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지구 옆을 스쳐 갈 때 - SF 소설×시

천사가 지구 옆을 스쳐 갈 때 - SF 소설×시

$10.00
저자

김희선,김승일

저자:김희선
소설가.소설집『라면의황제』『골든에이지』『빛과영원의시계방』,장편소설『무한의책』『무언가위험한것이온다』『247의모든것』,소설『삼척,불멸』등을냈다.
수상:2024년대산문학상,2018년SF어워드장편소설부문

저자:김승일
시인.시집『에듀케이션』『여기까지인용하세요』『항상조금추운극장』『나우는연기잘하지』등을냈다.

목차

김희선
하늘에서도땅과같이
007

김승일
-과학밖픽션
-들어주기
-마지막건물주영상내레이션스크립트
-생물이아닌존재에대한연민
-순서가없습니다
-슬픔을느낄줄아는나라는사람
-주유소
085

5문5답
109

출판사 서평

세상에서지워진것을,나혼자기억할때의마음

어쩌면이세계와영주는서로소같은관계가아닐까.서로절대로겹칠수없는,그리하여한쪽의허구성이다른한쪽의실재조건이되는.
―?하늘에서도땅과같이?중에서

누구든지내게13번째어깨동무를하면그사람은이제내가부담스러워하는사람이고기회를봐서절교하곤했다
그리고어느날어깨동무라는행위가사라졌다
―?과학밖픽션?중에서

김희선의소설과김승일의시는세상어디에도없는데나에게만남은것을붙든다.아무도기억하지못하는데나만기억하는,그이상한자리에선다.

김희선의소설?하늘에서도땅과같이?의주인공은영화감독케이다.그는자꾸'영주'라는이름을떠올리는데,세상어디에도영주의흔적이없다.그는허구를지우고지금여기로돌아오게한다는약을복용하며,자신이만든영화가실제로벌어진일처럼사람들사이에퍼져가는것을지켜본다.영주가진짜라면세계가가짜이고,세계가진짜라면영주는없는것이다.케이는그사실을확인하기위해사막을건너먼곳의시계에다다르지만,아무것도밝혀지지않는다.그는돌아와다시약을삼킨다.

김승일의시편에는세상에서사라졌는데내안에만남은것들이나온다.?과학밖픽션?의화자에게는어깨동무라는행위가어느날세상에서사라졌는데자기머릿속에만남아있고,?슬픔을느낄줄아는나라는사람?에서는나비효과로태어나지못하게된미래의친구를그리워한다.?들어주기?의목소리들은"우리는공중입니다.(…)사실천사입니다.제발한번만믿어주세요"라고말한다.아무도믿어주지않는데자기만아는것을,끝내놓지않는목소리다.

소설은케이가왜없는이름을붙들수밖에없는지를인물과사건으로쌓아올리고,시는세상에없는것을나만기억하는마음이어떤것인지를목소리로들려준다.세상이부정하는것을끝내나만은붙드는태도가,소설과시양쪽에서서로다른방식으로나타난다.한권안에나란히놓인소설과시는그렇게서로를비춘다.


책속으로

목적의식이없으면문제행동이강화되거든요.그렇습니다,실재와허구의경계를허무는것은언제나개체그자신이니까요.
---「하늘에서도땅과같이」중에서

어쩌면이세계와영주는서로소같은관계가아닐까.서로절대로겹칠수없는,그리하여한쪽의허구성이다른한쪽의실재조건이되는.수학적으로는단정하고명료하기그지없는이개념이,지금의그에게말해주는진실은단하나였다.영주가진짜라면,세계는가짜다.
---「하늘에서도땅과같이」중에서

그는자기옆에서걱정스럽게묻는목소리의주인공이누구인지도알았다.영주였다.
---「하늘에서도땅과같이」중에서

영주가없다는사실을받아들이느니지구반대편까지가보는게나을지도모르니까.
---「하늘에서도땅과같이」중에서

그가태블릿을닫고나간다음에도,니노는이끼덮인지표면을걸어다니며열심히먹이를찾고쪼아댄다.그러다문득뭔가가떠올랐는지머리를들고유리돔너머를바라보지만,이내땅으로시선을돌린다.
---「하늘에서도땅과같이」중에서

어깨동무를싫어하는나는누가내게어깨동무를할때마다카운트한다12번은참는다
누구든지내게13번째어깨동무를하면그사람은이제내가부담스러워하는사람이고기회를봐서절교하곤했다
그리고어느날어깨동무라는행위가사라졌다
모두의머릿속에서사라졌고내머릿속에만있는데
---「과학밖픽션」중에서

우리는인간의의식이주입된기계다.우리는그사실을좋게도나쁘게도여긴다.우리의괴성은반푼어치다.
---「생물이아닌존재에대한연민」중에서

만약내가괴성을온전히질렀다면아마이런느낌일것같습니다.만약제가괴성을온전히질렀다면아마레몬을먹고싶었을것입니다.
---「생물이아닌존재에대한연민」중에서

그친구는당연하게도내가꿈에서14년동안거의매일만나서친하게지낸친구인데이름은한유주이고현재로서는아직세상에태어나지않았는데
내가자랑해버려가지고나비효과때문에아예안태어날수도있어가지고
슬프다
---「슬픔을느낄줄아는나라는사람」중에서

이럴땐189조2,146억km전에들렀던주유소의기름넣어주는아저씨가떠오른다참보기드문청년이네요
---「주유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