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아 작가의 『이상한 나라의 도로시』는 익숙한 이름에서 출발해 전혀 다른 길로 독자를 데려갑니다. 우리가 아는 도로시는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오즈로 가지만, 이 작품 속 도로시는 강아지 토토를 쫓아 회중시계를 든 토끼를 따라가다 토끼 굴에 빠집니다. 노란 벽돌길도, 양철 나무꾼도, 허수아비도 없습니다. 대신 기다리고 있는 건 체셔 캣의 알 듯 모를 듯한 미소와, 끝없이 이어지는 티 파티 테이블입니다.
이 작품의 매력은 두 세계의 충돌에서 나옵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세계로 떨어지는 발상 자체가 독자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익숙한 이름이 낯선 규칙 속에서 어떻게 움직일까? 작가는 그 답을 도로시 특유의 행동력으로 보여줍니다. 위기의 순간, 도로시는 망설이지 않고 예전에 서쪽 마녀에게 했던 방법을 그대로 꺼내듭니다. 다른 이야기에서 가져온 무기로 이 이야기의 위기를 돌파하는 장면은, 이 작품이 단순한 패러디가 아니라 두 세계를 진짜로 엮어낸 크로스오버임을 보여줍니다.
하트 퀸의 분노와 카드 병사들의 추격전으로 이야기가 절정에 다다를 때, 독자는 도로시와 함께 숨이 가빠집니다. 그리고 눈을 뜬 도로시가 "휴… 정말 이상한 꿈이었어"라고 중얼거리는 마지막 장면은, 모험이 꿈이었는지 아니었는지를 독자의 상상에 살짝 열어둔 채 마무리됩니다.
거침없는 색감과 자유로운 선으로 그려낸 체셔 캣과 하트 퀸은 원작의 그림자를 빌려오면서도 작가만의 개성을 분명히 새겨 넣었습니다.
두 고전을 나란히 놓고 새로운 이야기를 짜낸 상상력. 『이상한 나라의 도로시』는 익숙한 이야기도 얼마든지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발랄하고 대담한 그림책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도로시 (양장)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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