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은 어떻게 사라지는가

이명은 어떻게 사라지는가

$25.00
Description
이명 치료는 ‘제거’가 아니라 ‘이해’에서 시작된다!
30년 경력의 서울대 의대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직접 겪고 연구하며 찾아낸 이명 치료의 원리!
이명은 왜 사라지지 않고,
어떤 이명은 왜 삶을 무너뜨리는가?
이명은 많은 현대인이 겪으면서도 그 원리와 대처법을 충분히 설명받기 어려운 질환이다. 같은 소리라도 누구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지만, 다른 누구에게는 잠과 일상을 무너뜨리는 고통이 된다. 병원을 찾아도 “신경 쓰지 마세요.”, “평생 함께 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말을 듣고 더 막막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이언스북스의 신간 『이명은 어떻게 사라지는가: 뇌에서 시작하는 이명 치료』는 이 ‘사라지지 않는 소리’가 어떻게 뇌에 붙잡히고, 어떻게 다시 삶의 배경으로 물러날 수 있는지를 풀어내는 책이다. 저자인 김영호 교수는 서울 대학교 의과 대학 교수이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난청과 중이염, 이명, 소아 이비인후과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해 왔다. 30년 넘게 임상과 연구를 지속하며 2023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제8대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이 분야 발전에 힘써 온 그가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자신의 이명 경험이었다. 한국 이비인후과학의 발전에 이바지한 원로 의학자이자 인생의 멘토였던 아버지(김종선 서울의대 명예교수)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뒤, 그는 오랜 시간 가족의 간병과 진료를 함께 감당해야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상실의 시간을 보내던 중 그에게도 이명이 찾아왔고, 그때부터 이명은 진료실에서 만나는 치료의 대상을 넘어 자신의 몸을 통해 관찰하고 이해해야 할 문제가 되었다.
『이명은 어떻게 사라지는가』에는 이처럼 오랫동안 이명을 연구하고 치료해 온 의사의 지식과 함께 이명을 살아 낸 환자의 경험이 담겨 있다. 김영호 교수는 책 전반에 걸쳐 섣부른 낙관이나 단정 대신 이명이 왜 괴로운지, 무엇이 그 고통을 키우는지, 그리고 그 고통에서 어떻게 조금씩 벗어날 수 있는지를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안내한다.

치료 가능한 원인을 찾고
뇌의 반응을 바꾸는 법
『이명은 어떻게 사라지는가』는 「이명이란 무엇인가?」, 「지금까지의 이명 진단과 치료」, 「이명 치료는 뇌와 마음에서부터」라는 3부, 13개 장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명의 다양한 원인에서 출발해 검사와 치료를 살피고, 이명에 반응하는 뇌의 방식을 바꾸는 훈련으로 나아가는 이 과정에서 김영호 교수는 자신의 경험과 환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 의학적 설명이 실제 치료와 생활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풀어낸다.
그 시작인 1부 「이명이란 무엇인가?」는 저마다 다른 이명의 원인과 증상을 살피는 과정이다. 1, 2, 3장에서는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시작된 이명 이야기가 환자들의 사연으로 이어진다. 친구가 쓰러졌다는 소식에 이명이 심해진 사람도, 밤샘 간병에 지쳐 소리 치료 중 잠드는 사람도 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자각적 이명과 타각적 이명의 차이, 난청과 스트레스가 이명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 갈 수 있다. 이명과 경도 인지 장애, 치매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저자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살핀다.
4장은 한 번 의식한 이명이 왜 자꾸 신경 쓰이는지, 뇌의 작용을 설명하는 여러 이론을 살피는 부분이다. 이명이 큰 병의 징후일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사람은 작은 소리에도 그 말부터 떠올리기 쉽다. 경험과 직관에 기대는 휴리스틱이 이런 판단에 관여한다. 김영호 교수는 편도체와 해마, 전두엽의 작용을 짚으며 감정과 기억, 주의가 이명에 얽히는 과정을 풀어낸다. 그는 경험과 학습에 따라 뇌가 달라지는 ‘신경 가소성’을 통해 이명에 주의가 고정되고 그 소리에 대한 반응이 굳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2부 「지금까지의 이명 진단과 치료」는 검사로 이명의 원인을 가려내고 환자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선택해 시행하는 과정을 다룬다. 비수술적, 수술적 치료와 신경 조절 치료 등 여러 접근법을 실제 증례와 함께 살피며, 각 치료의 원리와 기대 효과, 한계를 함께 짚는다. 먼저 청력 검사와 이명도 검사, 이명 장애 지수 검사 등이 어떤 정보를 주는지 5장에서 설명한 뒤, 6장과 7장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 준다. 보청기와 약물로 호전된 사례부터 중이 질환이나 일부 박동성 이명을 수술로 치료한 경험까지, 치료 전후의 경과를 따라가며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원리, 쓰임을 이해할 수 있다. 8장에서는 상담과 소리 치료, 전기나 자기장 자극을 이용한 신경 조절 치료로 논의가 넓어진다. 각각의 치료가 이명에 작용하는 방식과 실제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들도 함께 살핀다.
그러나 치료를 거친 뒤에도 이명이 계속되거나 일상의 불편이 좀처럼 줄지 않는 경우가 있다. 김영호 교수는 이러한 불편을 다루기 위해 뇌가 소리를 해석하고 반응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3부 「이명 치료는 뇌와 마음에서부터」는 이명에 대한 반응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바꾸어 가는 방법을 익히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9장은 독자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착시와 청각적 착각에서 출발한다. 보이지 않는 부분을 채워 보고 끊어진 소리를 이어 듣는 경험을 통해, 뇌가 불완전한 감각 정보를 어떻게 보완하는지 살핀다. 10장에서는 본격적 치료에 앞서 저자가 직접 실천해 온 수면과 운동, 명상 등 생활 관리 방법을 소개한다.
11장은 이명을 거듭 의식하고 확인하는 우리의 습관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록 더 떠오르는 ‘백곰 효과’처럼, 이명을 잊으려는 노력은 오히려 그 소리를 더 떠올리게 할 수 있다. ‘이명이 아직 들리나?’, ‘더 커졌나?’ 하며 감각을 불러내고 확인하는 과정을 김영호 교수는 ‘리콜’이라 부른다. 그는 이 같은 습관을 줄이는 방법으로 마음챙김 훈련을 소개한다. 이명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때의 감각과 생각을 허용한 뒤 현재의 활동으로 주의를 돌리는 연습이다.
12장에서는 인지 행동 치료(CBT)와 마음챙김 기반 인지 치료(MBCT), 그리고 이를 소리 치료와 결합한 김영호 교수의 훈련 모델을 소개한다. 훈련에 쓸 소리의 종류와 크기를 고르는 법부터 집중해서 듣는 요령, 수행 상태를 점검하는 방법까지 구체적인 실천 과정 안내와 함께 훈련을 지속할 동기와 보상을 마련하는 방법도 담았다.
책을 마무리하는 13장은 이명 치료 이후의 관리와 생활을 다룬다. 스트레스와 건강 상태, 훈련 방식을 점검하고, 호전 뒤 다시 이명이 두드러지는 리바운드에 대응하는 법도 살핀다. 환자와 의사가 함께 증상의 변화를 살피고 치료를 조정하며, 되찾은 일상을 지켜 나가는 데까지 이명 치료는 이어진다.

환자와 의사가 함께 읽어야 할
이명 치료의 새로운 기준
『이명은 어떻게 사라지는가』에는 이러한 내용이 실제 진료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 주는 다양한 치료 경험이 등장한다. 오른쪽 귀에서 박동하는 소리가 들리던 40대 남성에게서 경막동정맥루가 발견되었다. 이는 동맥과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혈관 질환으로, 혈관 입구를 막는 색전술을 받자 박동성 이명은 곧 사라졌다. 그런데 그제야 양쪽 귀의 “삐-” 소리를 알아차렸다. 박동 소리에 가려져 있던 자각적 이명이 드러난 것이다. 청력은 양쪽 모두 정상이었지만, 생활 속 불편은 남아 있었다. 이후 치료는 남은 소리에 고정되는 주의를 옮기고, 뇌가 그 소리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조절하기 위한 상담과 훈련으로 이어졌다.

건강하던 친구가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 뒤, 60대 후반 여성은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했다. 1년 전부터 이어지던 이명도 급격히 심해졌다. 청력 검사에서는 양쪽 모두 정상이었지만, 환자가 느끼는 이명은 지하철이 급정거할 때 나는 날카로운 쇳소리와 비슷했다. 김영호 교수는 심리적 충격과 불면을 함께 살피며 이명 상담과 생활 습관 개선을 안내했다. 환자는 운동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스트레스를 줄이려 노력했고, 잠도 잘 오는 것 같다고 했다. 3개월 뒤 이명으로 인한 불편을 나타내는 이명 장애 지수는 24점에서 6점으로 낮아졌고, 환자 스스로 평가한 호전 정도 또한 90퍼센트에 이르렀다. 이 환자의 치료에서는 이명을 악화시키는 불안과 불면을 다루는 일이 중요했다. 감정과 긴장에 따라 소리를 받아들이는 뇌의 반응을 이명 진료에서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갑작스러운 난청과 심한 이명으로 찾아온 72세 환자에게서 작은 양성 종양인 전정신경초종이 함께 발견되었다. 난청 치료 뒤 청력은 크게 좋아졌고, 종양도 2년간 크기 변화 없이 유지되었다. 생활 습관 관리 등을 꾸준히 실천한 환자는 이제 이명이 일상 생활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명 장애 지수도 86점에서 20점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명도 검사에서 소리의 높이와 크기는 치료 전과 거의 같았다. 김영호 교수는 뇌가 이명 신호에 부여하던 ‘부정적 의미’가 옅어지면서 환자의 불편이 줄었을 수 있다고 본다.
책에서는 이 외에도 밤마다 머리에서 모터 소리가 난다는 네 살 아이를 진찰하다 의사도 그 소리를 들은 이야기, 고개를 돌리면 멈추던 박동성 이명이 혈관을 덮는 뼈의 빈틈을 메우는 수술 뒤 사라진 20대 남성의 사례, 만성 중이염으로 청력을 잃고 심한 이명에 시달리던 여성이 수술과 와우 이식술을 거쳐 사람들과 다시 대화하고, 15년이 지난 후에도 불편 없이 생활하는 사연 등도 만날 수 있다. 김영호 교수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필요한 치료를 거친 뒤에도 이명이 일상을 방해하는 경우다. 그는 경험과 학습에 따라 뇌가 달라지는 신경 가소성을 바탕으로, 소리가 들릴 때마다 주의가 고정되고 불안해지는 반응을 바꾸는 훈련을 제안한다. 이명에 빼앗긴 주의를 다른 활동으로 옮기고 그 소리를 중요하지 않은 배경음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을 익혀 가는 것이다.
마음챙김과 인지 행동 치료, 소리 치료를 결합한 자신의 훈련 모델을 실제 진료에 적용한 12장의 내용에 따르면 처음에는 호전이 더뎠던 환자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명으로 인한 불편이 줄어들었다. 특히 1년 이상 훈련을 이어 간 환자 대부분은 초기보다 훨씬 나아진 상태를 보였으며, 정해진 훈련 시간과 횟수를 모두 충족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호전 가능성이 높았다. 이러한 훈련 치료에 관한 연구 결과는 2026년 1월 의학 학술지 《메디슨(Medicine)》에 논문으로 게재되기도 했다.
이렇게 김영호 교수와 함께 이명을 이해하고 치료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책 제목의 ‘사라짐’이 의미하는 바도 분명해진다. 책에서 말하는 이명의 사라짐은 반드시 소리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이명을 거듭 확인하고 불안해하던 뇌의 반응이 달라지면서, 소리에 빼앗겼던 주의와 일상의 주도권을 되찾는 것까지 포함한다. 이명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막막했던 사람에게는 치료의 목표와 방향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관점이다. 오늘도 이명으로 일상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과 그 가족, 그리고 이명을 이해하려는 의료인과 독자들에게, 『이명은 어떻게 사라지는가』는 ‘뇌에서 시작하는 이명 치료’를 통해 이명이 ‘삶의 중심에서’ 사라지는 길을 보여 주는 희망의 책이 될 것이다.
저자

김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