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린 나: 네페쉬 하야, a living being, 살아 있는 있음

잊어버린 나: 네페쉬 하야, a living being, 살아 있는 있음

$18.40
저자

남기정

저자 : 남기정
서른여덟, 잘 다니던 종합무역상사를 그만두고 의대에 들어갔다. 늦깎이 의사가 된 그는 그 후 20년 넘게 시골에서 작은 의원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
몸과 마음이 동시에 무너지는 시간을 지나며, 그는 인생의 존재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언젠가 사라질 몸과 마음, 그 '죽기 전의 죽음'을 통해 그는 보았다. 몸을 있게 하고 마음의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고요하고 텅 빈 공간'이 자기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텅 빈 공간이야말로 자신의 진정한 본질이었다.
오랜 시간 존재의 본질을 사유해오며, 그는 종교적 언어의 한계와 개념화된 영(靈)의 왜곡을 넘어, 일상 속 현존의 감각을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고자 했다. 창세기 2장 7절의 '그리고(and)'라는 단어 하나가, 몸과 마음을 넘어선 '살아 있는 있음(a living being)'이라는 존재의 층위를 그에게 일러주었다.
이러한 사유를 글로 풀다 보니 여러 권의 책이 되었다. 『네페쉬 하야』 등을 펴냈고, 그동안의 모든 깨달음을 집대성하여 이번에 『잊어버린 나』를 펴냈다. 이 책은 단순한 해석이 아니라, 존재의 울림을 전하는 글이며, 시이며, 그림이다.
지금도 그는 시골에서 진료를 이어가는, 아주 평범한 '살아 있는 있음(a living being)'으로 살아가고 있다.

목차

여는 글 ‘경험하는 나’와 ‘아는 나’
프롤로그 까치발 한 발뒤꿈치
서문 이 책을 왜, 어떻게 쓰게 되었는가

1부. 우리는 왜 살아 있으면서도 살아 있지 않은가

1장.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도화지, 이 시대의 공허2장. 에고, 내가 ‘나’라고 여겨온 가짜의 정체3장. 몸이 무너지고 마음이 흩어진 뒤에도 남는 것

2부. 창세기 2장 7절의 재해석

1장. 성경이 말한 두 번의 창조 ― 사람, 그리고 인간2장. 사람 인(人)에서 인간(人間)으로, 한자(漢字)가 증언하는 두 차원3장. 네페쉬 하야 ― ‘살아 있는 있음’4장. 그토록 가까운 진리를, 우리는 어떻게 잊어버렸을까

3부. 세 층의 나

1장. 내 안의 세 사람 ― ‘몸 나’, ‘마음 나’, ‘바라보는 나’2장. 알아차림, ‘바라보는 나’가 깨어나는 순간3장. 메타의식 ― 나를 바라보고 있는 또 다른 나

4부. 동서양 지혜의 증언

1장. 노자와 불실기소(不失其所)2장. 불교의 무아(無我)3장. 힌두의 Sat-Chit-Ananda와 투리야4장. 기독교 신비주의와 십자가의 죽음

5부. 현대 뇌과학·물리학의 시선

1장. 양자역학의 관찰자 효과2장.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뇌과학이 발견한 자아의 정체

6부. 네페쉬 하야로 깨어나는 네 가지 길

1장. 첫 번째 길 ― 호흡 앵커링(Breath Anchoring)2장. 두 번째 길 ― 느낌 쪽으로 기울이기3장. 세 번째 길 ― 고요와 텅 빈 공간 속으로4장. 네 번째 길 ― 십자가 명상과 내려놓음

에필로그 오늘 아침 진료실에서
나가며 나는 ‘살아 있는 있음’이다

출판사 서평

[몸과 마음이 무너진 자리에서 발견한, 사라지지 않는 나]

우리는 자신을 설명할 때 몸과 마음에서 출발한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성격과 감정을 지녔는지, 지금까지 무엇을 이루었는지를 나열하며 ‘나’를 규정한다. 그러나 몸은 늙고 병들며, 마음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그동안 자신을 지탱해 온 역할과 관계도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이 달라진 뒤에도 여전히 ‘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잊어버린 나』는 저자 자신의 삶에서 이 질문을 길어 올린다. 극심한 절망과 허무 속에서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 저자는, 모든 것이 흩어진 자리에도 사라지지 않는 무언가가 남아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설명할 언어를 찾아 나선 끝에 창세기 2장 7절의 ‘네페쉬 하야’와 다시 만난다.

저자는 ‘네페쉬 하야’를 영어 표현 ‘a living being’에 기대어 ‘살아 있는 있음’으로 옮긴다. 그리고 이를 몸과 마음으로 경험하는 자신과 그 경험을 알아차리는 자신을 구별하는 열쇠로 삼는다. 책에서 반복되는 스크린과 영화, 도화지와 그림, 하늘과 구름의 비유는 이 구별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영화의 장면은 바뀌고 그림은 지워지며 구름은 흘러가지만, 그것들이 펼쳐지는 바탕은 그 변화와 동일하지 않다.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몸과 마음을 부정하거나 삶의 고통을 외면하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몸과 마음의 변화가 곧 존재 전체의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자는 제안이다. 자신의 경험에서 길어 올린 이 통찰은 삶의 기반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놓지 않으려는 독자에게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성경에서 노자와 불교, 현대 과학까지. 존재의 본질을 향한 탐색]

『잊어버린 나』의 독특함은 하나의 질문을 서로 다른 사유의 언어로 거듭 살펴본다는 데 있다. 저자는 성경의 창조 이야기에서 출발해 노자의 사상과 불교의 무아, 힌두교의 사트 치트 아난다와 투리야, 기독교 신비주의를 차례로 살핀다. 이어 양자역학의 관찰자 효과와 뇌과학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다루며, 자신이 발견한 존재의 본질을 여러 관점에서 조명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목하는 공통의 질문은 ‘나는 무엇과 나를 동일시하고 있는가’이다. 생각과 감정, 기억과 역할을 곧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여길 때 우리는 그 변화에 휘둘리기 쉽다. 반면 생각과 감정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과정을 바라보는 ‘알아차림’에 주목하면, 경험하는 나와 그 경험을 아는 나 사이에 새로운 시야가 열린다.

특히 저자는 창세기 2장 7절을 새롭게 읽으며 흙으로 지어진 사람과 하나님의 숨이 들어간 ‘살아 있는 있음’을 구분한다. 나아가 한자 ‘사람 인(人)’과 ‘인간(人間)’의 차이에 주목해, 인간을 몸과 마음만으로 규정할 수 없는 존재로 바라본다. 이는 저자 고유의 해석이며, 그가 자신의 삶과 사유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종교와 철학, 과학을 넘나드는 이 탐색은 어느 한 전통의 지식을 습득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저자는 서로 다른 언어들이 가리키는 자리를 살펴보며, 독자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그 의미를 확인하도록 이끈다. 익숙한 개념을 반복하는 대신 그 개념이 가리키는 바를 직접 바라보려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지식의 축적보다 자기 존재에 대한 질문을 중시하는 독자에게 의미 있는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전에, 지금의 나를 알아차리는 연습]

자기계발과 마음 돌봄에 관한 많은 조언은 더 나은 상태를 향해 노력하라고 말한다.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감정을 잘 다스리고, 성취를 이루고, 자신을 끊임없이 개선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잊어버린 나』는 한 걸음 물러서 묻는다. 지금의 나를 바꾸고 채우려는 노력에 앞서, 그 모든 것을 경험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책의 마지막 6부는 이러한 질문을 일상의 실천으로 연결한다. 호흡 앵커링, 느낌 쪽으로 기울이기, 고요와 텅 빈 공간 속으로 들어가기, 십자가 명상과 내려놓음이라는 네 가지 길을 제시하며, 독자가 생각과 감정에 즉각적으로 휩쓸리기보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자리에 머물러 보도록 권한다.

이 실천은 특별한 장소나 복잡한 지식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숨을 느끼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잠시 고요에 머무는 일에서 출발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새로운 무언가를 획득하는 일이 아니라 이미 가까이에 있는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일이다.
책의 문장들은 하나의 결론을 독자에게 강요하기보다, 반복되는 비유와 질문을 통해 시선을 안쪽으로 돌리도록 돕는다. 때로는 책을 덮고 창밖을 바라보는 일도 독서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살아 있는 있음’은 머리로 이해해야 할 개념인 동시에, 자신의 경험 속에서 천천히 살펴볼 대상으로 제시되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의 상태에 따라 자신을 평가하고, 외부의 조건을 통해 행복과 안정감을 얻으려 애써 온 사람이라면 이 책의 질문에 귀를 기울여 볼 만하다. 무언가를 더 갖추어야만 온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데서 새로운 가능성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 『잊어버린 나』는 잊고 있던 자신을 향해 조용히 시선을 돌리도록 권하는 책이다.


책 속에서

“인간은 두 번 태어난다. 한 번은 어머니에게서, 또 한 번은 자기 자신에게서.”
---「여는 글」중에서

“몸이 부서지고마음이 구멍 나도남아 있는 또 하나의 나그 나를 아는 순간나는 절망을 넘어선다”
---「여는 글」중에서

“쉽게 비유하면,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스크린을 잊어버린 관객이다. 등장인물의 기쁨과 슬픔에 완전히 빠져들어, 그 모든 장면이 ‘스크린 위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다. 스크린은 아무 상처도 입지 않는다.”
---「1부 우리는 왜 살아 있으면서도 살아 있지 않은가」중에서

“생각은 지식을 낳지만, 알아차림은 지혜를 낳는다. 동일시는 몸과 마음의 상태를 곧바로 자신이라고 착각하게 하지만, 알아차림은 그것이 대상일 뿐 나 자신은 아님을 깨닫게 한다.”
---「2부 창세기 2장 7절의 재해석」중에서

“도화지를 보려면 그림을 잠시 잊으면 된다. 무대를 보려면 연극을 잠시 멈추면 된다. 하늘을 보려면 구름에서 눈을 떼면 된다. 숨을 따라 안으로 한 발짝 들어가면, 거기에 이미 있다. 우리 모두에게…….”
---「나가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