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다, 열두 행간 (연송 김은자 제4 시조집)

톺다, 열두 행간 (연송 김은자 제4 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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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이자 시조문학 아카데미 강사로 활약 중인 연송 김은자 시인이 네 번째 시조집 『톺다, 열두 행간』을 출간했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시조라는 전통 정형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일상의 섬세한 통찰을 녹여내며 독자에게 진한 울림을 전한다.

『톺다, 열두 행간』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는 개인적 체험과 사회적 현실, 자연에 대한 예찬, 가족과 인연에 대한 성찰 등을 시조라는 형식에 충실하면서도 감성적으로 풀어낸다. 팬데믹 이후의 삶을 담은 작품부터, 팔순을 앞둔 연륜의 무게를 고요하게 반추하는 시편들까지, 시인의 인생 전반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시인은 “시조 창작의 기본은 정형의 틀을 지키는 데 있다”는 창작 신념 아래, 55년 피아노 레슨 경험에서 우러난 감성과 리듬을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코로나 이후의 불안과 희망, 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 자연 속 평온 등 다양한 삶의 단면들이 시조의 압축된 구조 속에서 한 편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특히 “팬데믹을 견딘 후”, “역병, 그 후”, “사이버 피싱”과 같은 시들은 최근의 시대적 고통과 치유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으며, “살아갈 이유”, “못 잊어”, “가족사진”에서는 일상과 정서가 교차하는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저자

김은자

시인은1998년《시조생활》에「도공의하루」로등단한이후,『들숨과날숨사이』(2012),『차안과피안사이』(2018),『시전의아침』(2023)을발표했다.부군과함께부부시조집『하늘과땅사이』시리즈(1-10집)를발간하기도했다.
현재(사)한국시조협회부이사장,문화앤피플고문,시조문학아카데미신인양성강사로활동중이며,2016년한국시조협회작품상,2018년대은시조문학상본상,2021년한국시조협회본상,2023년모상철시조문학상대상,2025년문화앤피플6월의작가상을수상하며활발한창작활동을이어가고있다.

목차

시인의말__5

제1부

살아갈이유
해넘이를바라보며
사계四季
칠순이라니요
땡볕,그후
팬데믹을견딘후
벼이삭은
의문부호
불면증
후회
동백섬소묘
이빠진보시기
대역代役
어슬녘숲에들면
못잊어
팔순에
그리다
어느음성
추억한잎
향수


제2부

역병,그후
물오름달
6월에진꽃
또헛꿈일까
괘종시계
캠퍼스잔디에서
무릎을꿇고
나목은
미수를축하드리며
처서즈음
궁금증
멀리엔살점하나
설레다
노스탤지어
아버님의낡은의자
호수에어린풍광
백목련
러시아워
자목련
사이버피싱


제3부

녹슨기다림
여명黎明
일출
어쩌다가
이계절,음미하다
격려한마디
함께하소서
충고
담쟁이
여망
병상의꿈속
착각
미련,웃자라다
선운사에서
멍에
풍년예감
빈삭한방문
삶,그궤적
석별
물길을걷다


제4부

엇갈린인연
초파일
내려놓다
늙은소나무
그리다그리다가
부부란
힐링
겨울,그후
자연에서배우다
가족사진
가을,영그는데
창밖을보며
숲길산책
어머니의흔들의자
여름푹익은뒤
청평호에서
어린날의트라우마
사랑한다,아들아!
첫눈1
행려병자


제5부

단풍
영주부석사에서
부활
폭설의아침
달밤
회억
여름,그뒤
도솔산,선운사
차라리
나목의꿈
승무에취하다
녹슨철마
추억한닢
봄예찬
요양원의해넘이
어느일용직
바닷가사찰에서
불면의밤
첫눈2
깨를볶다문득

■평설:톺다,열두행간__구충회

출판사 서평

■북리뷰
『적도의꿈』-삶의중심을찾는시조여행
황인덕시조집북리뷰

김은자시인의네번째시조집『톺다,열두행간』은제목그대로삶의결을“톺아”열두줄의정형속에눌러담아보여주는책이다.시인은시조를“정체예술”로규정하며,엄격한정형의틀을충실히지켜야품격있는명시조가된다는믿음을작품의출발점으로삼는다.동시에시조창작을삶의기억을‘속뜰에음각’해두었다가다시호흡을불어넣는작업으로설명하며,그과정을통해독자가위안을얻고다시삶에도전하기를바란다고말한다.
이시조집의정서는대체로‘견딤’과‘회복’의윤리로수렴된다.팬데믹이후의황량한삶,늙음과상실의문턱,가족이라는가장현실적인공동체의무게가곳곳에배어있다.그럼에도시인의시선은쉽게절망으로기울지않는다.예컨대표제에가까운시적태도는“힘든역경속이라해도위안과희망,용기”를주고싶다는바람에서확인되며,작품들은그바람을구체적인장면과이미지로실천한다.
제1부의첫작품〈살아갈이유〉는이시집의세계관을상징적으로제시한다.“풀칠할일당몇푼”을움켜쥔귀갓길,“석양이처진어깨토닥”이는순간,그리고아이가“엄마”하고안겨드는찰나에맞벌이의시름이녹아내리는장면은,거창한관념이아니라생활의감각으로삶의이유를붙드는방식이다.
김은자시조의미덕은이런생활감각이비유의전환과만날때더욱선명해진다.〈이빠진보시기〉에서깨진그릇은단순한결핍의표지가아니라,오히려“달빛”을고이고“봄씨앗”을품어“한우주”를여는존재로재해석된다.상처가세계를여는그릇이되는이역설은이시집이가진가장단단한위로의논리다.
또한이시조집의곳곳에는음악적감각이리듬과호흡으로번역되어있다.구충회박사의평설에서언급되듯,시인의작품에는“날카로운시적감각”과“전광석화같이번득이는재기”가발견되며,이는오랜음악생활에서비롯된감성과무용에서촉발된순발력의성과일수있다는평가가뒤따른다.이런배경은작품의박자감,문장전개의속도,종장의닫힘에서은근한설득력을만든다.
다만,이시조집이더높은미학적긴장으로나아가기위해서는“적확한시어의선택과조탁”이남은과제로제시되기도한다.실제로일부작품에서메시지가다소직접적으로고개를들때,시조특유의여백의울림이줄어드는순간이있다.그러나이또한독자를‘설득’하기보다‘다독이려는’시인의윤리에서비롯된선택으로읽힌다.
결국『톺다,열두행간』은상처를미화하지않으면서도,상처를통해살아갈이유를다시세우는시집이다.팬데믹이후의삶을겪어낸이들,가족과생의노년을‘현실’로통과하는독자라면,이책은열두줄의짧은형식안에서의외로큰숨을얻게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