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데뷔의끝에서대기업커리어를만들기까지
스펙보다오래남은‘버틴사람’의이야기
그래미시상식에서한국가수가공연을하고,전세계음악시장에서한국아이돌그룹의이름이자연스럽게오르내리는시대.바야흐로K-팝의시대다.누군가는스타디움을채우고,누군가는데뷔와동시에수백만팔로워를얻는다.인기와명성,부와사랑을거머쥔수많은스타들의시작은단출했으리라.2005년,그런세계를동경하며매주오디션장을전전하던한소년이있었다.유명기획사의오디션공고를스크랩하고학원대신연습실을찾아다니며주말마다노래와춤을준비하던소년.“한번더불러볼래요?”라는심사자의말에종일가슴이뛰던,평범한외모에가진건열정뿐인중학생소년이가진단하나의다짐,바로아이돌이되는것이었다.
“첫번째오디션은결과보다희망이라는조각만남기고끝”났지만,포기하지않았다.“첫술에배부를수없다”는생각으로스스로를다독이고주말마다오디션장으로향하는마음을우리는열정이라부를지도모른다.시간이지나고등학교를졸업하고입시의시기가와도그는포기하지않았다.중학교전교왕따,고등학교때도내신5등급이었지만부모님과의약속을위해대학진학에도전한다.지옥같은시간을거쳐스스로의삶을개척하는습관은이때부터시작되었는지도모른다.각고의노력끝에교내학생회장이된경험을토대로수시에합격,상향지원한학교에입학하기까지,“기적같지만끝까지버틴시간과,멈추지않는도전”을반복한그의삶에는이미성실이라는이름의스포트라이트가준비되어있었다.
생각해보면오디션을정말많이도보러다녔다.아마200번도넘었을것이다.어떤날은대기줄이너무길어서,지하주차장부터로비,건물밖인도까지줄을섰던날도있었다.4시간을기다려30초정도노래부른뒤‘다음분이요’로끝났던그순간들.(41쪽)
대학생이된뒤에도저자의도전은멈추지않는다.“겉은대학생,속은매일오디션장을전전하는연습생”이되었지만상황은좀처럼달라지지않는다.‘명분과현실’사이를넘나드는이중생활을반복하며오디션을찾아다니는저자의모습은간절히꿈을좇는이시대의청춘들을떠올리게한다.꿈을포기하지않는마음이야말로삶에대한재능일것이다.인고의시간이지나마침내데뷔의기회가찾아온다.군대에서도기회를노리던저자에게한기획사로부터답변을받고,전역과동시에연습생신분으로데뷔를준비하게된것이다.아이돌데뷔조가되어연습에몰입하고,마침내첫방송의시간이다가온다.오디션을반복하며8년가까운연습생생활끝에어렵게얻어낸무대였다.2014년,BeyondtheLimit의멤버가되어카메라앞에선저자는드디어꿈을이룬사람의경지에다다르게된다.“그저,있는힘껏노래하고,온몸으로춤”추며마침내아이돌이라는필생의업적을달성한기쁨도잠시,꿈만같던나날은너무짧게종료된다.회사내부사정으로활동이중단된뒤,급작스러운해외활동과무기한연습으로다시전과같은일상으로돌아가게된것이다.어쩌면이전보다더큰박탈감의시간,그리고전속계약이라는굴레.이모든고난속에서그는계속아이돌의삶을지속할수있을까?
무대는짧고인생은길다
모든것이끝난뒤에찾아낸인생2막의이야기
그동안겪었던수많은시련들과비슷한흐름이었다.하지만이번엔무언가더깊게가라앉는느낌이었다.이걸또버틴다고해서컴백이보장되는것도아니었다.애초에이모든일이계약해지를못했기때문에감내해야했던일이었다.그때,이제는더이상내인생을이곳에내어줄수없다는확신이들었다.(161쪽)
세상에쉬운일은없다지만그의고초를따라가다보면이토록가혹한현실이안타깝기만하다.가까스로소속사를나와마지막오디션을본뒤,저자는마음을다잡는다.자신이잃은것과얻은것을따지지못할만큼커다란상처와후회가찾아온다.그가얻은단하나의빛은찬란한만큼너무빨리사라졌으므로.학교복귀와학업,취업과면접등제2의삶을위해분투하는저자의삶을따라가다보면어째선지응원이라는두글자가눈앞에선연해진다.“알고보니내가붙잡은건기적이아니라어둠으로이어지는터널의입구”라는것을깨달은사람은이전으로는돌아갈수없다.삶이라는터널끝에다다른사람만이말할수있는생의진실이그의목소리에묻어난다.“불빛은보이지않았지만,보이지않는희망을끝내붙잡고싶었”던저자의이야기가다시새롭게시작되는것이다.
누군가는이책을읽으며‘평범한망돌의수난기’라고할지도모른다.하루에도수백곡이등장했다사라지는시대에,실패한아이돌의이야기가특별하게느껴지지않을수도있다.실제로우리는너무많은데뷔와너무많은실패를본다.뉴스한줄남기지못한그룹도있고,팬덤조차제대로형성되지못한채사라진이름들도있다.세상에널린수많은실패담중하나로보일수도있다.하지만이책이유독오래마음에남는이유는그가단지실패를이야기하는사람이아니기때문이다.무너진뒤에도다시움직인사람,꿈을향해성실히노력했고,마침내움켜쥐었지만재가되고만꿈을허망하게바라본사람이기때문이다.대부분의사람이라면거기서끝났을이야기에서저자는삶이라는회로를다시가동한다.아이돌이라는이름은사라졌지만아직남은게더욱많다는것을,삶이라는무대에다시올라야한다는것을잘알기때문이다.
아이돌출신이라는사실그자체보다,그속에서쌓아온역량에집중되도록연결해야했다.아무리화려한경험이라도맥락없이노출하면자산이아니라약점이된다는걸승무원면접때배웠다.…‘이경험이기업에이런기여로이어질수있다’는구조로바꾸고,기업이필요로하는언어로번역해야했다.이게바로내가찾아낸‘기초다지기’였다.(233쪽)
저자의이야기는단순한연예계비하인드나실패담을전시하는회고록이아니다.다만한사람이어떻게좌절이후의삶을다시일으키는지에대한‘꿈의기록’이다.수천명의관객앞에서꿈을펼쳤고,노래와춤을선보였으며,그꿈이좌절되었다가다시일어섰다.전과같은화려함은없지만안정적이고주변을보듬을수있는사회인으로거듭났다.꿈이산산조각난자리에서도사람은살아갈수있고목표와꿈을찾을수도있다.그생생한실패와재건의역사를읽어보자.‘실패는성공의어머니’라지만정작실패를감당하기가얼마나어려운지,눈앞이깜깜해지는경험을해본적이있다면저자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게될것이다.무언가간절하게쟁취해본사람만이그것을놓아줄수있고,그러므로다시손에잡을수도있다.무대를향해꿈을좇았고,이루었다가실패했고,비로소무대밖세상에서살아남는법을배운저자의이야기는이제당신에게가닿아새로운성공의역사를만들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