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들의 인문학 (인류가 쌓아온 교양 속으로 떠나는 지식 여행)

이름들의 인문학 (인류가 쌓아온 교양 속으로 떠나는 지식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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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상 만물의 이름에는 숱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신화와 역사, 우주를 넘나드는 이름들의 오디세이!
▼ 왜 이름일까?세상은 그 존재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이름으로 채워져 있다. 세월을 견디며 살아남은 이름도 있고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도태되어 사라지는 이름도 있고, 하나의 본질을 두고 서로 경쟁하는 이름들도 있다. 이름은 우리를 지혜롭게 만들고, 삶을 풍요롭게 할 뿐만 아니라 상상의 날개도 달아준다. 중국에는 '사물에 올바른 이름을 지어주는 데서 지혜의 싹이 튼다.'는 격언이 있다. 불리는 이름들은 전부 그만큼의 지혜를 숨기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풀벌레를 통해 진화의 역사를 기억하듯, 무심히 부르던 이름을 통해 인류 지성사를 단숨에 호출할 수도 있다. 그러니 이름이 그냥 이름은 아니다. 우리를 지혜롭게 만들고, 삶을 풍요롭게 할 뿐만 아니라 상상의 날개도 달아주는 그런 존재가 이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름 속에 담긴 인류사의 교양을 찾아 떠나는 친절한 안내서다.

▼ 이름 속에 담긴 인류의 교양 지식출산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익숙한 이름, 제왕절개. 왜 전제 군주를 연상시키는 '제왕'이 수술 이름에 붙게 되었을까? 로마의 황제 카이사르가 이 수술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카이사르는 "나는 여성의 다리 아래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라며 큰소리치고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이 수술로 태어난 사람이 카이사르가 처음은 아니었다. 고대 로마에는 사망한 산모라면 배를 갈라서 아이를 꺼내야 한다는 법이 있었다. 남미의 울창한 정글이나 인터넷 쇼핑몰을 떠올리게 되는 아마존에 담긴 이야기도 놀랍다. 아마존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성 부족의 이름인데 이들은 오른쪽 젖가슴이 활 쏘는 데 방해가 되자 이를 도려냈다. 아마존은 그리스어로 젖가슴이 없는 존재라는 뜻이다. 그런가 하면 행성들의 이름은 더욱 흥미진진하다. 얼마 전 태양계에서 퇴출된 플루토의 우리말 이름은 명왕성이다. 일본의 천문학자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저승의 신 플루토의 의미를 헤아려 붙인 것이다. 흔히 조문인사로 쓰는 '명복을 빕니다'의 명복은 저승의 복을 말한다. 그러나 명왕이라는 단어는 우리 문화에 없다. 우리말로 대신하면 '염라대왕'이다. 명왕성을 염라성이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 이뿐 아니다. 초음속 여객기의 이름 콩코드에는 어떤 역사가 담겨 있을까? 콩코드concorde는 끝에 e가 붙는 프랑스어다. 영국과 프랑스는 오랫동안 앙숙이었지만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독일에 대항하는 혈맹이 되었는데 이들이 손을 잡고 착수한 프로젝트가 바로 초음속 여객기 개발이었다. 그러나 여객기가 완성되자 서로 자기네 나라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팽팽하게 맞섰다. 그때 드골 대통령이 '화합'을 상징하는 콩코드를 언급했고 결국 영국 정부는 e가 붙은 콩코드를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끝에 붙은 e는 유럽Europe의 약자이자 훌륭함excellent을 뜻하는 것이라고 주석까지 달았지만 영국 국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오랜 논란 끝에 영국은 콩코드라는 이름은 받아들였지만, 관사 없이 사용함으로써 콩코드를 고유명사로 보지 않겠다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상식을 넘어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으로저자는 어려서부터 〈사회과부도〉의 지명을 하나하나 익히면서 세계를 발견했고, 이 책을 이름들의 보물섬으로 여겼다고 한다. 책이 많지 않은 시절이었던 만큼 가보지 않은, 경험해 보지 않은 세상에 대해 알려주는 책으로는 〈사회과부도〉만 한 건 없었을 것이다.
의사 공부를 하면서는 너무도 많은 의학용어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이제는 그 이름에 담긴 내밀한 이야기를 보게 되면서, 이름을 생각하고 이름을 모으고 이름들에 대한 글까지 쓰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름이야말로 인류의 역사와 맥락을 함께해 온 것이며, 인류의 보편적 지성사와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의 '이름들의 오디세이'였고 그 연재를 정리해 묶은 것이 이 책이다. 하나의 이름에 담긴 역사와 신화, 인물들의 이야기. 읽다보면 상식은 물론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까지 생길 수 있다.
저자

박지욱

신경과 전문의, 항공전문의사. 부산에서 태어나 지금은 제주시에 살고 있다. 2006년과 2007년에 한미수필문학상을 받았고, 《메디컬 오디세이》(2007년), 《신화 속 의학 이야기》(2014년), 《역사책에는 없는 20가지 의학 이야기》(2015년)를 책으로 썼다. 6.25전쟁 중 부산에서 활약한 '스웨덴 적십자 야전병원'의 활동을 발굴해 세상에 알렸고, 신화학적으로 잘못된 상징을 사용한 대한의사협회의 로고를 바꾸게 했다. 신문, 방송, 의학잡지, 인터넷 매체 등에 의학과 관련되는 인문학과 예술의 접촉면을 찾는 글쓰기를 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 6
프롤로그 · 9
1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세계
제왕은 출생부터 다르네 제왕절개 · 16
여전사의 상징, 생명의 젖줄 아마존 · 22
손끝에 칼을 벼리다 외과의사 · 27
의식을 이해하려 했던 비과학 골상학 · 32
만병통치 빨간약 머큐로크롬 · 37
제가 신의 뜻을 어겼습니까? 무통분만 · 41
신약인가, 죽음의 사신인가 보툴리눔 · 46
영원한 잠을 허하노라 오피오이드 · 52
슈렉처럼 변하는 희귀 질병 쿠싱증후군 · 57
현실에 존재하는 변신의 귀재 프로테우스 · 62
속깊은 비밀의 샘물 내분비선 · 68
붉은 왕관을 쓴 심장 관상동맥 · 72
편리함 속에 감춰진 위험성 석면 · 77
미생물의 화학무기 항생제 마이신 · 82
금단의 약물이 된 진통제 모르핀 · 87
흉터를 남긴 불주사 BCG 백신 · 92
쌀겨와 씨눈의 비밀 티아민 · 98
매독만 찾아가는 요술총알 살바르산 · 104
마마손님 퇴치작전 우두법 · 109
장애일까, 천재성일까 서번트 증후군 · 113
신경 마비 후유증을 남기는 폴리오바이러스 · 118
유행처럼 매년 바뀌는 인플루엔자 · 124
군대 이야기 하지 마세요! 레지오넬라균 · 130
2부 이름 속에 우리가 있었다
대량 항공운송 시대를 연 코끼리점보 여객기 · 138
화합이자 불화의 상징 콩코드 여객기 · 143
수벌의 기구한 운명을 닮은 드론 · 149
하늘로 열려 있는 나루터 공항 · 154
순풍에 돛을 달려면 제트기류 · 159
밤낮이 같아지는 특별한 시공간 적도 · 164
새로운 세상, 그곳으로 아메리카 대륙 · 168
동떨어진 섬에서 유래한 인슐린 · 174
흔들리는 유럽 유로파 · 178
해 뜨는 문명의 고향 오리엔트 · 182
아름다운 별들이 안내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 187
경기장의 다양한 네이밍 아레나 · 192
신에서 인간의 세계로 두오모 · 196
저장법과 쓰임새에 따라 가스 · 200
시커먼 액체의 화려한 변신 석유 · 204
북유럽 신화가 곳곳에 요일 · 208
조국애는 반감기가 없다 라듐 · 213
하늘의 신이 만든 죽음의 사신 우라늄 · 219
검은 사람들의 땅 기니 · 224
기억전달자 뮤즈 · 230
3부 저 너머를 향한 인류의 영감
명복을 빕니다 명왕성 · 238
행성의 자격 논란에 불을 지핀 에리스 · 243
공기의 정령들이 이웃하는 천왕성 · 248
바다의 신이 정착한 곳 해왕성 · 253
인류의 신도시 후보지 타이탄 · 258
태양은 나의 것 파에톤 · 262
목성의 주변을 도는 갈릴레오 위성 · 267
우주는 우먼 파워로 움직인다 소행성 벨트 · 271
전쟁의 신과 그 맞수 아레스와 안타레스 · 276
연금술사의 수호신 수성 · 280
복날에 찾아오는 개들의 별 시리우스 · 283
무병장수를 기원합니다 노인성 · 288
태양의 신이 달에 간 이유 아폴로 프로젝트 · 293
또 하나의 지구 월면 지형학 · 298
달이 차오른다, 가자 아르테미스 · 303
혼돈에서 질서로 카오스 · 307
별들의 전쟁 로켓 · 312
멋진 신세계로 우주왕복선 · 317
에필로그 · 322

출판사 서평

이름속에담긴인류의교양지식
출산을경험한사람이라면익숙한이름,제왕절개.왜전제군주를연상시키는'제왕'이수술이름에붙게되었을까?로마의황제카이사르가이수술로태어났기때문이다.그래서인지카이사르는"나는여성의다리아래에서태어난사람이아니다."라며큰소리치고다녔다고한다.하지만이수술로태어난사람이카이사르가처음은아니었다.고대로마에는사망한산모라면배를갈라서아이를꺼내야한다는법이있었다.남미의울창한정글이나인터넷쇼핑몰을떠올리게되는아마존에담긴이야기도놀랍다.아마존은그리스신화에등장하는여성부족의이름인데이들은오른쪽젖가슴이활쏘는데방해가되자이를도려냈다.아마존은그리스어로젖가슴이없는존재라는뜻이다.그런가하면행성들의이름은더욱흥미진진하다.얼마전태양계에서퇴출된플루토의우리말이름은명왕성이다.일본의천문학자가로마신화에나오는저승의신플루토의의미를헤아려붙인것이다.흔히조문인사로쓰는'명복을빕니다'의명복은저승의복을말한다.그러나명왕이라는단어는우리문화에없다.우리말로대신하면'염라대왕'이다.명왕성을염라성이라고부르는건어떨까?이뿐아니다.초음속여객기의이름콩코드에는어떤역사가담겨있을까?콩코드concorde는끝에e가붙는프랑스어다.영국과프랑스는오랫동안앙숙이었지만두차례의세계대전을겪으면서독일에대항하는혈맹이되었는데이들이손을잡고착수한프로젝트가바로초음속여객기개발이었다.그러나여객기가완성되자서로자기네나라이름을붙여야한다고팽팽하게맞섰다.그때드골대통령이'화합'을상징하는콩코드를언급했고결국영국정부는e가붙은콩코드를받아들인다고발표했다.그러면서끝에붙은e는유럽Europe의약자이자훌륭함excellent을뜻하는것이라고주석까지달았지만영국국민들은거세게반발했다.오랜논란끝에영국은콩코드라는이름은받아들였지만,관사없이사용함으로써콩코드를고유명사로보지않겠다는불편한심기를드러냈다.

상식을넘어사물을바라보는새로운시선으로
저자는어려서부터〈사회과부도〉의지명을하나하나익히면서세계를발견했고,이책을이름들의보물섬으로여겼다고한다.책이많지않은시절이었던만큼가보지않은,경험해보지않은세상에대해알려주는책으로는〈사회과부도〉만한건없었을것이다.
의사공부를하면서는너무도많은의학용어에스트레스를받았지만이제는그이름에담긴내밀한이야기를보게되면서,이름을생각하고이름을모으고이름들에대한글까지쓰게되었다.왜냐하면이름이야말로인류의역사와맥락을함께해온것이며,인류의보편적지성사와이어진다는사실을알게되었기때문이다.그렇게시작한것이한국과학창의재단〈사이언스타임즈〉의'이름들의오디세이'였고그연재를정리해묶은것이이책이다.하나의이름에담긴역사와신화,인물들의이야기.읽다보면상식은물론사물을바라보는새로운시선까지생길수있다.

책속에서

많은신생아들을세상밖으로나오게도와주는제왕절개수술,그런데제왕절개帝王切開란이름이참기묘하고뜬금없다.전제군주를연상시키는‘제왕’이왜수술이름에붙었을까?산부인과의사들에게그이유를물으면한결같이로마황제카이사르(영어식이름은시저)가처음으로이수술을통해태어났기때문이라고답한다.그도그럴것이제왕절개수술을뜻하는c(a)esareansection이란단어가그의이름에서따왔기때문이다.하지만반은맞고반은틀린답이다.-16쪽

중세와르네상스시대에무통분만을입에올렸다가는‘여자는해산의고통을겪어라.’고했던기독교교리를부정하는이단자로몰렸다.1591년영국왕제임스1세는에든버러에서쌍둥이분만중에산고를견디지못하고진통제를쓴여성을산채로화형시켰다.250년이지난1853년,런던에서산부인과의사심슨JamesSimpson이클로로포름을이용해무통분만을했을때도교리에어긋난다는반대에부딪혔다.하지만이번에는산모가처형되지는않았다.그산모가빅토리아여왕이었기때문이다.-42쪽

19세기중반을넘어서면오피엄에서추출한여러알칼로이드를화학적으로분석·연구하게되는데,그결과모르핀과코데인이핵심성분이라는것을알아냈다.1868년에모르핀과코데인의분자구조를변형하는연구들이시작되고,19세기말에모르핀을화학처리해서만든디아세틸모르핀이중독성없(다고여겨지)는강력한진통제와기침약으로시판되었다.그리고1898년에그효과가탁월하다는뜻으로‘헤로인heroin’이라는이름이붙었다.-89쪽

1967년12월에프랑스에서콩코드1호기시제품이나왔을때이자리에참석한영국기술부장관은e가붙은콩코드를받아들인다고발표했다.다만,영어Concord의마지막에붙은e가탁월함(exellence),잉글랜드(England),유럽(Europe),협약(entente)을뜻하는의미로붙는것이라고주석을달았다.이사실이알려지자영국에서는논란이일었다.하지만결국콩코드이름을받아들이되관사(a,the)없이Concorde로만부르기로했다.-148쪽

피파FIFA월드컵은4년마다우리나라국민들을흥분의도가니로몰아넣는국제축구대회이지만,사실상그이름값을못하고유럽과아메리카만의축제가되고있는게현실이다.최근에는유럽의강세가뚜렷해유로컵EuroCup이라고불러도될정도다.축구강국들이모여사는유럽대륙,그이름은어떻게해서만들어졌을까?유럽의어원은불행히도그리스신화에나오는납치사건에뿌리를두고있다.-178쪽

우리는어려서부터남유럽인들의세계관이었던그리스로마신화를접했다.관련된책도읽고,이야기도들었으며,이런저런사물의이름을통해많이접해서그런지친숙하게느낀다.그에비하면북유럽신화는낯설다.하지만우리가은연중에쓰는이름중에서북유럽신화에서온것들이적지않다.단적인예가바로요일의이름이다.-208쪽

우리는플루토를명왕성冥王星이라고부른다.이이름은일본천문학자가플루토의의미를헤아려붙인것이다.흔히조문인사로쓰는표현인‘명복을빕니다’의명복冥福은저승에서누리는복을말한다.하지만명왕冥王이란단어는우리문화에는없는이름이다.우리말로대신한다면‘염라대왕’이있다.그렇다면우리가일본을무작정따라쓸게아니라,플루토를염라대왕성이나염라성閻羅星으로부르는게어떨까?-241쪽

당시미국은육해공군이각각미사일과로켓을개발하고있었는데,해군의뱅가드와육군의레드스톤의자존심대결이있었는지도모르겠다.당시미사일과로켓개발을두고육해공군이연합작전을편것이아니라서로경쟁하는양상이었으니까.1958년에NASA가출범하고나서야각군에흩어져있던프로그램들이통합되었다.그리고공군의토르로켓을위성발사에썼다.망치를들고다니는토르는북유럽신화에나오는천둥의신으로,사람과신을통틀어가장강한존재로여겨졌다.-3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