어버린동생을구하려는언니의눈물겨운헌신과자매애를그리는듯하지만,이야기가진행될수록진양의내면에자리잡은섬뜩한통제욕과집착이수면위로드러난다.폭력적인아버지밑에서자란진양은이상하게도엄마의죽음에대한기억만은통째로도려낸것처럼머릿속에전혀남아있지않다.기억의부재는끔찍한악몽의형태로어린진양을덮쳐오곤했다.그럴때진양의귀를막아주고,체온을나눠준동생진월은단순한핏줄을넘어자신을안심시켜주는존재이자수호해야할‘유일한우주’였다.진양은동생을지킨다는명목으로,늘자기등뒤에진월을숨겼다.마치전래동화에나오는‘해님달님’이야기처럼.하지만진월이독립적인어른으로성장하여자신보다사회적으로더인정받게되자진양은진월이자신과멀어질지도모른다는깊은불안과질투에사로잡힌다.진양은진월을붙들어두고자비윤리적인행동마저서슴지않는다.

나는영원히진월의해로존재할수있게되는거야.
아마도완벽할미래.
그미래를위해서는역시나,어떻게든진월을구해야한다.(128~129쪽)

이처럼『6호선버뮤다』는타임슬립장르인동시에어둡고이기적인인간의심연을파헤치는밀도높은스릴러이기도하다.동생을살리겠다는목적하나로타인의희생을방관하는진양이종국에보여주는간절하고도무자비한선택은독자의등골을오싹하게만들기에충분하다.
범유진작가는예측할수없는전개와날카롭고건조한심리묘사로인간내면의다층성을생생하게보여준다.망각속에서살아온언니의일그러진애정과트라우마,원(怨)과희생이교차하는가족사는숨쉴틈없는긴장감을선사한다.진양은결국동생을살릴수있을까.해와달은같은하늘에서행복하게살수있을까.반복되는시간의중첩을통해인간이얻을수있는것은무엇일까를질문하는소설이다.

버뮤다삼각지대에서사라진건배도항공기도아닌,인과의한땀을뜰기억이었다.(2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