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수련: 내게 없는 것으로 삶과 맞서는 법

질투 수련: 내게 없는 것으로 삶과 맞서는 법

$18.00
저자

이예지

저자:이예지
세상만물을질투할수있는능력이있다.타고나기를질투심많은자,곁눈질의권위자,머릿속에서바꿔신어본남의신발만수천켤레에달하는시뮬레이션의대가.
《코스모폴리탄》《GQ》《씨네21》등에서기자및에디터로일하며온갖반짝이는것들을접하고가지각색멋진사람들을만났다.인터뷰집『여자가사랑한여자들』을썼다.

목차

들어가며

질투한다
내게남은시간은얼마지?
:영화감독그레타거윅의인생셈법

삶에도장르가있다면
:웃지않고웃기는법,스탠드업코미디언원소윤의경우

신발바꿔신기
:소설가김애란이보여주는한걸음옆의세상

웃음과비명사이
:만화가오카자키교코가그려낸백골앞에서

지금어떤표정을짓고있습니까?
:배우염혜란이드리운희비극의명암

아버지,우리괴물들의아버지
:인간다움이란무엇인가?영화감독기예르모델토로가낳은괴물들을경유하여

어디에도없고어디에도있는
:디아스포라의시대,작가차학경의윤리

노코멘트
:영화감독데이비드린치에게,오직예술만이데려갈수있는장막너머에부쳐

곁에있어줘
:내친구,네언니,만인의연인,배우김고은이웃을때

고수는차를내기전잔을데운다
:작가이슬아의매섭고도따듯한손끝에대하여

가장깊은심지부터밝아오는
:살아있다는생의감각,작가조승리

인간을사랑하지않는당신에게
:영화감독요르고스란티모스의냉소가드러내는진실

가자에힌드라는소녀가있어
:영화감독카우타르벤하니야가지금일어나는비극에연루되기를청하다

나도아내가있으면좋겠다
:한발앞으로나선김규진·김세연부부가나중으로미루지않은것

중립지키지않는여자들
:“정치얘기할수있는위치는어떤위치인데?”가수이채연이던진질문

어른은생색내지않는다
:독지가김장하의베풂을뱁새만큼따라잡기

포옹하자,그리고뺨에키스하자
:혐오보다는분노,분노보다는연대,활동가홍세화의똘레랑스

사랑의인파이터
:소설가이희주가사랑에우열이있는지묻다

지켜내지못한어린여자들에대하여
:누가배우김새론에게돌을던졌나

영혼의집터에벽돌하나쌓을수있다면
:작가장-미셸오토니엘의연금술

스스로작품이되어버린남자
:AI가모사할수없는애니메이션감독미야자키하야오의아이러니

거미여자가지은집
:엄마,딸,여성,작가루이즈부르주아

말한다,죽지않기위해
:들숨과날숨처럼노래하는시인이제니

선택되지않고선택하기
:아름다운피조물에도영혼은있다,배우이자영화감독크리스틴스튜어트

마침내,최선의나
:45년차여성배우가‘데미무어’라는아이콘을전복하고움켜쥔것

다음생에는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임윤찬이오직피아노와독대하는순간

단순한것은아름답다
:작가이배가그은한획을바라보며

내면에이는고통의힘으로
:배우심은경의맑은얼굴

내오른손이내왼손을잡을때
:작가전성진,내버려둔자신과화해할용기

기꺼이,취약할의향으로
:약한것은강하다는것을일러준작가이불

|부록|질투하지않는다
잘알지도못하면서
깔롱실격
개팔자가상팔자라고누가그랬나
나아이없음에감사하오
그유토피아에제자리도있나요?

나가며

출판사 서평

왜질투를수련해야하는가?

휘황찬란한것부터사소하고범박한것까지
정형적인질투대상을타파하여질투의외연을확장하다

질투하는데에도수련이필요한것인지의구심이들수있다.저절로끓어오르는것이질투심이고,부정적이기에억압만해야할감정처럼느껴지기때문이다.틀린말은아니다.저자에게도질투는삶내내저주이자형벌같았다.패션지에디터로일하며온갖아름답고값비싼것을접했고,질투를파는산업에종사했기에더더욱가질수없는것을탐하는일이얼마나처절하고허무한것인지알았다.그러나저자는오랜질투끝에“어린아이가무섭게생긴인형을부러꼭안아주며본능적으로두려움을다스리듯이,질투심과함께사는법을터득해야”함을깨닫는다.

“세상에단독자는없다.인간은인간에게서배운다.”이문장처럼우리는누구나서로에게조금씩빚지며살아간다.때론질투와멸시,애정과증오를주고받고,때론선선한자극과동기부여,연민과위로를나눈다.첫번째글「내게남은시간은얼마지?」를읽어보면이사실을알수있다.저자는본인에게남은생의시간동안만들수있는작품수를헤아리며일한다는그레타거윅의인생셈법에자극받고그야심을질투하며,자신에게남은시간을더열정적으로쓰기위해손목시계를산다.이처럼인간은사람들가운데섰을때비로소자신이어디에서있고어디로향하는지가늠할수있는법이다.

데이비드린치,요르고스란티모스,기예르모델토로같은영화감독부터김애란,이슬아,이희주,조승리같은작가와소설가들,차학경,루이즈부르주아,이불같은예술가,염혜란,데미무어같은배우,그리고삶자체를운동으로만든홍세화같은활동가나김규진·김세연‘모모母母’부부까지.저자가질투해온인물각각의특질들은선망의대상이될법한전형성에서벗어나있다.흔히질투의대상이되는세속적인것들뿐아니라탈속적인것들과눈에보이지않는것들까지,그의질투대상은거기서그치지않는다.그의질투심의스펙트럼은넓고도다채롭다.

이예지작가는30인의인물을통과하며뭉툭한부러움을날카로운질투심으로벼려낸다.누구에게서든본받을점만골라내어내삶의실천으로옮기는일을끊임없이시도한다.가령영화〈힌드의목소리〉를보곤먼나라일처럼가자지구의뉴스를전해듣던자신을연대의자리로끌어앉힌하니야감독의뚝심을질투하며,팔레스타인을후원할방법을적극적으로찾는다.산문집『이지랄맞음이모여축제가되겠지』를읽고혀의무수한돌기들처럼모든걸생생하게감각하는조승리작가의열망을질투하며,스위치가꺼져있던생의감각을몸안쪽부터밝힌다.

“질투를권유하는사회에서우리는단지
분별력있게질투하면된다.”

필요한질투만을골라내면에불을붙이고
타들어가는심지만큼걸어나가기

칼럼의제목이자이책의뿌리인「질투는나의힘」은시인기형도의시에서따온것이다.시인은오랜세월이흐른뒤자신을돌아보며,스스로품었던희망의실체가결국질투뿐이었음을,사랑을찾아헤맸으나정작스스로를사랑한적은없었음을고백한다.이예지작가는이오래된고백을오늘날의언어로다시쓴다.질투심을나의내면을탐구하고,자기와화해하는재료로삼은것이다.
그렇기에『질투수련』은질투심을부정하고다스리라고만말하는여느질투에관한서적과는다르다.질투심을지우라말하지않는다.다만무엇을질투하고무엇은질투하지않을지스스로가려내는분별력을요구할뿐이다.

다만분별력있는질투심은무엇을욕망할지아는것만으로는완성되지않는다.부록‘질투하지않는다’의글을보면그사실을알수있다.앞선‘질투한다’에서저자는질투하는대상들을통해오늘날자신이추구해야할욕망과가치가무엇인지에대해이야기하고이를실천했다.가령독지가김장하선생의베풂의태도를질투한글「어른은생색내지않는다」에서저자는선생같은위인이될수없다면우선은사정이어려운남을위해선뜻밥값을내는일부터시작해보는것도좋겠다고말한다.위인을따라잡을수없다며마냥부러워만하는대신,어릴적어머니가일러준밥값계산법을자신의삶에적용한것이다.

반면‘질투하지않는다’에선저자의사적인경험을바탕으로더이상질투하지않는것들에대한고백이자선언이전개된다.‘질투하지않는다’의한꼭지「깔롱실격」에서는한때추앙했던화려한패션과고가품을더이상아름답다고느끼지않는다며,값나가는브랜드의복과액세서리,향수들을하나하나정리하기시작한다.이처럼무엇은내삶에남겨실천으로옮기고무엇은놓아버릴지매순간골라내는감각,그것이이책이말하는분별력있는질투다.

그밖에도저자는「잘알지도못하면서」에서는모든걸안다고자만하는사람들을,「나아이없음에감사하오」에서는아이를갖는일을,「그유토피아에제자리도있나요?」에서는노동계급을소외시킬유토피아를,질투하지않는다고선언한다.질투하는것들과질투하지않는것들,독자는이두목록을순차적으로읽으며,자신의삶에서도무엇을계속욕망하고무엇을이제놓아줄것인지자문하게될것이다.책장을덮은뒤자신만의질투목록을써내려가는것도책을즐기는한방법일테다.

질투의기준을자기안에서성립하고싶은독자,질투를부끄러움이아니라방향을가진힘으로다시쓰고싶은독자에게『질투수련』을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