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사랑을 쓰려거든 콩으로 쓰세요

콩: 사랑을 쓰려거든 콩으로 쓰세요

$12.00
Description
“나는 여전히 배우이고 봉태규다. 숙성하고 발효해도 콩이 콩인 것처럼.”

다재다능한 아티스트 봉태규가
콩이라는 작은 우주에서 발견한
가족과 이웃과 나를 향한 다정한 마음의 모양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시작한 띵 시리즈의 스물아홉 번째 주제는 ‘콩’이다. 두부, 콩자반, 콩밥, 된장, 청국장, 두유, 콩국수까지, 콩은 늘 다른 모습으로 식탁에 올라 삶의 곁을 지켜왔다. 『사랑을 쓰려거든 콩으로 쓰세요』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이자 영화배우 봉태규가 콩에 얽힌 추억과 취향을 따라 마음에 오래 남은 삶의 장면들을 되짚으며, 가족과 사랑, 성장의 시간을 다정하게 풀어낸 일상 에세이다. 한 알의 콩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결국 한 사람의 시간과 가족의 기억, 그리고 익숙한 음식이 건네는 위로가 된다.
이번 책은 바쁜 작품 활동 속에서도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등 집필을 게을리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준히 글을 써온 배우 봉태규가 펴내는 3년 만의 신작이기도 하다. 그는 그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여왔고, 요즘은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봉태규입니다〉를 진행하며 매일 아침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봄태규〉를 시작하여 패션, 리빙 및 러닝 아이템 쇼핑 등 꾸밈 없는 일상을 공유하며, 아내 하시시박 작가와 시하, 본비 두 아이들과 꾸려가는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번 책에서는 그의 전매특허라 할 만한 단란한 가족의 대수롭지 않은 일상 사이사이에, 그동안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깊은 속내를 조심스럽게 펼쳐놓았다. 그 어느 때보다 한 자 한 자의 무게를 느끼며 쓰고 지우기를 반복해 완성했다는 그의 말처럼, 익숙한 유쾌함은 그대로이되 오래 품어온 고민과 그 안에서 변화하고 성장해온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 책은 봉태규가 한층 진정성 있고 성숙한 에세이스트로 나아갔음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출발점이다.


“안 괜찮아도 괜찮아.”
단정하고 담백한 얼굴로 조용히 그 자리에 있는 콩처럼
주인공이 아니어도 괜찮았던 순간들

의상 디자인을 전공하고 싶었던 고등학생 봉태규는 소위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이른 나이에 계획에 없던 배우 데뷔를 하게 되면서,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낯선 세계 한가운데로 들어섰다. 배우로 살아가는 일은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새롭고 즐거웠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방황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주변의 시선과 기대 속에서 정작 자기 자신을 놓치고 있다는 혼란도 오랫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스스로를 예민하고 부족하다고 여기며 뾰족하게 날을 세운 채 자신을 괴롭히던 한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콩처럼 둥글고 유연하며 살뜰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갔다. 그 숙성과 발효의 시간은 조금 투박하고 향기롭지 않았을지라도, 마침내 그는 자신과 타인을 너그럽게 품을 줄 아는 사람으로 익어가는 과정이 이 책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언제나 주인공일 때도, 주인공이 아닐 때도, “오래, 조용히, 그대로” 그 자리에 머물며 자기 몫의 삶을 살아온 한 사람의 이야기인 셈이다.
콩이라는 식재료는 얼핏 호불호가 심할 것 같지만, 의외로 우리 곁에 늘 항상 존재하는 친숙하고 푸근한 존재다. 대한민국 국민 반찬 검은콩자반, 그리고 밥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부, 된장, 청국장, 낫토 등은 물론이고, 두유, 콩국수처럼 콩의 형태는 남아 있지 않더라도 콩으로 만든 것이 분명한 음식까지. 하다못해 어느 유명 햄버거 체인점 매장에는 껍질째 구운 땅콩을 심지어 무제한으로 담아 먹을 수 있도록 박스째 산처럼 쌓여 있지 않은가.
배우 봉태규가 살아오면서 받은 사랑, 주는 사랑, 스스로를 돌보는 사랑, 그렇게 함께 써내려가는 많은 사랑에 콩이 있었다. 콩으로 쓰여진 사랑은 모난 마음도 둥글게 끌어안고, 괜찮다고 위로하며, 각자의 감정과 모습 그대로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 사랑은 콩이 자라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고 함께 자라났다. 봉태규는 그 사랑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이 책 안에 차곡차곡 옮겨 담았다.


“아빠, 콩 한 쪽을 어떻게 나눠 먹어?”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마음을 발견하며
서로를 살뜰히 돌보고 함께 자라나는
배우 봉태규와 가족의 사랑과 성장 이야기

젓가락질을 못하면 복이 달아난다고 아버지께 혼이 나던 어린이는 자라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어떻게든 건강한 채소를 먹이려 갖은 노력을 다하는 아빠가 되었다. 친구의 도시락통에 가지런히 담긴 완두콩밥을 부러워하며 “한 입만.” 하던 소년은 훗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전빵과 함께 나온 마스카포네 치즈에 박한 서리태의 식감을 음미하는 미식가가 되었다. 처음 초청받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어른들을 따라간 횟집의 낯선 음식들 사이 그나마 익숙한 자숙콩 밑반찬에 안도하던 풋내기 배우는 어느덧 가족을 위해 회를 주문하고 새로운 음식에도 척척 도전할 줄 아는 노련한 어른이 되었다.
동화책을 보다가 “아빠, 콩 한 쪽을 어떻게 나눠 먹어? 우리는 모르지만 다른 나라에는 공룡들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수박보다 더 큰 콩이 있을 수도 있잖아.” 하고 묻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질문에 사뭇 진지해져버린 아빠.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멋진 캔디 스트라이프 셔츠의 소매를 둘둘 걷어 올린 채 아내와 두 아이와 햇살을 만끽하며 야외 식사를 즐기는 제법 성공한 연예인. 이제는 혼이 나고 싶어도 아버지는 곁에 계시지 않고, 아버지의 탈모를 닮을까 염려하던 중년의 남성은 어느새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렇게 한 개인이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성장하는 과정과, 가족의 사랑을 통해 그의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이 이 책에는 가득하다. 특별하지 않지만 없으면 무척 아쉬운 콩이라는 음식을 매개로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고, 사랑하며, 매일 한 뼘씩 자란다. 작은 콩 한 알은 어느새 흩어진 가족의 시간을 한데 모으고, 서로의 마음을 잇는 단단한 씨앗이 된다. 평범한 일상의 편린도 ‘콩’이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보면 마치 보석처럼 반짝인다.
가족 모두의 취향을 한껏 품은 아름다운 집에서 네 가족이 둘러앉아 시시콜콜한 각자의 하루를 이야기하며,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그 메뉴가 카펠리니 면으로 끓인 콩국수일 때도, 매콤하게 볶은 두부김치일 때도, 후무스 잔뜩 바른 샌드위치일 때도 있을 것이지만, 사실 메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먼저 읽고 추천한 고명재 시인의 “콩은 근본적으로 ‘씨앗’”이며 “푸르게 자랄 사랑의 미래”라는 말에 절로 동의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무심히 건넨 작은 마음 하나가 누군가의 삶에서 얼마나 크고 단단하게 자라날 수 있는지도 새삼 깨닫게 된다. 비록 한 알은 작지만 수박처럼 큰 사랑을 품은 콩처럼, 이 책에 심어진 다정한 이야기들 또한 독자의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푸르게 자라날 것이다.
저자

봉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