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편견: 서로 다른 세계에서 다양성과 공존의 태도를 배우는 법

오만한 편견: 서로 다른 세계에서 다양성과 공존의 태도를 배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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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민

저자:한민
고려대학교심리학과에서문화및사회심리학으로박사학위를받고,고려대학교행동과학연구소연구교수,미국클라크(대학교에서박사후연구원,서울대학교행복연구센터선임연구원등을역임했다.역사,철학,인류학,사회학,뇌과학을넘나드는이론으로우리가사는세상을흥미롭게분석하고재치있는입…담으로강의하는것으로유명…하다.
K〈이슈픽쌤과함께〉,〈어쩌다어른〉,〈세상을바꾸는시간분〉,유튜브채널〈삼프로T〉〈매불쇼〉〈이게웬날리지〉〈놀면서배우는심리학〉등수많은방송에출연하고있고,기업및각종…기관에서도활발히강연활동을하고있다.고려대학교,아주대학교,숙명…여자대학교,우송대학교등에서심리학과문화심리학을강의하고있다.
저서로는『숭배하는자들,호모피델리스』『왕의심리학』『도대체한국인은왜그럴까』『한국인의부자유전자』『문제적캐릭터심리사전』『선을넘는한국인선을긋는일본인』『우리가지금휘게를몰라서불행한가』등이있으며,유튜브채널〈5분심리학〉도운영하고있다.

목차

서문-누가미개하고누가선진적인가4

서장문화는줄세울수없다
문화상대주의의딜레마·21/문화란익숙한것,그렇기에당연한것·25/
문화의범위와속성·29/문화마다다른심리·34/무지개는몇가지색일까·39

1장
선을넘는편견
다름을오해할때발생하는충돌
옛날사람들은모두불행했을까-오늘의기준으로과거를재단할수없는이유·46
문화는빼앗아갈수없다-문화의원조를둘러싼이상한싸움·54
코란은악의경전인가-이슬람교에관한오해·63
제2차세계대전추축국의공통점-자국의우월성을믿는순간·70
이탈리아에는왜조각미남이많을까-미의기준이만들어지는과정·76
북유럽사람들은모두행복할까-행복강국의조건·82
기근,애도그리고권력이만든금기-식인풍습과인신공양의심리·88
혼란의시대,집단히스테리의탄생-불안이낳은집단적착란·95
아프리카는원래가난했을까-황금과무역을지배했던아프리카대제국들·101
문화는성격을결정하지않는다-집단정체성뒤에숨은개인의차이·106
개인주의대집단주의-이분법의함정·111

2장
이야기속오래된오해:
신화,드라마,영화그리고역사에숨은문화적맥락
나라마다다른변신의모습-변신설화에숨겨진욕망·120
한국설화속변신-변신에담긴한국인의심리·129
슈퍼히어로는왜미국에서탄생했나-초능력영웅과대공황의그림자·135
삼국지와중국의자존심-영웅서사가시대의상처를봉합하는방식·143
무협지로읽는중국인의욕망-무공으로되갚은역사의치욕·151
좀비가무서운진짜이유-죽은자의세계에비친산자의불안·157
괴물영화로읽는미국과일본-괴물은시대의공포를먹고자란다·165
〈터미네이터〉속문화적상징-세상을구하는자·172
〈아바타〉는미국의속죄일까-판도라에투사된식민주의의기억·179
사라지지않은오리엔탈리즘-국가위상이올라도시선은여전하다·186
도깨비는왜고블린이아닐까-번역을할때잃어버리는것들·194
도깨비는과연무엇이었을까-낯선이웃에대한기억·201
서양귀신과한국귀신의차이-초자연적존재와공포·209
동양의용,서양의드래곤-상상의동물로본동서양의문화·216
한·중·일유행어변천사-헬조선에서원영적사고그리고그이후·223

3장
성,젠더,결혼,가족:
이상했지만당연했던관계의규칙
북유럽은왜여성인권이높을까-약탈경제와성평등지수의관계·232
문화상대주의로본결혼제도-일부일처제는가장진화한제도일까·239
결혼없이도가족이되는사람들-지구상마지막모계사회·246
옛이야기를보는시대의시선-나무꾼은성범죄자였나·251
근친상간금기의수수께끼-여자는왜선물이되었나·259
일본은왜오카마가많을까-젠더규범과문화적압력의관계·266
알라카추와신부납치의문화사-유목민족은왜납치혼을했나·272
성씨가같아야가족일까-성씨관습으로본결혼문화의역사·278
‘이모’에담긴한국의가족사-고모보다이모가편한이유·285
비혼과저출산의이유-선택의자유와개인주의·291
결혼하지않는사람들-대물림된가족의상처·297

4장
한국인의감정사용법:
한많고정많고신명난사람들
한이란무엇인가-슬픈역사가전부는아니다·308
한은어떻게신명…이되는가-회복탄력성그리고예술로의승화·314
정이란무엇인가-주관성이만드는한국적연대·320
한국인은감정인식에취약한가-감정표현과눈치·326
한,흥,신명…그리고멋-자기가치회복의여정·331
‘찢었다’는말의유래-신명…의조건,파격과공감·338
한국인은왜공정에민감한가-선택적공정의함정·344
냄비근성인가,응집력인가-쏠림문화의역사성과양면성·350
자기소개가어려운한국인-self와자기와자신·357
맹모삼천지교가잘못된이유-한국부모의자식사랑과그이면·364
한류의기원-표현의욕구가만든문화·370

출판사 서평

알고리즘이보여주는세계,그바깥은어떻게이해할것인가

요즘우리는그어느때보다많은세계를눈앞에서본다.스트리밍서비스는지구반대편의영화를,번역자막은낯선나라의뉴스를,SNS는실시간으로타인의일상을실어나른다.그런데아이러니하게도우리는그어느때보다좁은세계에갇혀있기도하다.알고리즘은내가이미동의하는의견,내가이미좋아하는화면만골라보여주고,그렇게편식된정보는확신으로굳어진다.더많이볼수록더잘안다고착각하지만,실은같은시야를반복해서확인할뿐인경우가많다.신간『오만한편견』은바로이착각,'많이보고이미익숙하니잘안다'는착각의구조를정조준한다.

저자는문화심리학자이면서,동시에각종방송과유튜브를넘나들며대중과호흡해온이야기꾼이다.그이력이책전반에고스란히묻어난다.저자는흔히편견이무지에서온다고여겨지는통념부터뒤집는다.문제는모른다는사실이아니라,어설프게아는상태에서더알려하지않는태도라는것이다.조금안다는사실이주는안도감은이내‘내가옳다’는확신으로,그확신은다시‘우리가더낫다’는우월감으로이어진다.책은서장에서부터이지점을짚는다.문화란애초에줄을세울수없는것인데도,우리는은연중에어느문화는더앞서있고어느문화는뒤처져있다는식의위계를그려왔다는것이다.

낯선것에'미개함'이라는딱지를붙여온역사

이어1장에서는이위계짓기가낳은충돌의현장들을펼쳐보여준다.특정문화권의경전을오독해위험한것으로낙인찍어온관행이있는가하면,제2차세계대전당시추축국들이공유했던‘자국이가장우월하다’는믿음도있다.식인풍습이나인신공양처럼낯설게만보이는관습뒤에도기근과애도와권력의논리가숨어있었음을,저자는하나하나살펴본다.우리가미개하다고손가락질해온관습들대부분이실은저마다의합리적맥락속에서태어났다는것이다.이논의는과거의이야기로만머물지않는다.오늘날에도벌어지는문화원조논쟁,즉어느나라의것이원래누구의것이었는가를둘러싼다툼까지같은틀로짚어내면서,저자는오만함이결코과거의유물이아니라여전히현재진행형이라는사실을일깨운다.1장이말하고자하는바는이것이다.낯선관습을미개함의증거로읽어온우리의습관이야말로,정작가장오래되고완고한편견이었다는것이다.

콘텐츠속에숨은편견의지도

2장에서저자의시선은신화나영화등콘텐츠로옮겨간다.삼국지와무협지는어떻게중국인들의역사적열등감을상상속에서되갚는서사로기능해왔을까?〈터미네이터〉와〈아바타〉같은할리우드영화곳곳에는또어떤문화적상징과죄의식이스며있을까?국가의위상이아무리높아져도쉽게사라지지않는시선의습관까지,저자는이야기속세계를경유해우리가미처의식하지못한편견의지도를그려보인다.‘도깨비’가해외에서‘고블린’으로번역되는등사소한언어의오류에서도문화적오해가손쉽게발생한다.동양의용과서양의드래곤이전혀다른존재로상상되어온이유,최근유행어들이시대의정서를어떻게반영해왔는지에대한분석도흥미롭다.콘텐츠가그저오락거리가아니라한사회가자신과타자를상상하는방식이고스란히새겨지는텍스트다.지금우리가무심코즐겨온이야기들속에도편견은이미촘촘히스며있다.

이상하고당연한관계의역사

결혼과가족,젠더에관해서는더욱예리한저자의태도를만날수있다.일부일처제가과연가장진화한결혼형태인가하는질문을던지는가하면,지구상에여전히남아있는모계사회가가족을구성하는방식도함께소개한다.근친상간금기와신부납치처럼낯선관습의이면에어떤사회적필요가있었는지도차분히되짚는다.옛이야기속인물을오늘의잣대로다시읽어내는대목,‘이모’라는호칭하나에담긴한국특유의가족감각을풀어내는대목도눈에띈다.어떤관습을이상하다고느끼는감각자체가실은시대와문화가새겨놓은결과물이었다고전한다.가장사적이고자연스러워보이는결혼과가족의형태도,실은특정한시대와사회가빚어낸하나의선택지에지나지않는다.

한국인의정서가만들어진과정

시선의대상은이제우리자신,한국인이다.한(恨)과신명,정(情)과눈치같은한국인특유의정서어휘가문화심리학의언어로하나씩풀린다.한국인이유독공정에민감한이유는무엇일까,냄비근성이라불려온쏠림현상은정말부끄러워할일일까,자기소개를유독어려워하는심리와오래도록미덕으로칭송받아온자식교육열의이면에는무엇이있을까?저자는이모든물음에앞서와똑같은잣대를들이댄다.타인의문화를오해해온방식을앞선장들에서들여다봤듯,이번에는우리가스스로에대해가져온확신이도마위에오른다.우리는우리자신을얼마나정확히알고있는지묻는다.타인을향한편견을걷어내려는노력은,나자신을향한확신부터점검하는데서완성된다고말한다.

이해라는,거창하지않은해법

이책이유효한지점은,문제를이주민이나타국과의관계로만좁히지않는다는데있다.낯선종교와관습에대한오해에서부터,익숙한콘텐츠속에스며든편견,그리고우리자신의감정과관계문화를바라보는시선까지,저자가짚는‘이해빠진확신’의구조는대상이무엇이든반복해서나타난다.초문화시대를건너기위해저자가제안하는해법은거창하지않다.낯선것을만났을때판단을잠시미루고,그문화가어떤조건에서생겨났는지조금더알아보는수고를들이라는것.이단순한습관이쌓여만드는것이바로저자가말하는‘문화문해력’이며,이는초문화사회를살아가는시민의소양을넘어정보과잉시대를살아가는모두에게필요한독법이다.


책속으로

이밖에도내게는당연하지만다른사람에게는낯선일들이많습니다.그나라특유의음식냄새,자주쓰는색과무늬,집안에서신는신발,가족끼리연락하는빈도,손님을대접하는방식,출퇴근시간의대화예절까지모두그렇습니다.어떤집에서어떤옷을입고,무엇을먹고,어떻게일하며,어떤방식으로여가를보내는지는저마다의문화와생활조건속에서형성됩니다.그러므로내가당연하다고여긴다고해서다른사람도그렇게느끼리라는법은없습니다.반대로다른사람에게낯설다고해서내가하는일이이상하거나잘못된것도아닙니다.
중요한것은무엇이누군가에게익숙한지,그리고왜그것이당연하게느껴지는지를이해하려는태도입니다.내게낯선행동이라고해서곧바로틀렸다고판단하는일은위험합니다.이것이우리가문화심리학을공부해야하는이유입니다.
---pp.28-29

사람들은자신이속한문화에익숙하고,그것을당연한것으로여기며살아갑니다.그래서다른문화를만나면반사적으로‘이상하다’,‘틀렸다’고판단하기쉽습니다.하지만내문화의기준에서아무리낯설고어색해보여도,그것이잘못된문화라는뜻은아닙니다.먼저그문화가어떤조건에서생겨났고,어떤필요를충족하며유지되었는지살펴봐야합니다.문화이해의목적은결국다른문화와공존하는데있습니다.
---pp.46-47

그렇다면전족과코르셋,하이힐은모두남성중심사회에서만들어진여성의왜곡된욕망일까요?현대여성학과역사학은성별규범과권력관계가여성의몸,아름다움,욕망을구성해왔다는점을중요하게봅니다.이관점은매우필요합니다.과거여성들은남성의소유물이었고,오늘의여성은완전히자유로운선택자라고생각해서는안되겠죠.
과거의여성도제약속에서자기욕망과전략을가졌고,오늘의여성역시자유로운선택처럼보이는기준속에서압박을경험할수있습니다.전족을하지않았던과거중국의여성은자신이남성의억압을거부하고실존적삶을살고있다고생각했을까요?하층민의딸로태어나전족을하지못해상류층문화에들어가기어려웠던여성은자신의삶을해방된삶으로느꼈을까요?꼭그렇다고말하기어렵습니다.
문화는동시대사람들의욕망과판단기준을구성합니다.나의가치판단역시내가살아가는시대의문화가반영된결과일수있습니다.지금우리가당연하게여기는가치도미래의사람들눈에는매우낯설고이상하게보일지모릅니다.그럼에도현재의우리는자신이가장옳다고믿는가치에따라살아갑니다.
내가가장발달한시대에살고있고,따라서이전시대의사람들은나보다미개하고불쌍했을것이라는생각은어디에서왔을까요?다른이들의삶이잘못되었다고단정할수있는절대적기준이과연존재할까요?
---pp.52-53

결국문명의충돌을일으키는것은상대에대한무지,자기만옳다는확신,그리고그확신을권력과폭력으로밀어붙이는행동입니다.지금까지이어지는전쟁과파괴,살육과핍박도근본적으로는비슷한원인에서나옵니다.
---p.68

북유럽사람들이행복한또하나의이유는그들의마음습관입니다.범죄피해와주관적불안감에관한흥미로운조사결과를보면확실하게알수있습니다.핀란드인100명중범죄피해를경험했다는비율이26.72%에달했지만,불안하다는비율은6.77%로낮았습니다.반면한국인은실제범죄피해를경험한사람이1.49%에불과했지만,범죄를당할까봐불안하다는비율은22.07%로매우높았습니다.
저는북유럽과한국의행복차이를이보다더잘보여주는결과는없다고생각합니다.북유럽사람들은자신의객관적인현실보다자신의삶을훨씬‘긍정적으로’받아들이지만,한국인들은그반대입니다.다시말해,북유럽과한국의행복차이는마음의습관에서비롯된다는말입니다.
---p.86

사실변화한정체성과이전정체성사이의혼란은일본변신물의중요한주제중하나입니다.신지는자신이왜에반게리온의조종사가되어야하는지끝까지혼란스러워했고,〈진격의거인〉의에렌역시자신이왜거인이되어야하는지완전히이해하지못하지만,결국동료를위해서나누군가를지키기위해그정체성을받아들이게되는과정을보입니다.
최근작중에서는〈체인소맨〉의덴지도비슷한구조를보여줍니다.악마와계약해스스로악마와인간이뒤섞인존재가된덴지는,자신이무엇인지보다그힘으로누구를지키고어떤삶을살것인지를더중요하게여깁니다.
이는‘나’는다른이들과밀접한관계가있는존재라는인식과관련있습니다.독립적이고일관적인자기를유지해야하는개인주의문화와상황에따라다른역할수행을해야하는집단주의문화에서개인이느끼는불안과공포가‘변신’이라는상징적방식을통해표출되는것입니다.
---pp.126-127

내면의악이자신을침식할지모르는두려움을표현한서구개인주의문화권의변신과,현실의내가아닌더크고멋진내가되려는욕망의표출인일본의변신에비해,한국의변신은‘다른존재들도나처럼되고싶을거라는생각’에서비롯됩니다.
써놓고보니‘웬근자감인가’싶은데요.사실‘근자감’은한국인심리의중요한한축입니다.문화심리학에서한국인들은‘자기가치감’이높은이들로나타납니다.
정리하자면,서양의변신이자기의일관성을유지해야하는개인주의문화의압력에서비롯되었고,일본의변신이개인에게주어진사회적역할이외의선택지가매우적은일본문화적특성에서유래되었다면,한국의변신은왠지자신을대단한존재로바라보는한국인들의생각이반영되어있다고볼수있을것같습니다.
---pp.133-134

이지점에서짚어볼만한것이바로,‘문화는욕구충족의체계’라는관점입니다.문화는개인의‘성격’과닮아서문화가작동하는방식역시,개인심리의역동과비슷한양상을보입니다.가령,욕구가충족되지않거나충족될수없을때,사람은불안이라는감정을느낍니다.그리고그불안을견디기위해,무의식적으로여러방어기제를작동시킵니다.그중하나가바로‘투사’입니다.
---p.139

일본이패망하고중국에는공산주의정권이들어섰지만,서양과일본등에짓눌렸던중국의자존심은오랫동안회복되지못했습니다.중국이공산주의식계획경제를유지하는동안,한때속국쯤으로여겼던한국조차경제력에서중국을앞섰고,공산당의문화혁명으로찬란했던과거의문화는쓰레기통에처박혔습니다.
이런일들을목도하면서,김용은땅에떨어진중국인들의자존심을보았고,이를회복하기위한다양한정신적노력을기울였을겁니다.그러면서중국역사에서유사한시기를떠올렸고,한족의명예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