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감각 : 읽지 않는 시대, 우리는 어떻게 책을 사랑하는가

읽는 감각 : 읽지 않는 시대, 우리는 어떻게 책을 사랑하는가

$18.00
저자

정도성

저자:정도성
사람의말보다말과말사이를읽는일을한다.2018년비와이즈컴퍼니를설립해의료진과환자의비언어적커뮤니케이션을연구하며병원과기업의고객경험을설계했고,삼성생명과삼성멀티캠퍼스에서언어너머의신호를읽는감각을다듬었다.2019년독립서점‘서사당신의서재’를열어책을통해사람들과관계맺는일을시작했고,이후서사라이브러리를통해읽기와삶이만나는순간들을기록해오고있다.《읽는감각》은타인의문장과자신의내면을함께읽어가는과정에대한네번째책이다

목차

Prologue.
읽지않는시대,책이라는질문

1부.읽지않는시대,우리는어떻게책을사랑하는가

01.책을좋아하는가,읽기를좋아하는가
―책과읽기사이에서

02.우리가책을사랑하게되는순간
―읽지않아도곁에두고싶은이유

03.왜읽지않은책에끌리는가
―감각은오래남는다

04.사게만드는추천,읽게만드는신뢰
―끝까지읽게만드는힘

2부.읽는시대에서,감각하는시대로

05.같은책을다른이유로읽는시대
―책을감각하는세가지이유

06.물성을감각하는사람
―읽는시간과리듬을사랑하다

07.성장을감각하는사람
―책을통해나의변화를확인하다

08.의미를감각하는사람
―책을나라는세계로확장하다

09.언어를감각하는사람
―읽기의중심을유연하게이동하다

3부.책을파는곳에서,느끼는곳으로

10.성장을감각하는공간,리댁션
―읽고쓰는사람들의성장실험실

11.의미를감각하는공간,서사
―책이관계가되는공간

12.책을감각하는공간은무엇을바꾸는가
―개인의독서에서공동의경험으로

Epilogue.
느린것들이남기는것

출판사 서평

“사람들은책을읽는걸까,감각하는걸까?”

독서율이놓치고있는
책과사람사이의새로운관계

1년전서울국제도서전은예상밖의풍경으로가득했다.개장전부터입장을기다리는긴줄이이어졌고,인기출판사부스에는오픈런이벌어졌다.한정굿즈와사인본은빠르게품절됐고,사람들은책을고르는장면과서점의분위기를사진으로남기며SNS에공유했다.젊은독자들은무거운책봉투를든채전시장을몇시간씩돌아다녔고,어떤부스앞에는마치인기팝업스토어처럼긴대기줄이생겨났다.하지만그풍경을바라보는시선은엇갈렸다.

“정말책을읽어서온걸까?”
“독서가아니라인증문화아닌가?”
“책도이제는보여주기위한취향이됐다.”

서울국제도서전을둘러싼냉소와비아냥이이어지던순간,오히려2030세대는한문장에강하게반응했다.

“사람들은책을읽지않는게아니라,이전과는전혀다른방식으로읽고있다.”

그글은빠르게확산됐고,수많은공감과함께100만개이상의‘좋아요’를얻었다.많은이들이“내가느끼던걸처음설명해준글”이라고반응했다.그화제의글을쓴사람이바로《읽는감각》의저자정도성이다.
《읽는감각》은그질문에서출발한책이다.왜사람들은더이상책을읽지않는다고말하면서도,여전히서점으로향하고책을사고책이야기에열광할까.왜어떤사람들은끝까지읽지못할책을사면서도만족감을느끼고,왜우리는책장을꾸미고읽는시간을기록하며책을통해자신의취향과정체성을드러내는걸까.
저자는이러한변화를단순한‘독서감소’로설명할수없다고말한다.책은사라진것이아니라,이전과는전혀다른방식으로소비되고감각되기시작했다는것이다.이제독서는단순히텍스트를완독하는행위에머물지않는다.사람들은책의문장과분위기,읽는시간과공간,그리고책을둘러싼경험전체를함께소비한다.
이책은이러한변화를‘읽는감각’이라는개념으로포착한다.독서를해야한다는당위나위기담론대신,지금사람들이실제로책을어떻게사랑하고있는지를섬세하게관찰한다.책을읽는사람보다책을이야기하는사람이더많아진시대,《읽는감각》은우리가이미체감하고있었지만설명하지못했던독서문화의변화를날카롭게언어화한다.

물성,성장,의미,언어
책을사랑하는서로다른4가지방식

이번책에서저자가특히흥미롭게들여다보는것은,사람들이‘같은책’을전혀다른방식으로소비하고사랑하고있다는점이다.《읽는감각》은이변화된독서경험을단순한취향차원이아니라,하나의‘감각유형’으로해석한다.
누군가는책의문장보다종이의질감과표지디자인,책장을넘기는감각에끌린다.어떤사람은책을통해성장하고있다는감각을확인하고싶어하며,또다른사람은책을통해관계를만들고세계와연결되기를원한다.심지어어떤이들은완독보다“읽는사람처럼살아가는감각”자체를사랑한다.《읽는감각》은이렇게서로다른독서의욕망과행동을섬세하게관찰하며,오늘날의독자를네가지감각유형으로풀어낸다.

‘물성을감각하는사람’은책의무게와촉감,표지와판형같은물리적경험에강하게반응한다.읽지않은책조차곁에두고싶어하고,책장을하나의취향공간처럼꾸민다.저자는사람들이왜‘벽돌책’에끌리는지,왜어떤책은내용보다디자인만으로도소유욕구를자극하는지를심리학과실제서점경험을바탕으로흥미롭게풀어낸다.
‘성장을감각하는사람’에게책은자기변화의기록이다.완독자체보다중요한것은“나는여전히배우고있는사람”이라는감각이다.형광펜을긋고,기록하고,독서루틴을만들며스스로의변화를확인한다.책은더이상시험을위한도구가아니라,삶의방향과리듬을점검하는매개가된다.
‘의미를감각하는사람’은책을관계의언어로사용한다.혼자읽는데서끝나지않고,북클럽과동네서점,독서모임을통해연결을만들어간다.책은취향이비슷한사람을발견하게하고,서로의삶을이해하게만드는느슨한공동체의중심이된다.실제로저자가운영하는서점에서는함께페인트칠을하고,퇴근후책을읽으며관계를만들어가는사람들이등장한다.
그리고‘언어를감각하는사람’은더이상읽기의중심을종이책에만두지않는다.종이책과전자책,오디오북과뉴스레터를자유롭게넘나들며자신만의읽기리듬을만든다.중요한것은형식이아니라,지금의삶과가장잘연결되는읽기의방식이다.
이책의가장인상적인지점은독서를‘해야하는것’으로훈계하지않는다는데있다.대신지금사람들이실제로어떻게책을사랑하고있는지를관찰한다.왜읽지못할책도사고싶은지,왜서점에서오래머물게되는지,왜책을통해자신의취향과정체성을드러내고싶은지.《읽는감각》은그익숙하지만설명되지않았던마음들을하나의언어로정리해낸다.
독서율하락이라는숫자만으로는설명되지않는시대.《읽는감각》은책이더이상단순한정보의도구가아니라,감각과취향,관계와라이프스타일을담아내는매체가되어가고있음을보여주는가장흥미로운기록이다.

책속에서

“읽었느냐,안읽었느냐”만묻는것은이맥락을통째로삭제해버리는일입니다.독서율만으로책이우리시대에갖는의미를평가하는것은커피를이야기하면서카페인섭취여부만따지는것과다르지않습니다.
사람들은책읽기를그만둔것이아닙니다.책을다양한방식으로감각하기시작했습니다.서점에가서책이놓인풍경을감각하고,책의물성을손으로확인하고,책을매개로사람을만나고,책이건네는질문으로자기삶을들여다봅니다.독서율이라는숫자가포착하지못하는곳과‘책을읽었다’라는표현만으로담을수없는경험들너머에서책과사람사이의관계는오히려더다채로워지고있습니다.
-〈읽지않는시대,책이라는질문〉중에서

책을오랫동안가까이에서지켜보며알게된사실이있습니다.사람들은생각보다더자주책의‘내용’이아니라,책이주는감각에반응하고선택합니다.이직관을설명해주는심리학개념이‘체화인지(embodiedcognition)’입니다.
예를들어처음만나는사람이있습니다.이사람에게좋은인상을주고싶다면어떤음료를마시는것이좋을까요?따뜻한음료일까요,아니면차가운음료일까요?물론계절이나개인취향에따라대답은달라질수도있습니다.
하지만일반적으로는따뜻한음료가더효과적입니다.사람은손안의따뜻한감각을상대방에대한따뜻함으로쉽게연결짓기때문입니다.
-〈우리가책을사랑하게되는순간〉중에서

제가만난독자는크게세가지유형으로나뉩니다.첫째는‘물성을감각하는사람’입니다.이들에게독서는결과가아니라과정입니다.책을손에쥐는순간부터마지막페이지를덮는순간까지,읽는시간자체를사랑합니다.책의디자인과종이의질감,서점의분위기까지모두독서경험의일부로여깁니다.
둘째는‘성장을감각하는사람’입니다.이들에게책은도구입니다.무엇을배웠는지,그것을어떻게적용할수있는지가중요합니다.책을읽고나서‘달라진나’를확인할때만족감을느낍니다.자기계발서,실용서,트렌드서적을선호합니다.
셋째는‘의미를감각하는사람’입니다.이들에게책은질문입니다.작가의메시지보다자신의해석이더중요합니다.책을읽은뒤밑줄을긋고,필사하며,자신의언어로다시쓸때비로소‘읽었다’고느낍니다.
-〈같은책을다른이유로읽는시대〉중에서

성장형감각자들의시선을사로잡기위해서는무엇보다‘지금당장써먹을수있음’이중요합니다.그래서요즘자기계발분야의저자들을보면,대부분현재업계에서활발히활동하고있거나자신의커리어로성과를증명할수있는사람들입니다.과거처럼‘전업자기계발작가’는거의사라졌습니다.지금은누구나스스로‘전문가’라고소개할수있지만,실제로독자의선택을받는사람은‘당장의쓸모’를증명해내는사람뿐입니다.
-〈성장을감각하는사람〉중에서

의미를찾는사람들에게책의가장큰효용은답을주는데있지않습니다.오히려내가무엇을궁금해하는지알게하고,어떤고민을해야하는지질문을구체화해주는데있습니다.
일을시작했을때이유를알수없는불안,성장을거듭해도반복되는흔들림이결국정체성의문제라는사실역시책을읽는과정에서드러납니다.그러나책이정체성을대신정의해주지는않습니다.그몫은오롯이나에게있습니다.
-〈의미를감각하는공간,서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