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사전

고난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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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딸이 생후 70일 되던 날, 한 아버지의 세상은 '담도 폐쇄증'이라는 낯선 병명 앞에서 멈춰 섰다. 목사로 살며 수없이 많은 이들의 고난 앞에 위로의 말을 건네왔지만, 정작 그 고난이 '내 것'이 되어 찾아온 순간 그는 아무 말도 떠올릴 수 없었다. 그날부터 10년, 세 번의 수술과 간경화 말기 판정, 그리고 간이식으로 이어진 긴 투병의 터널을 아버지는 딸과 함께 통과했다.

『고난 사전』은 그 10년의 시간이 저자의 삶에 들이밀었던 열네 개의 단어를 한글 자음 ㄱ부터 ㅎ까지 사전의 형식으로 풀어낸 신앙 에세이다. 기다림, 내려놓음, 동행, 라파, 맡김, 붙듬, 섭리, 어둠, 전화위복, 채움, 카이로스, 통곡, 평안, 희망. 저자는 이 단어들 앞에서 수없이 무너졌고, 그때마다 하나님을 붙들며 다시 일어섰다. 익숙한 자음 하나하나가 이토록 깊은 신앙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은 조용히 말한다.

이 책은 고난을 이겨낸 사람의 성공 간증이 아니다. 고난의 한복판에서 하나님을 붙들며 버텨온 한 사람의 분투 어린 기록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고난이 끝난 사람과, 아직 그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 이미 끝난 사람의 이야기도 은혜를 주지만, 아직 통과 중인 사람의 이야기에는 같은 자리에 함께 있어 주는 힘이 있다. 저자는 바로 그 힘을 믿고 이 책을 썼다.

각 장은 저자의 이야기와 성경 인물의 여정을 나란히 놓은 뒤, '고난 극복을 위한 과제'와 자신만의 사전적 의미를 적어보는 여백으로 마무리된다.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금 고난을 통과하는 독자가 직접 자신의 사전을 완성해 가도록 이끄는 구성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 속에서 지쳐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은 조용히 말을 건넨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은 늘 당신과 함께 계신다고. 그리고 언젠가 뒤돌아보는 날, 그 모든 시간이 은혜였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저자

허진열

딸아이하나를둔아빠이자
사랑하는아내최빛나의남편이다.
그리고20년가까이청년들과함께
살아온목사다.

교회강단에서는고난을위로하는
말씀을전하면서집에돌아오면
고난때문에소리없이울었다.

그렇게연약함이드러난자리에서
하나님을가장깊이만났다.

하나님은늘고난의자리에함께계셨고,
그자리에서캐낸은혜를글뭉치로
담아두고모으다가《고난사전》을펴냈다.

고난이지나간뒤에야비로소보이는것이있다.
이책은그것을먼저발견한사람이
아직그자리에서숨겨진보물과같은은혜를
발견하지못한누군가에게
조용히건네는말모음이다.

■인스타그램@heojinyull

목차

추천의글‥006
프롤로그‥014

㉠기다림·버팀도,견딤도,기도였음을‥020
㉡내려놓음·포기가아니라믿음‥027
㉢동행·돌아보니끝까지함께걸어주셨다‥033
㉣라파·나아만의새살처럼‥040
㉤맡김·아빠,크로아상이먹고싶어‥047
㉥붙듬·붙든게아니라붙잡혀있었다‥054
㉦섭리·우연처럼보이던모든것들이‥060

㉧어둠·캄캄하기에더쉽게찾을수있는빛‥068
㉨전화위복·고난이내인생에새긴아름다운무늬‥074
㉩채움·비워진그자리는하나님이채우시는자리였다‥080
㉪카이로스·나의시간vs하나님의시간‥087
㉫통곡·울부짖음이라는기도‥094
㉬평안·자족이라는이름의평안‥101
㉭희망·가장혹독한추위끝에피어난봄꽃‥108

부록‥113
마치며‥125

출판사 서평

'고난'은신앙안에서가장자주입에오르내리면서도,가장피하고싶은단어다.타인의고난은제3자의시선에서쉽게해석되고위로의도구로인용되지만,그고난이'나의것'이되어찾아오는순간우리는아무것도할수없는무력한존재가된다.목회자라해서다르지않다.이책의미덕은바로그지점에서출발한다.저자는고난을미화하지않는다.응답없는새벽의막막함,병원복도에서홀로삼킨통곡,보일러를30분만켜자고계산하던부끄러움과흔들리던자존감을가감없이드러낸다.그러면서도그어둠속에서자라난믿음을놓치지않는다.

고난사전』이여느신앙에세이와구별되는지점은두가지다.첫째는형식의독창성이다.한글자음ㄱ부터ㅎ까지,열네개의단어를사전의표제어처럼세우고,저자의실제경험과성경인물의여정을엮어각단어를새롭게정의한다.기다림에는여리고성을돌던이스라엘백성이,맡김에는크로와상을먹고싶다던딸의한마디가,카이로스에는코로나시기의간이식대기가겹쳐진다.익숙한자음하나하나에이토록풍성한의미가담길수있다는사실이읽는내내놀라움을준다.둘째는정직함이다.이책은고난을이겨낸성공담이아니라,아직통과중인사람이같은자리에있는이들에게건네는공감의기록이다.그래서완성된답대신,함께있어주는온기를전한다.

문학적감수성과영적통찰이균형을이룬문장들은고난중에있는이의눈물을닦아주는손수건같고,각장끝에놓인'고난극복을위한과제'와사전적의미를적는여백은독자를수동적읽기에서능동적묵상으로이끈다.특히간이식이가르쳐준복음을다룬부록은,한생명의희생위에세워진또하나의생명이라는십자가의역설을가장입체적으로되살려낸다.끝이보이지않는기다림속에있는분들께,그리고고난당하는이곁에서무슨말을해야할지몰라머뭇거리는분들께이책을권한다.눈물을아는사람이쓴글은,눈물흘리는사람에게분명닿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