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경계선 위에 서 있다

우리는 모두 경계선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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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대우

저자:이대우
지난40여년간경찰로재직하면서3천명에가까운범인을검거한강력계형사의전설이다.2004년강력팀장으로처음발령받은서대문경찰서에서7년동안형사로서의전성기를보내면서특유의열정과근성과추진력으로자신의팀을‘서대문레전드’로만들었고이후전국경찰서의형사과,수사과사이버범죄팀,수사과지능범죄팀,경제팀등을두루거쳤고,지난2025년3월다시서대문경찰서로돌아온후2026년6월30일자로정년퇴직했다.그동안‘탱크’,‘범죄사냥꾼’으로불리면서무려3,000여명의범죄자를체포했다.2005년강도베스트수사팀,2008년조직폭력베스트수사팀,2016년사이버분야우수수사팀,2017년사이버분야최우수수사팀등을이끌었으며그공적으로2010년에는근정포장을받았다.

경찰에대한부정적오해와편견을깨트리려는노력의일환으로방송『경찰청사람들』,『시티헌터』,『사냥꾼이대우』,『도시경찰』,『히든아이』등에출연해범죄와의싸움으로고군분투하는형사의진정성을알렸다.2020년에자신의첫번째책인『다시태어나도경찰』을출간했다.퇴직이후에도늘시민들과함께하기위한다양한활동을할예정이며,특히시민의입장에서시민과경찰의가교역할을할계획이다.또한범죄피해자들의고통을위로하고지원하는‘사단법인범죄사냥꾼’을추진중에있다.

목차

프롤로그
‘형사이대우’가걸어온지난40년,‘시민이대우’가걸어갈앞으로의나날들

PART1‘서대문레전드’의팀장이다시서대문경찰서로돌아온이유
1나는그가마음편하게살아가도록놔둘수없다
2지옥으로향하는불타는수레에서의고통
31%의가능성을100%로키워내는마음의태도
4뜨거운아이스아메리카노처럼,‘재미있는사명감’을가져보자
5‘오늘만사는대책없는인간’이만드는희망찬내일

PART2위태로운경계선에서무너지지않기위한내면의장치
1선의에의한욕망도때로는경계선에서게한다
2고립에서벗어나야치우침에서도벗어날수있다
3무엇이우리를좀더현명하게만들어주는가?
4‘쉽고빠르게’라는현대사회의어두운이면
5진짜법없이도살아가는사람이된다는것
6예뻐보이는돌다리도두드려봐야상태를알수있다

PART3삶이라는‘365일라이브방송’을아름답게찍는법
1겸손과의심이나를지키는무기다
2.신뢰가붕괴되면그관계는폐허가된다
3.주변사람을목격자로만들면,리더십은저절로생겨난다
4.지루함을견디고현상을넘어설때만나는창의성
5.언제나소프트웨어가보다탁월한능력을발휘한다
6.러닝머신위에서는멈추지않아야한다

PART4우리는모두더나은사회를위해싸울수있다
1오늘의선택이내일하게될선택의기본값이된다
2.범죄가가까이있다면,행복도가까이있을것이다
3.혼자만잘살수있는사회는결코존재할수없다
4.형사가보는한국치안이좋은진짜이유
5.경찰시스템을더좋게만들수있는시민의힘

에필로그
경험은퇴직하지않는다.단지새로운임무를맡을뿐이다

부록
·앞으로도함께할풍순이에대한한가지걱정
·아내를생각하며

출판사 서평

우리는모두,어느날그선앞에선다

퇴직을40일앞둔형사가휴무일아침에전화를받는다.관할에서살인사건이났다는소식이다.반려견과나가기로한산책도,아내와먹기로한저녁메뉴도그대로접어둔채그는현장으로향한다.『우리는모두경계선위에서있다』는그렇게시작한다.
저자이대우는40년을경찰로,그중대부분을강력계형사로살았다.‘범죄사냥꾼’이라는별명,2,086명이라는검거숫자,팀원일곱명전원특진이라는기록이따라다니는사람이다.그런데정작이책에서오래남는건화려한무용담이아니다.끝내잡지못한두건의미제사건,그리고그앞에서물러서지않는한사람의뒷모습이다.

그는명예퇴직도공로연수도마다했다.26년전홍은동분식집여주인살해사건과보험금을노린존속살해사건,그둘을다시들여다보겠다며마지막근무지로옛부임지를자원했다.퇴직13일을남기고떠난마지막출장에서그는오래된용의자를마주앉히고이렇게말한다.“나는아직도당신이범인이라고생각해요.”성과는없었다.다만누군가는여전히지켜보고있다는사실을,그는끝까지남겨두고싶었다.

책의중심에는‘경계선’이라는단어가놓여있다.평생남에게폐한번끼치지않던사람이한순간의감정을못이겨선을넘고,오래믿었던친구사이에서사기가벌어지고,어제까지멀쩡하던통장이하루만에비워진다.저자는그선이남의일이아니라고말한다.그자신도범인을검거하다전과가생긴적이있다고담담히적어둔다.

읽다보면사건이야기의결이조금씩달라진다.장모의금붙이를노려복면을쓴사위가실패한뒤다시그집에찾아와장모의어깨를토닥이고있던장면,개인회생신청소식에무너져내린채무자와채권자의관계,조수석에아내를태우고경찰서로들어온남편.저자는여기서처벌의언어대신질문을꺼낸다.사람은언제,어떤상황에서나빠지는가.그리고그답으로겸손과의심,신뢰,자기만족같은오래된단어들을꺼내놓는다.형사의입에서나오니뜻밖에새롭게들린다.

문장은어렵지않다.뜨거운아이스아메리카노같은‘재미있는사명감’,‘오늘만사는대책없는인간’,두드려봐야아는예쁜돌다리처럼손에잡히는비유가이어진다.현충일인줄도모르고출근했다가혼자웃은이야기,아침마다손목을물어자신을‘체포’하는반려견풍순이이야기에서는슬며시웃게된다.

후반부에서그는시선을시민쪽으로돌린다.단골손님얼굴의멍자국을그냥넘기지않은편의점점주,집안분위기가이상하다며신고한가스검침원.사건을막은건결국옆자리에있던평범한사람들이었다는이야기가담담하게이어진다.

경찰청장에게장문의메시지를보내마지막두달의자리를지켜낸대목은이책의성격을압축해보여준다.남은60일을건성으로보낼수없었던이유를그는이렇게적는다.유가족은30년,40년을고통속에산다고.그앞에서자신의두달은결코남는시간이아니라고.

퇴직한형사가쓴책이지만마무리는회고가아니라다음이야기다.사법권은없어도무음모드없는휴대폰은여전하다고,인세는범죄피해자를위한단체의초석으로쓰겠다고그는적었다.잡는사람에서붙잡아주는사람으로자리를옮기겠다는선언이다.
우리모두가어느날그선앞에서게된다면,이책은넘어가지않도록손을내밀어주는쪽에가깝다.마지막수사보고서라는부제가조금도과하게느껴지지않는다.


책속으로

나는강력팀형사들과함께구미음식점여주인과용의자를만나러지방으로향했다.형사로서떠나는나의마지막출장이었다.구미의한허름한상가2층에있는음식점을찾아갔으나이미폐업한상태였다.여주인의행방을수소문한결과,공교롭게도그녀역시지병으로1년전에세상을떠난뒤였다.이제는용의자를직접만나는수밖에없었다.한카페에서직접대면을하니,26년전그를처음으로취조하던날이떠올랐고,나의손바닥은그의쿵쾅거리던심장을기억하는듯했다.그도오랜세월로인해60대후반의얼굴이되어있었다.나는에둘러말하지않고그냥직접적으로말했다.
“나는아직도당신이그분식집여주인을죽였다고생각해요.왜죽였어요?”
---p.25

가끔나를오해하시는분들도있는데,그이유는내별명이‘범죄사냥꾼’이라는점때문이다.‘사냥’이라는말이들어가기때문에마치멧돼지사냥을하듯,내가범죄자를때려잡기만하는사람이고,그것이전부라고생각할수도있다.하지만나의최종목표는범죄자를잡는것그자체가아니다.그것으로인해서피해자가최소한의치유를느끼고,국가가범죄자를처벌했다는일말의안도감을느끼는것이나에게는가장중요한일이며또한재미를느끼는부분이다.만약나와내가족에게피해를입힌범죄자가잡히지않았다면시간이흐를수록그상처는더욱커질것이고,아무도나를지켜주지않는다는소외감은더욱심해질수밖에없다.그러니이런피해자들을돌봐주는일은바로나자신을전진시키는큰원동력이된다고볼수있다.
---p.52

나역시마찬가지였다.범인이잡히지않아서혼자서애태우며스트레스를받을때“대우야,너무애태우지마.잡힐놈은반드시잡혀!”라는선배님의한마디에마음의짐을내려놓은적도있다.또수사를하면서너무힘들때“선배님,이제까지잘해오셨잖아.이번사건도반드시해결하실거예요!”라는후배의말에다시용기백배했던적도있다.
우리는언제라도범죄에노출될수있다.전혀예상치못한상태에서보이스피싱의전화를받을수있고,온라인그루밍의타깃이될수도있다.그러한시도가나에게로향하는것자체를막기는힘들다.하지만그럴때에도우리가고립의상태가아니라면,누군가에게도움을청할사회적관계가있다면범죄에의한피해를막을가능성은훨씬높아진다.
---p.86

내가강남경찰서에서근무할때한사기사건피해자남매를만난적이있었다.오빠와동생사이였는데,그들은모두서울대를졸업했고남들이부러워할만한직업을가지고있었다.특히동생의직업은의사였다.그런데그들은자신들에게접근한사기꾼을만나큰피해를입었다.그들은살면서단한번도사기를당할것이라고생각해보지않았다고했다.거기다가매우안정적인직업을가지고있었고,사람들을보는자신들의안목에도자신이있었기때문에설사자신이사기의피해자가될것이라여기지도않았다.결국사람은자신에게위험이없을것이라고생각할때,그리고자신의생활반경이안전하다고느낄때역설적으로큰위험에빠질수있다.
---p.113

AI가이렇게빠르게우리생활을바꾸어놓고있음에도주변을둘러보면변화를대하는사람들의속도는다르게느껴진다.누군가는아직도AI를자신과는상관없는것으로생각하며낯설어한다.사용법도잘모르고또AI로뭘해야할지도모른다.AI에관심을가진사람들중에서도막상일상적인대화상대로만이용하는데그치는사람들도있고,몇번사용해보다가별활용성을찾지못하고사용을멈춘사람들도있다.
반면AI가대중화되기도전에관심을갖고적극적으로활용한사람들도분명있다.스스로AI를어떻게활용할수있을지고민하고직접실행해보고창의적으로활용하는사람들이다.AI를받아들일때만그런것은아니다.새로운변화가나타날때마다비슷한일이반복된다.
현장에서수십년을뛰어다니며깨달은명확한사실하나는,세상은단한순간도멈춰있지않다는사실이다.사건도,범인도진화한다.지금사회를뒤흔드는보이스피싱범죄나로맨스스캠,딥페이크범죄등은기술의발달로나타난범죄유형이다.사회발전속도에따라범죄형태도빠르게변화하고범죄자들도마찬가지다.당연히수사방식도진화해야한다.범죄를저지르기위해범죄자들도머리를굴리는데,그들을잡아야하는형사들이공부를해야하는건당연하다.
---pp.162-163

경찰이치안유지나범인검거에많은노력을기울인다고하지만,결국‘사람이죽은뒤에야약처방을쓴다’는의미의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에불과하다.실제로사람이목숨을잃은다음에범인을검거한다고하더라도,죽은사람이살아돌아올수는없는노릇이다.나역시수많은범인을검거했지만,그럴때마다‘아예이런범죄가일어나지않았다면더좋았을텐데…’라는생각을많이했다.피해는피해대로남고,또범죄를저지른사람은처벌로고통을받기때문이다.그런데이러한문제를최소화할수있는최고의방법이하나있다.바로시민들이선제적으로개입하고,경찰과합동으로문제에대응하는방법이다.경찰은늘시민들곁에있기때문에신고후평균5분안에현장에도착할수있다.하지만물리적으로이토록가까운거리에있더라도,처음부터현장의모든것을감시할수는없다.따라서일상생활을하는시민들이바로이러한역할을대신해주어야만한다.작고사소한범죄의징후를넘기지않는다면우리공동체는더욱건강해질수있다.
---p.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