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 사랑을 쓰려거든 콩으로 쓰세요 - 띵 시리즈 29

콩 : 사랑을 쓰려거든 콩으로 쓰세요 - 띵 시리즈 29

$12.00
저자

봉태규

저자:봉태규
영화배우.SBS라디오<아름다운이아침,봉태규입니다>DJ.
쓴책으로『개별적자아』『우리가족은꽤나진지합니다』『괜찮은어른이되고싶어서』가있다.
하시시박의남편이자,봉시하,봉본비두아이의아빠다.

목차

프롤로그주인공이아니어도괜찮았던순간들

맷돌한바퀴,큰엄마의오른손
살고싶다는마음의모양
싸움의기술
사랑을쓰려거든콩으로쓰세요
오래,조용히,그대로
우두둑,괜찮지않은밤
나의얼굴붉게물드니
캔디스트라이프셔츠를입고
안괜찮아도괜찮아요
시간이걸리더라도이제라도
내겐한없이어려운그녀석
아버지가반짝이던날
두사람만아는것
짧은손톱의승리
저푸른초원위에그림같은집마당에서
각오단단히해두고있어!
신인류가밀레니얼을거쳐MZ가되다
너와나의연결고리,우리안의소리
실패를공유하는사이
콩이달라졌어도,콩은콩이야

출판사 서평

“안괜찮아도괜찮아.”
단정하고담백한얼굴로조용히그자리에있는콩처럼
주인공이아니어도괜찮았던순간들

의상디자인을전공하고싶었던고등학생봉태규는소위‘길거리캐스팅’을통해이른나이에계획에없던배우데뷔를하게되면서,미처준비할틈도없이낯선세계한가운데로들어섰다.배우로살아가는일은예상하지못했던만큼새롭고즐거웠지만,한편으로는자신이진정원하는것이무엇인지알지못한채방황하는시간이기도했다.주변의시선과기대속에서정작자기자신을놓치고있다는혼란도오랫동안그를따라다녔다.
스스로를예민하고부족하다고여기며뾰족하게날을세운채자신을괴롭히던한사람은,시간이흐르면서콩처럼둥글고유연하며살뜰하고다정한사람이되어갔다.그숙성과발효의시간은조금투박하고향기롭지않았을지라도,마침내그는자신과타인을너그럽게품을줄아는사람으로익어가는과정이이책에고스란히들어있다.언제나주인공일때도,주인공이아닐때도,“오래,조용히,그대로”그자리에머물며자기몫의삶을살아온한사람의이야기인셈이다.
콩이라는식재료는얼핏호불호가심할것같지만,의외로우리곁에늘항상존재하는친숙하고푸근한존재다.대한민국국민반찬검은콩자반,그리고밥상에서흔히볼수있는두부,된장,청국장,낫토등은물론이고,두유,콩국수처럼콩의형태는남아있지않더라도콩으로만든것이분명한음식까지.하다못해어느유명햄버거체인점매장에는껍질째구운땅콩을심지어무제한으로담아먹을수있도록박스째산처럼쌓여있지않은가.
배우봉태규가살아오면서받은사랑,주는사랑,스스로를돌보는사랑,그렇게함께써내려가는많은사랑에콩이있었다.콩으로쓰여진사랑은모난마음도둥글게끌어안고,괜찮다고위로하며,각자의감정과모습그대로를존중하는태도에서비롯되었을것이다.그사랑은콩이자라는동안에도멈추지않고함께자라났다.봉태규는그사랑의순간을놓치지않고이책안에차곡차곡옮겨담았다.

“아빠,콩한쪽을어떻게나눠먹어?”
평범한일상에서특별한마음을발견하며
서로를살뜰히돌보고함께자라나는
배우봉태규와가족의사랑과성장이야기

젓가락질을못하면복이달아난다고아버지께혼이나던어린이는자라서자신의아이들에게어떻게든건강한채소를먹이려갖은노력을다하는아빠가되었다.친구의도시락통에가지런히담긴완두콩밥을부러워하며“한입만.”하던소년은훗날근사한레스토랑에서식전빵과함께나온마스카포네치즈에박한서리태의식감을음미하는미식가가되었다.처음초청받은부산국제영화제에서어른들을따라간횟집의낯선음식들사이그나마익숙한자숙콩밑반찬에안도하던풋내기배우는어느덧가족을위해회를주문하고새로운음식에도척척도전할줄아는노련한어른이되었다.
동화책을보다가“아빠,콩한쪽을어떻게나눠먹어?우리는모르지만다른나라에는공룡들이먹을수있을만큼수박보다더큰콩이있을수도있잖아.”하고묻는아이의천진난만한질문에사뭇진지해져버린아빠.마당이있는단독주택에서멋진캔디스트라이프셔츠의소매를둘둘걷어올린채아내와두아이와햇살을만끽하며야외식사를즐기는제법성공한연예인.이제는혼이나고싶어도아버지는곁에계시지않고,아버지의탈모를닮을까염려하던중년의남성은어느새한가정의아버지가되었다.
그렇게한개인이정신적으로도육체적으로도성장하는과정과,가족의사랑을통해그의세계가넓어지는경험이이책에는가득하다.특별하지않지만없으면무척아쉬운콩이라는음식을매개로가족구성원들은서로를알아가고,이해하고,사랑하며,매일한뼘씩자란다.작은콩한알은어느새흩어진가족의시간을한데모으고,서로의마음을잇는단단한씨앗이된다.평범한일상의편린도‘콩’이라는렌즈를통해바라보면마치보석처럼반짝인다.
가족모두의취향을한껏품은아름다운집에서네가족이둘러앉아시시콜콜한각자의하루를이야기하며,건강하고맛있는음식을나누어먹는장면이눈에선하다.그메뉴가카펠리니면으로끓인콩국수일때도,매콤하게볶은두부김치일때도,후무스잔뜩바른샌드위치일때도있을것이지만,사실메뉴는크게중요하지않다.
이책을다읽고나면,먼저읽고추천한고명재시인의“콩은근본적으로‘씨앗’”이며“푸르게자랄사랑의미래”라는말에절로동의하게된다.그리고우리가무심히건넨작은마음하나가누군가의삶에서얼마나크고단단하게자라날수있는지도새삼깨닫게된다.비록한알은작지만수박처럼큰사랑을품은콩처럼,이책에심어진다정한이야기들또한독자의마음속에서오래도록푸르게자라날것이다.

추천사

땅콩씹는소리에도슬픔이있고,두부김치한접시에도사랑이있다.이책은온갖콩과관련된이야기를들려주는데,읽고나면한가지사실이또렷해진다.그것은콩이근본적으로‘씨앗’이라는것.푸르게자랄사랑의미래라는것.그래서이책에나오는‘콩’들은‘사랑’이나‘사람’으로바꾸어읽어도말이된다.예컨대다음의문장을그렇게보자.“그러니깐콩이달라졌는데,그게결국콩이라는거네.”
고명재/시인

책속에서

그때의나는내마음도그렇게다루고싶어했던것같다.힘든마음은있으나없는것처럼,불안은느끼지만보이지않는것처럼,우울은겪지만이름붙이지않은것처럼.
약을먹고나서처음으로달라진건입맛이었다.아니,정확히는‘예민하지않아도된다’는감각이었다.그전에는무언가를먹는행위자체가번거롭고무의미하게느껴지기만했다.그런데멸치가통째로들어간된장찌개를먹고싶어진순간,뭔가아주작은것이살아돌아온기분이들었다.살고싶다는마음이이렇게온다는것을그때처음알았다.된장찌개한그릇의모양으로.
28쪽‘살고싶다는마음의모양’중에서

콩을삶는냄새는지금도가끔엄마의새벽을떠올리게한다.식당문을닫고돌아오면이미자정이넘었을텐데,그시간에콩을불리고메주를만들었을것이다.잠도제대로못자면서.나는그냄새를맡으며자랐지만,얼마나힘든새벽에서비롯된것인지는한참뒤에야알았다.엄마의새벽은내가자는동안끓고있었다.지금생각하면그냄새가자장가였다.엄마는그것이사랑이라고말하지않으셨다.그냥하셨다.그것이엄마가집밥의마지막자리를지키는방식이었다.
41쪽‘사랑을쓰려거든콩으로쓰세요’중에서

그동안의내행동이얼마나이기적이고부끄러운지고개를들수가없었다.내창백한얼굴에부끄러움이번졌다.차갑고담백하고하얀두부와뜨겁고칼칼하고붉은김치처럼.그사실이얼굴에그대로드러났을것이다.부끄럽고미안했던그날저녁.그리고미안함을맛있다는말한마디로받아준아내.두부김치의두부는혼자서는특별한맛을내지않는다.김치와만나야비로소맛이난다.차가운것과뜨거운것이만나야조화롭다.우리는그렇게서로가서로의맛을이끌어내는사이가됐다.
70-71쪽‘나의얼굴붉게물드니’중에서

장황하게말을하고나서야내가아이에게무엇을전하고싶었는지알것같았다.착한사람이되기위해자기몫을줄이지않아도된다고.사랑받기위해반드시먼저양보하지않아도된다고.배고프면배고프다고말해도되고,힘들면힘들다고말해도되고,정말로콩한알밖에없는날이온다면일단그것을자기입에넣어도괜찮다고.가족이란그런순간에서운해하는사람들이아니라,나중에라도그마음을알아주는사람들이어야한다고.
90쪽‘안괜찮아도괜찮아요’중에서

사람을알아간다는건꼭거창한고백을들어야가능한일이아니었다.냉장고에어떤재료를늘두는지,빵은얼마나굽는지,양파의아린맛을얼마나빼는지,올리브유를어느정도둘러야맛있다고느끼는지.그런사소한선택들이모여한사람의지도가되었다.나는원지가만들어준샌드위치를먹으며그지도를조금씩읽었다.가본적없는도시의이름보다,그곳에서혼자차려먹었을아침의맛이더선명하게느껴졌다.후무스는낯선나라의음식이아니라,내가아직다알지못하는사람에게가닿는부드러운길같았다.그래서지금도후무스를먹을때마다원지의이야기를듣는기분이든다.
173쪽‘너와나의연결고리,우리안의소리’중에서

“그러니깐콩이달라졌는데,그게결국콩이라는거네.”
순간굉장히강력한바람이불어와머릿속의복잡한생각들을한순간에날려버리는것같았다.아이들은가끔너무쉽게핵심을찌른다.어른들은과정과이름과역할을따지느라한참돌아가는데,아이는눈앞에놓인것을보고단번에말해버린다.달라졌지만콩은콩이라고.그말에는위로하려는의도도,나를설득하려는목적도없었다.그래서더정확하게들렸는지도모른다.누군가가괜찮다고말해주면오히려믿기어려울때가있는데,아이가아무렇지않게던진한문장은이상하게마음깊은곳까지들어왔다.
191쪽‘콩이달라졌어도,콩은콩이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