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가축화: AI 초고속 시대, 길들이지 않으면 길들여진다

인간 가축화: AI 초고속 시대, 길들이지 않으면 길들여진다

$20.12
저자

김묘은, 박일준

저자 : 김묘은
디지털리터러시협회(Center for Digital Literacy, CDL) 공동설립자이자 대표. 국무총리실 직속 공공데이터위원회 위원, EBS 시 청자위원, 경기도교육청 정책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AI융합교육전공과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퍼블리시스 그룹 코리아(Publicis Groupe Korea)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의 디지털 플랫폼과 마케팅을 기획하며 기술이 인간의 행동과 선택을 어떻게 유도하는지 경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메타버스 윤리원칙 수립 연구를 총괄하고, 디지털·AI 역량진단 플랫폼 ‘DIQ’와 자기 주도학습 플랫폼을 기획·설계했다.

저자 : 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협회(Center for Digital Literacy, CDL) 공동설립자이자 회장. 구글의 지원으로 설립된 CDL을 이끌며 구글, 메타 등 글로벌 파트너 및 국내외 교육·공공기관과 함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기반을 다져왔다. 그 공로로 문화체육 관광부 장관상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EBS 사회공헌 전문 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6년에는 아시아 9개국 11개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백서 《아시아 AI 리터러시 교육 현황(AI Literacy Education Across Asia)》을 발표했다

목차

서문 편리함에 고삐를 넘겨준 인간

1부 인간 가축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1. 기억의 외주화
2. 선택과 탐색의 외주화
3. 판단과 창작의 외주화
4. 감정의 외주화
5. 인간관계의 외주화
6. 도구를 넘어 환경이 된 기술
7. 인간의 가축화
[부록] 나의 인간 가축화 지수는? #기술 의존도 자가진단

2부 가축화의 메커니즘
8. 게으른 뇌
9. 보이지 않는 고삐
10. 권한의 외주화
11. 신체의 외주화
12. 생물학적 계급
13. 영생 구독
14. 기술의 의인화
15. 자발적 순응

3부 반려기술: 다시 선택하는 인간
16. 기술을 가축화하라
17. 디지털AI 리터러시
18. 프롬프트 리터러시
19. 피지컬 AI 리터러시
20. AI를 지휘하는 방법
21. 대체 불가능한 인간
22. 머리, 몸, 마음의 야생성
23. 소비자 주권
24. 데이터 주권

출판사 서평

“AI는 가장 친절한 얼굴로 인간을 길들인다!”

편리함 뒤에 숨은 인간 가축화의 메커니즘부터
기술을 길들이며 공존하는 ‘반려기술’의 미래까지

가축을 길들이는 데 반드시 채찍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먹이를 주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스스로 판단할 필요가 없는 삶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인간에게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우리를 길들이는 것은 채찍이나 울타리가 아니라, 언제나 더 나은 답과 편리한 선택지를 건네는 친절한 기술이다.
그 징후는 이미 일상 곳곳에서 발견된다. 낯선 길에서는 주변을 살피기보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르고, 무엇을 볼지 고민하기보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을 선택한다. 질문이 생기면 직접 탐색하는 대신 AI가 요약하는 답을 받아들이고, 글쓰기부터 중요한 의사결정까지 기술의 도움을 구한다. 모두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선택이지만, 그만큼 스스로 탐색하고 판단할 기회는 줄어든다. 저자는 인간 가축화가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지는 사건이 아니라, 이처럼 사소한 선택과 습관이 쌓여 만들어지는 점진적인 변화라고 지적한다. 인간이 스스로 기술에 길들여지는 ‘인간 가축화’는 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기술에 길들여지는 미래를 피할 수 있을까. 저자가 제시하는 해답은 기술을 거부하거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술을 인간의 목적과 가치에 맞게 활용하는 새로운 관계, ‘반려기술’에 있다. 이 책은 기술이 대신할 수 있는 일과 인간이 끝까지 책임져야 할 일을 구분하고, 편리함 속에서도 삶의 주도권을 지켜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모든 것을 기술에 맡길 수 있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끝까지 스스로 선택해야 할까.

AI 시대를 관통하는 새로운 화두, ‘반려기술’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이끌어온
두 전문가가 제안하는 기술 공존의 새로운 해법

AI가 일상의 도구를 넘어 사회의 작동 방식까지 바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일만이 아니다. 기술이 만들어내는 변화를 어떤 관점에서 이해하고, 그 안에서 인간의 역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중요해지고 있다. 《인간 가축화》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진단하고, 그 작동 원리를 분석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책이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인간 가축화’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기술 문명의 변화를 진단한다. 2부에서는 인간이 기술에 길들여지는 메커니즘을 본격적으로 파헤친다. 인간의 인지적 성향과 플랫폼의 설계, 알고리즘과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구조를 분석하며, ‘권한의 외주화’, ‘신체의 외주화’, ‘생물학적 계급’, ‘영생 구독’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낸다. 3부에서는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주도적으로 공존하기 위한 대안으로 ‘반려기술’을 제안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한다. 특히 독자가 자신의 ‘인간 가축화’ 정도를 직접 점검할 수 있는 자가진단표를 수록해 책의 문제의식을 자신의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이끌어온 두 저자의 전문성도 돋보인다.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박일준 저자와 디지털 플랫폼 설계 및 AI 교육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김묘은 저자는 각자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AI를 얼마나 빠르게 도입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지금, 그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질문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인간 가축화》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는 데 급급한 시대에,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기술을 받아들이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지 논의의 출발점을 제시한다. 지금 이 책이 던지는 질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책 속에서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것을 넘어, 인간이 그 능력을 직접 사용할 필요까지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능력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다. 쓸 일이 줄어든다.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늘어나면 기억할 기회가 줄어든다. 직접 찾지 않아도 되면 탐색할 기회가 줄어든다. 스스로 판단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많아지면 판단할 기회도 줄어든다.
여기에 편리함의 역설이 있다. 우리는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더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한다. 힘든 일을 기계에 맡기고, 반복되 는 일을 자동화하고, 복잡한 계산을 컴퓨터에 맡긴다. 그렇게 절약한 시간으로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기술이 대신해 준 일의 자리를 우리는 무엇으로 채우고 있는가.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창조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아니면 더 많은 추천을 소비하고,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더 많은 결정을 다시 기술에 맡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편리함이 충분히 쌓인 어느 순간, 이상한 변화가 나타난다. 내가 하지 않는 일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이 변화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이 책은 그 이름을 ‘인간 가축화’라고 부른다.
- 〈편리함에 고삐를 넘겨준 인간〉 중에서

화면 위에 빨간 숫자가 떠 있다. 메시지를 확인하려고 눌렀는데 피드가 펼쳐진다. 손가락으로 밀어 올린다. 영상 하나가 끝나기 전에 다음으로 넘어간다. 처음 확인하려던 메시지는 잊었다.
손가락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그런데 그 손을 움직이게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떠오르지 않는다. 빨간 숫자를 따라갔고 놓인 대로 봤다. 보이지 않는 고삐가 손목에 걸린 것 같다.
이런 고삐는 도처에 있다. 소통하는 화면, 물건을 사는 화면, 질문을 입력하는 화면 등 흔히 쓰는 거의 모든 서비스에 알아채기 어려운 고삐가 하나씩 채워져 있다. 누가 채웠고, 어떻게 채웠는지 가장 흔하고 오래된 고삐부터 보자.
〈보이지 않는 고삐〉 중에서

지금까지의 AI는 답하는 도구였다. 물으면 알려주고 시키면 보여줬다. 결과물을 내놓을 뿐, 그것으로 무엇을 할지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은 나였다. AI 에이전트는 다르다. 답을 내놓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시받은 일을 끝까지 처리한다. 생성형 AI가 답을 주는 도구였다면, 에이전트는 일을 처리하는 도구다.
에이전트의 처리 범위는 빠르게 늘고 있다. 메일을 읽고 답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자료를 찾아 정리한다. 예약과 결제를 처리하고 코드를 짜고 문서를 만든다. 여러 프로그램을 넘나들며 하나의 일을 끝까지 마무리한다. 사람이 몇 시간을 들여 하던 일이 몇 분 만에 끝난다. 이 과정에서 내 역할도 바뀐다. 실무자에서 관리자로, 직접 처리하는 사람에서 지시하고 확인하고 승인하는 사람으로 전환된다. (...) 에이전트는 단지 더 좋은 도구가 아니다. AI를 다루는 방식이 사용에서 위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위임은 거부하기 어렵다. 편하고 생산성이 크게 오른다. 며칠 걸려 만들던 문서가 몇 분 만에 나오는데 누가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그만큼 위험도 커진다.
맡겨 둔 일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넘겼을 때, 위임은 양도로 바뀐다. 가축화는 보통 한 계단씩 내려간다. 그런데 에이전트에서는 그 과정이 훨씬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능력을 잃지 않고도 양도로 직행할 수 있다.
〈권한의 외주화〉 중에서

개발자들은 AI를 쓰면서 몇 개월 걸리던 일을 몇 주에 끝내고 여러 명이 하던 일을 혼자 해낸다. 생산성이 오르니 너도나도 쓰고 이제는 연봉의 일정 부분을 AI 사용료로 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래서 기술 기업들은 신입 대신 경력자를 뽑는다. 연봉이 높을수록 비싼 AI 서비스를 망설임 없이 쓸 수 있고, 경력이 많을수록 AI를 이용하여 더 높은 생산성을 내기 때문이다.
능력을 사고 생산성을 산다.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산 것이 아니다. 뒤처지지 않을 권리를 산 것이다. 증강된 능력이 표준이 되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다. 필수가 되는 순간, 경쟁력은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서 나오지 않는다. 무엇을 살 수 있느냐에서 나온다.
태어난 뒤에 사는 것과 태어나기 전에 정하는 것. 방향은 다르지만 같은 곳에 닿는다. 능력에 값이 매겨지는 순간, 그 값을 치를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만 남는다.
〈생물학적 계급〉 중에서

기술은 모순적인 속성을 갖고 있어 외면할 수도, 무조건 따를 수도 없다. 앞으로 기술과 맺게 될 관계적인 성격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그 주도권은 반드시 인간에게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의 관리는 한 번의 노력이 아니라 끊임없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 조건들을 모두 담는 이름. 이 책은 그 이름을 ‘반려기술’이라 부르고자 한다.
‘반려(伴侶)’라는 말에는 ‘함께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단순히 곁에 존재한다는 의미를 넘어, 오랜 시간 삶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대상을 가리킨다. 반려동물이 단순히 함께하는 동물이 아니라 평생 돌보고 훈련하고 책임져야 할 대상인 것처럼, 기술도 그렇게 대하자는 뜻이다. 앞으로 기술은 인간의 주도하에 끊임없이 개입하고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반려자가 아니라 반려기술이다. 기술은 기술로 남아야 한다. 반려자는 기술을 ‘누군가’로 만드는 표현이고, 반려기술은 ‘무언가’로 남도록 하는 표현이다. 기술이 기술로 남기 위해서는 기술로서 불러야 한다.
〈기술을 가축화하라〉 중에서

지금까지 리더십은 주로 사람을 이끄는 능력을 뜻했다. 방향을 제시하고, 일을 분배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일이 리더의 역할이었다. 앞으로는 사람보다 AI를 부리며 일하는 상황이 늘어난다. 한 사람이 여러 AI에 일을 맡기고, 결과를 비교하고, 다시 지시하며 최종 판단을 내리는 일이 일상이 된다. 사람 대신 AI가 팀원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AI를 부리는 지휘자에게는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세 가지다. 맥락을 읽는 능력, 경험을 융합하는 능력, 판단하고 책임지는 능력이다.
〈AI를 지휘하는 방법〉 중에서

기업을 바꾸는 가장 빠른 행위는 항의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