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방에 내가 없다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고 나를 찾고 싶은 우리들에게)

내 가방에 내가 없다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고 나를 찾고 싶은 우리들에게)

$18.00
Description
평범한 여덟 여성이 '가방'이라는 사물을 단서로 잃어버린 자신을 다시 찾아간 9개월의 기록이다. 산부인과 전문의, 13년 차 공무원, 13년을 일하고 퇴사한 워킹맘, 영어학원 원장이자 한자 글쓰기 작가, 원예 강사, 자폐 아이를 키우는 검진센터 직원, 디자이너 출신의 늦깎이 작가, 결혼 17년 차 워킹맘 2년 차. 직업도 사연도 사는 곳도 다른 여덟 사람은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 스토리'에서 만나 한 권의 책으로 묶이기까지 함께 읽고 함께 고치는 시간을 거쳤다.
가방 안에는 아이의 학원 교재와 간식, 가족의 약, 빛바랜 영수증과 구겨진 휴지만 빼곡했다. 정작 내 립스틱 한 자루, 거울 한 장, 눈물 닦을 마른 휴지 한 장이 사라진 줄도 몰랐다. 딸로, 아내로, 며느리로, 엄마로, 직장인으로 살아오는 동안 가방은 무엇으로 채워졌고 또 무엇을 잃었을까.

이 책은 그 빈자리를 정면으로 들여다본 사람들의 이야기다. 1부 〈열어 보다〉에서는 그동안 외면해 왔던 가방의 안쪽과 마주한다. 새벽마다 수건으로 프린터를 덮어 놓고 교구를 만들던 손, 십 년 넘게 같은 보라색 나일론 가방만 들고 다니던 친정엄마, 첫 월급으로 산 명품 가방의 거대한 포장, 산부인과 의사의 가방 속에서 끝내 발견되지 않던 거울 하나. 2부 〈다시 담다〉에서는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채워야 할지를 천천히 결정해 간다.

책은 가르치지 않는다. 다그치거나 위로하려 들지도 않는다. 그저 옆자리에 앉아 "나도 그랬어"라고 말을 건넬 뿐이다. 그 담담한 목소리에 독자는 문득 자신의 가방 지퍼를 열어 보게 된다. 엄마라는 이름 뒤로 한참 밀려나 있던 나를, 이제 다시 가방 안에 넣고 싶은 모든 이에게 권한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권지연

13년간 한 회사에서 워킹맘으로 달려오다 어느 날 문득 가방 속에 자신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퇴사를 선택했다. 18년 동안 자신을 증명해 주던 사원증과 명함이 베란다 박스 속에서 길을 잃을 때, 비로소 '나는 누구인가'라는 오래된 질문 앞에 다시 섰다. 완벽해야 한다는 기준을 하루에 하나씩 내려놓으며, 하천 길을 따라 걷는 걸음 사이로 '나다운 삶'의 부피를 천천히 늘려 가는 중이다.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의 보폭에 맞춰 걷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자신만의 호흡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며 더 깊은 어른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목차

추천사│4
작가 소개│10

1부 열어보다

김태희│김수다
가방을 열어본다│21
나의 이름은│23
동화책을 펼치면│26
애정의 저울│29
포장은 클수록 좋다│32
기저귀는 부피가 컸다│35
거울도 안 보는 여자│39
엄마의 보라색 가방│42
눈물 닦을 휴지가 없었다│45
4시 44분│48

황별초│한빛나
경이로운 무게│53
환한 문틈 사이, 엄마의 숨 고르기│57
수건으로 덮어버린 프린터│60
그네를 밀지 않기로 한 날│65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니까│69
나의 이름을 되찾는 시간│73
내 가방에, 이제는 나를 넣는다│77

양혜진│바람꽃
기저귀에서 노트북까지│81
계산기엔 안 뜨는 값│85
그때의 나에게, 오늘의 내가│89
족욕기와 거리두기│93
힐링이라는 말 뒤에서│98
연주는 아이가 했고, 욕심은 내가 했다│101
가장 먼저, 나를 넣는다│106

김태이│다정한 태쁘
가방을 들지 않는다│110
고비│112
10회독│116
레벨테스트│119
깁스│122
선택│125
장작과 꿈│128
세 잎 클로버│131
적화│134

2부 다시 담다

김순이│따름
웃픈 비장함│139
버터처럼 부드럽게│143
엄마 마중│148
진짜 어른│153
비포장도로│157
나의 진심│161
낡은 가방│165

황영란│새봄
역할 속에서 묻힌 나│170
삼킨 한마디│174
친정엄마와 냉장고│177
7+17=24│180
로또로 시작된 변화│183
쌍디 엄마│186
엄마와 나 사이│190
나를 일으켜 세운 것│193
나를 다시 사랑하기로 했다│196

조서연│아델린
이름을 품은 첫 가방│200
엄마라는 이름 앞에서│203
우리는 같은 가방을 들고 있었다│207
비워진 자리에서│210
초라함을 비추던 유리창│213
나는 왜 나에게만 엄격했을까│216
어른의 말 그릇│219
아무도 부르지 않는 시간│222
두 번째 삶을 건네받다│225
오늘을 건너는 마음│228

권지연│지혜여니
아침, 나를 잃다│232
사랑, 나를 내려놓다│236
얼굴, 나를 마주하다│240
돌봄, 나를 되찾다│243
공간, 나를 앉히다│246
취향, 나를 깨우다│249
마음, 내가 돌아오다│253

에필로그│258

출판사 서평

평생 일이라곤 글쓰기로 평가받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 옆에 '작가'라는 두 글자를 새기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브런치 스토리라는 작은 출구를 통해 자신을 한 줄씩 옮기던 여덟 사람이 1년에 가까운 시간 한 권의 책으로 묶이는 동안, 그들이 마주한 것은 단순한 마감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 작가의집은 이들이 처음으로 자신의 가방을 정면으로 들여다본 9개월의 시간이 한국의 수많은 평범한 여성들에게 한 장의 거울처럼 닿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 가방에 내가 없다』가 특별한 이유는, 누구도 자신이 멋지게 살아왔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산부인과 의사도 새벽 세 시 당직실에서 남편에게 울며 전화를 걸고, 13년 차 공무원도 분유에 구연산 물을 타 먹인 자신을 떨며 마주한다. 늦깎이 원예 강사는 수업 평가 한마디에 무너지고, 자폐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가족관계증명서 한 장 앞에서 한참을 멈춰 선다. 누구도 모범 답안을 내놓지 않는다. 잘 살았다고 자랑하지 않고, 잘 살아내라고 다그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은 비로소 위로의 자격을 갖는다.

가방은 단지 사물이 아니다. 어떤 가방을 들고 그 안에 무엇을 넣을지 선택하는 일은, 결국 어떻게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1부 〈열어 보다〉는 오랫동안 외면해 온 가방의 안쪽을 마주하는 시간이다. 2부 〈다시 담다〉에서는 비워 낸 그 자리에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넣는다. 새벽 글쓰기에서 만나 우정과 신뢰로 묶인 여덟 사람의 9개월은, 한 사람의 회복이 어떻게 또 다른 사람의 회복으로 번져 가는지를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엄마이기 이전에 한 여자였고, 누구의 무엇이기 이전에 자신이었던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매일 아침 가방의 지퍼를 닫기 전, 잠시 멈춰 한 권의 책을 그 안에 넣어 두시기를.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즈음, 너무 오래 잊고 살았던 자기 이름 석 자도 함께 가만히 넣어 두시기를. 부족함을 알면서도 끝까지 함께 걸어온 여덟 사람의 발자국이, 이제는 당신의 가방 안에서 작은 빛으로 함께 흔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