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귤 한 알 (양장본 Hardcover)

한여름의 귤 한 알 (양장본 Hardcover)

$14.50
Description
“친구가 되려면 좋아하는 걸 주는 게 아니야.
마음을 잘 들어 줘야 해.”

단 한마디의 말이 존재를 바꿀 수 있을까
한여름의 모험으로 마법처럼 익어 가는 성장과 우정의 이야기
저자

이현정

책으로둘러싸인방에서하루종일빵을먹으며책을읽는것이어릴적꿈이었습니다.밥을먹으면서는책을읽기힘들지만빵을먹을땐한손에책을들고읽을수있었기때문이죠.그렇게책을좋아하던시절을지나동화작가가되었습니다.아이들의마음을동그랗게안아주는이야기를써나가고싶습니다.한국안데르센상우수상을수상하였고『차륵차륵구슬치기』를썼습니다.

출판사 서평

'귀엽다'는말한마디로
한존재의세계가바뀌는순간

두꺼비는늘풍경의바깥에있던존재였습니다.사람들은눈길을주기보다는피했고가까이다가오기보다는밀어냈습니다.하지만어느날한아이가건넨'귀엽다'는단한마디는단순한칭찬이아니라존재를다시정의하는사건이됩니다.태어나처음으로자신을향해열린시선을마주한순간,두꺼비의세계는방향을바꿉니다.숨는쪽이아니라다가가는쪽으로,피하는쪽이아니라선택하는쪽으로말입니다.이변화는거창하지않지만분명합니다.두꺼비는더이상'보이지않으려는존재'가아니라'보이고싶은존재'가됩니다.그리고생애첫친구를얻기위해세상밖으로발을내딛습니다.울퉁불퉁한외모속에감춰져있던반짝이는용기가꿈틀대기시작한것입니다.처음경험하는낯선길위에서두꺼비는계속해서선택합니다.물러날지,한걸음더나아갈지.그리고매번아주조금씩앞으로나아갑니다.

태어나서처음으로들은‘귀엽다’는말이머릿속에서내내사라지지않았어요.두꺼비는자꾸만자꾸만행복해졌어요._본문11쪽

누군가의마음을얻으려면
무엇을주어야할까?

두꺼비는처음에아이에게'무엇을줄것인가'를고민합니다.상대가좋아할만한것을찾아헤매고더반짝이고더특별한것을고르려애씁니다.마음을전하는방식으로'선물'을떠올린것은자연스럽지만그방향은어딘가어긋나있습니다.이야기는그어긋남을천천히드러냅니다.상대의마음을모른채건네는호의는때로는원하는곳에닿지않고,때로는빗나갑니다.그제야두꺼비는멈춰서게됩니다.그리고처음으로'내가해주고싶은것'이아니라'상대가원하는것'을생각하기시작합니다.그전환은조용하지만결정적입니다.듣는일은말하는일보다어렵고,기다리는일은움직이는일보다더많은용기가필요합니다.상대의마음을상상하고그마음의속도를따라가려는시도속에서관계는비로소모양을갖춥니다.이작품은관계를기술이아니라태도의문제로다룹니다.무엇을주었는가가아니라얼마나들었는가,그단순한질문이이야기를끝까지끌고갑니다.

"친구가되려면좋아하는걸주는게아니야.마음을잘들어줘야해."_본문60쪽

초록에서주황으로,
성장이라는시간의맛

이이야기속에서'귤'은단순한소재가아니라시간을비유합니다.시고떫은초록의상태에서향긋하고달큼한한알로바뀌기까지,귤은뜨거운햇살과길고더운계절을통과해야합니다.빠르게건너뛸수없는시간,지루하고끈적한공기,쉽게달아나지않는열기를고스란히경험해야하죠.두꺼비도그시간을그대로겪습니다.송이의마음을알아내기까지의지루한기다림,지렁이섬으로떠나는위험천만한모험,거대지렁이와의숨막히는수수께끼대결등뜨거운시련을통과합니다.처음의설렘은금세불안으로바뀌고,기대는자주어긋나며,선택은번번이망설임을동반합니다.그렇다고해서그과정을건너뛸수는없습니다.오히려두꺼비는길고느린시간을정직하게따라갑니다.땀이삐질삐질나고한숨이절로나오는고된시간을온몸으로통과한뒤에얻어낸귤한알은,단순히계절을앞서얻은과일이아니라여름을견뎌낸존재가받는달콤한훈장과도같습니다.두꺼비의마음도귤이익는것처럼바깥에서는잘보이지않지만,안에서는꾸준히변하고있었습니다.

"태양은귤뿐아니라모든생명을키우고익혀주지.아직귤이나오려면멀었는데어쩌누?"_본문21쪽

마법은어디에서오는가

지렁이가건넨마법의귤은판타지의형식을빌리고있지만,외부에서주어지는환상속의도구라기보다현실속에서축적한노력의결과에가깝습니다.동물치료사가되어동물의마음을알고싶어했던송이의오랜열망과친구가되고싶어목숨을걸고호수를건넌두꺼비의간절함이맞닿아'공감의통로'를빚어낸것이죠.달이뜨면사라질한시적인마법일지라도,서로의진심을알아챈두존재에게그순간은영원보다깊은흔적을남깁니다.어쩌면마법은하늘에서떨어지는요행이아니라절박함이충분히쌓였을때,여러마음이같은방향을바라볼때,진심을다해손내미는이들이만났을때일어나는지극히현실적이고도놀라운기적일지모릅니다.두꺼비의여정역시그렇습니다.누군가의말한마디,스스로의선택,타인의도움,그리고포기하지않는마음이겹쳐지며예상하지못한순간을만들어냅니다.간절함이없으면작동하지않고,타인의마음과만나지않으면완성되지않습니다.그래서이이야기는결국환상이아니라경험의순간들로남습니다.

"그귤은보통귤이아니야.마법의귤이야.먹으면마법을부린다는걸알아둬.먹으면간절하게바라던소원이이루어져."_본문37쪽

말의결을살리고감정의속도를늦추는문장
장면사이를숨쉬게하는그림

이현정작가의글은과장된설명이나감정의직접적인명명을피하고장면과선택의흐름속에서의미가스며나오게합니다.느슨하게이어지는문장들은인물의마음이단번에규정되지않도록여지를남깁니다.그덕분에독자는이야기의결론을급하게전달받기보다스스로따라가며천천히이해하게됩니다.특히두꺼비의변화는선언적으로드러나지않고사소한행동의누적을통해서서히감지됩니다.
김혜원작가의그림역시이호흡을이어받습니다.형태를과장하거나단순화하기보다미묘한표정변화와거리감,시선의방향으로관계의온도를드러냅니다.화면은여백을충분히남겨두어장면과장면사이에머무를시간을허락합니다.한여름의공기처럼눅진하게깔리다가도특정순간에선명하게올라와감정의전환을짚어내는색감도눈길을끕니다.텍스트와그림,현실과상상이자연스럽게맞물리는구성은두꺼비의내면과외부세계가분리되지않고함께움직인다는인상을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