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끝내 결함으로 머물렀다

사랑은 끝내 결함으로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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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누군가는 사랑이라 부를 것이고, 누군가는 후회라고 부를 것이다”
사랑의 시작에서 이별 이후까지, 마음이 지나온 모든 온도를 기록한 박지윤의 시집. 저자는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감정과 질문들을 기록하며 글을 써 왔고, 긴 글보다 짧은 문장 안에 더 많은 마음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쌓인 90여 편의 시가 묶였다.
시인의 사랑은 통념적 순서를 따르지 않는다.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순간(제1장 ‘균열은 작은 금으로부터’)에서 출발해,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제2장 ‘되돌릴 수만 있다면’)를 지나, 가장 빛나던 사랑의 한가운데(제3장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너라서 다행이야’)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상실(제4장 ‘가장 아름다웠던 별이 지고나서’)과 회복 사이의 계절(제5장 ‘겨울과 봄 사이’)에 다다른다. 기억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 그대로, 감정은 순서 없이 되돌아오고 뒤섞인다.
식충식물, 어항 속 금붕어, 화병에 꽂힌 들꽃, 인형뽑기, 신포도 - 시인은 사랑의 기울어진 순간들을 익숙한 사물의 얼굴로 바꾸어 보여준다. 특정한 이야기를 말하기보다 감정의 흔적을 따라간 기록에 가까운 이 시들은, 누군가에게는 사랑으로, 누군가에게는 상실이나 후회로 읽힌다. 독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만나게 되는 시집이다.
저자

박지윤

생각을 오래 붙들고 있는 시간이 많다.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감정과 질문들을 기록하며 글을 써 왔다. 처음에는 긴 글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짧은 문장 안에 더 많은 마음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시집에 담긴 글들은 특정한 이야기를 말하기보다 감정의 흔적을 따라간 기록에 가깝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으로, 누군가에게는 상실이나 후회로 읽힐 수 있다. 독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이 시집을 만나기를 바란다.

목차

PROLOGUE
제1장 균열은 작은 금으로부터
식충식물 · 수국의 꽃말 · 폐지 · 그게 뭐라고 · 기형 · ‘만’ · 부담이랄까 · 암묵적 동의 · 좋아하다.v · 호구 · 4차원 · 지구에게 · 오해 · 실수라 가장한 의도
제2장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 금붕어 · 그 주인 · 물 · 우연 운명 인연 · 시소 · 불청객 · 어리석은 강아지 · 인형뽑기 · 애착인형 · 바람주의보 · 회환 · 죄책감 · 현실부정 · my bad · 들꽃 · 최악의 하루 · 사실적시 · 열매
제3장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너라서 다행이야
선물 · 오후 6시 · 설렘 · 중독부정기 · 동화책 · 시 쓰는 법 · 이건 너를 좋아해서 · 간지러움 · 너 · 영역전개 · 그럴만한 이유 · 야광 · unlock · 엔딩 · 오뚝이 · 오히려 기회일지도 · 아니길 바란다 · 눈길
제4장 가장 아름다웠던 별이 지고나서
망설임 · 가상현실 · 이별이 슬픈 이유 · 미혹 · 미몽 · 망각 · To.X (ver.1) · To.X (ver.2) · 미련 · 불씨 · 온도차 · 욕심 · 애상 · 나도 · 등가교환 · 모순 · 잘하기 위한 연습 · 향수병 · 기원 · 그랬는데 · 홍연 · 여름이 되어서야 · 억지 · 그래서 불안하다 · 과거
제5장 겨울과 봄 사이
겨울과 봄 사이 · 겨울에게 · 내적갈등 · 가스라이팅 · 조만간에 · 시선 · 관두지? · 최선의 선택 · 지우지 못하는 것 · 어느때와 같이 · 꿈 · 우연히 · 아쉽다 · 환상 · 혼란 · 화음 · 신포도 · 결국엔 꿈이니까

출판사 서평

결함까지 끌어안았던 마음의 기록 - 90여 편의 시로 남은 사랑의 전 과정
“관계가 끝나가던 어느 날, 나는 말했다. 차라리 이 모든 것이 꿈이었다고 하자고.” 프롤로그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러나 시인은 곧 고백한다. 현실은 꿈처럼 사라지지 않으며, 아무리 행복했던 순간도 아무리 괴로웠던 기억도 모두 분명 존재했던 시간이라는 사실을. 이 시집은 그 선언 위에 서 있다. 사랑도, 후회도, 그리움도 외면하지 않고 그 순간만큼은 모두 현실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90여 편의 시를 관통한다.
표제가 말하는 ‘결함’은 상대의 흠이 아니라, 사랑이 끝난 뒤에도 마음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 자국에 가깝다. 사랑받기 위해 스스로 엉망이 되기를 택하는 어항 속 금붕어(「그 금붕어」), 돌보아지길 바랐지만 소품이 되어버린 화병 속 들꽃(「들꽃」), 닿을 수 없자 ‘분명 실 거야’라고 돌아서면서도 마음은 나무 앞에 머무는 신포도(「신포도」)까지 - 시인은 관계 속에서 기울어지고 참아내고 착각하는 마음의 결함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그 시선은 아프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지난 계절을 겹쳐 보게 만든다.
문장은 짧고 이미지는 선명하다. 한 편의 시가 한 호흡에 읽히고, 한 호흡 뒤에 오래 남는다. SNS와 필사 문화에 익숙한 독자들이 아껴 옮겨 적기 좋은 밀도이면서도, 시집 전체로는 균열-후회-설렘-상실-회복이라는 하나의 긴 서사를 이룬다. 짧은 시가 유행처럼 소비되는 시대에, 이 시집이 가진 힘은 낱장의 감성이 아니라 끝까지 읽었을 때 완성되는 감정의 구조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적었다. “이 시집 속 단 한 편이라도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머물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랑을 지나온 사람, 지나오는 중인 사람, 그리고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을 품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이 시집은 오래 머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