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이 꺼지지 않게 : N번방 이후 6년, 추적단 불꽃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불꽃이 꺼지지 않게 : N번방 이후 6년, 추적단 불꽃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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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원은지

저자:원은지
추적단불꽃대표.반反성착취활동가이자프리랜서기자다.2019년대학생시절팀을꾸려텔레그램‘N번방’사건을최초로취재해디지털성범죄의실상을세상에알렸고,수집한자료를경찰에넘겨수사에협조했다.이후‘텔레그램성착취생태계’,‘서울대딥페이크성범죄’등을추적하며디지털성범죄피해생존자를지원하는활동을이어오고있다.지은책으로『우리가우리를우리라고부를때』(이봄),『N번방이후,교육을말하다:페미니즘의관점』(학이시습)가있다.인스타그램,X,유튜브@56flame

추적단불꽃수상이력
2019년9월제1회뉴스통신진흥회탐사심층르포공모전우수상
2019년11월강원지방경찰청감사장
2020년4월제22회국제앰네스티언론상특별상
2020년4월제2회뉴스통신진흥회탐사심층르포공모전특별상
2020년4월제355회한국기자협회이달의기자상특별상
2020년6월제3회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6월민주상특별상
2020년6월한국방송학회봄철정기학술대회특별상
2020년9월여성가족부장관표창
2020년9월서울국제여성영화제올해의보이스
2020년10월한국YWCA연합회제18회한국여성지도자상특별상
2021년1월민주언론시민연합민주시민언론상특별상
2022년9월KBS우수프로그램상특별상
2024년2월미국국무부국제지도자프로그램(InternationalVisitorLeadershipProgram)선정
2025년1월프랑스시몬베유상(SimoneVeilAward)후보선정

목차

프롤로그
1부지금도여전히,추적단불꽃입니다
또다시찾아온N번방의비극-엘사건취재기
2.나를아는사람중범인이있다-서울대딥페이크사건취재기
3.딥페이크성착취는갑자기생겨나지않았다
4.모두가공범인,아주가깝고거대한가해-겹지방취재기
5.성착취물을팝니다-불법성착취물사이트R추적기

2부물방울은바위를뚫는다
벗어나기보다멀어지기-노라의이야기
손을잡고일어나손을내밀기-사라의이야기
가해자를대리하지않습니다-법무법인혜석박수진대표변호사인터뷰
N번방이후우리는어디까지왔나요?-원민경성평등가족부장관과의대화

3부연대도체력입니다
세개의전화번호,한사람의이야기
단단한선글라스와마스크
나를구원하는루틴
우리는서로를붙잡아
유엔에가다
풋살,나의안전지대

에필로그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기관

출판사 서평

‘팬티’로범인을잡은생생한추적기부터
기자,활동가의눈으로파헤친디지털성범죄의현주소까지
디지털성범죄생태계의최전선에서쓴투쟁의기록

저자원은지의활동은제보로시작된다.그간쌓아온정보력,믿음직한동료들,가해생태계에대한이해가저자의‘무기’다.책의1부「지금도여전히,추적단불꽃입니다」에서는‘제2의N번방’이라불린,아동·청소년을대상으로1200여개의성착취물을제작·유포한‘엘사건’(2022년),서울대학교동문수십명의딥페이크성착취물을제작·유포해파장을일으킨‘서울대딥페이크사건’(2024년),전국각지역과학교단위로개설된‘겹지방(겹치는지인방)’과학생·교사를대상으로벌어진‘교내딥페이크성착취사건’(2025년)등직접추적하거나취재·보도한사건들의전말을생생하게펼쳐낸다.

저자는피해발생이후유포·재유포부터수사와재판에이르는전과정에서피해자를조력해왔다.유포신고및피해물삭제지원,재판증언등사후조력은물론,텔레그램방에서가해자와직접소통해추가피해를막고확보한자료를제공해수사를도왔다.특히텔레그램방에서사용되는은어와디지털성범죄가해메커니즘에대한이해를바탕으로가해자와라포를쌓고‘팬티’를미끼삼아범인검거에성공한‘서울대딥페이크사건’추적기에는그긴박함과간절함이고스란히담겨있다.

이렇듯생생한추적기사이로디지털성범죄사건에서법과수사가왜자꾸만실패하는지날카로운진단이이어진다.책에따르면그간유의미한변화가있었다.2024년9월「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이개정되어딥페이크성착취물제작은물론소지및시청도처벌의대상이되었고,같은해텔레그램이5년만에수사협조에응해관련자료를제공하기시작했다.하지만여전히풀어야할과제도많다.디지털성범죄의경우협박과성착취,유포와재유포가동시다발적으로이루어지므로대면형성폭력처럼가해자한명을특정하여수사하는방식에는한계가있다는게저자의주장이다.또불법촬영물과성착취물이유통되는상당수사이트는해외서버를기반으로운영되는미등록사이트여서국내법상의행정제재를가하기어렵다.‘N번방사건’이후관련법이대폭정비되었음에도‘엘사건’과같은범죄가다시발생할수있었던제도적·수사적허점을짚어내는대목은,6년간피해지원과취재현장을오가며쌓아온경험이있기에가능한분석이다.

『불꽃이꺼지지않게』는한발더나아가현장에남은주요쟁점까지짚어낸다.X나텔레그램같은해외플랫폼과불법사이트의사회적책무를어떻게강화할것인지,최근논쟁이된‘보완수사권폐지’가디지털성범죄수사에어떤영향을미칠것인지등을다룬다.법망과현장사이에어떤간극이남아있는지,지금그간극을메우기위해누가고군분투하고있는지보여준다.

피해이후의삶을써내려가는생존자들
피해자곁에서법과제도를움직이는사람들
각자의자리에서변화를만드는목소리

디지털성범죄가형태만바뀐채되풀이되는이유는무엇일까?저자는우리사회가피해생존자들의목소리에귀기울이지않기때문이라고지적한다.언론은범죄의자극적인측면을부각하고,사건이공론화되면수사에속도가붙어가해자가검거된다.그러나관심은빠르게사그라들고,임시방편에가까운대책만반복된다.진화하는가해양상과피해생존자들의요구가제도와정책에충분히반영되지않는한,협박-제작-유포-재유포로이어지는디지털성범죄의생태계를뿌리뽑기어렵다는것이저자의문제의식이다.이책이피해생존자들과연대자들의목소리를기록하는이유도여기에있다.

책의2부「물방울은바위를뚫는다」에는피해생존자들과전문가들의인터뷰를담았다.이들의이야기는디지털성범죄예방과피해지원이나아갈방향을구체적으로보여준다.끊임없이재유포되는불법성착취물을직접모니터링해온피해생존자‘노라’는초기대응에집중된피해지원의한계,피해자에게친절하지않은수사·사법시스템,현행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삭제지원시스템의미비점을이야기한다.

젠더기반폭력전문법무법인혜석을설립한박수진대표변호사와원민경성평등가족부장관과의인터뷰는,피해지원과제도개선을위해현장에서어떤시도가이루어지고있는지보여준다.텔레그램성착취사건이후사회적경각심이높아지고처벌수위가올라가면서,역설적으로가해자변호시장역시폭발적으로커졌다.(202쪽)박수진변호사는성인지감수성법리를바탕으로가해자측주장에맞서고,피해자에게실질적인도움이될법적장치를만들어온여정을들려준다.원민경장관은신속한유통차단과제재,수사연계등총괄대응을강화하는‘디지털성범죄피해통합지원단’,딥페이크성착취물을사전에차단하는‘AI기반아동·청소년온라인성착취선제적대응시스템’,피해접수부터대응요령과지원절차까지한곳에서확인가능한디지털성범죄피해지원통합홈페이지(d4u.stop.or.kr)등새롭게도입된정책과제도를소개한다.

책의부제속‘끝나지않은이야기’는되풀이되는범죄만을가리키지않는다.각자의자리에서변화를만들어가는사람들의연대또한계속되고있다.이들의목소리는무력감과냉소대신,희망과용기,단단한인내로독자들을이끈다.

영웅도초인도아닌,
한여성청년의성장과연대의기록

3부「연대도체력입니다」는저자의이야기다.피해생존자를조력해오면서언제나기쁨과보람만가득했던것은아니다.피해물을모니터링하고가해자와대화하는건스스로를폭력에노출하는일이기도했다.N번방사건보도이후많은언론의관심을받고수많은상을받았지만,사건의자극성만소비하는일부언론에상처받고자신의배경을둘러싼평가에휘둘리기도했다.독립활동가로별도의지원없이활동하다보니,피해자에게많은도움을주지못할까봐책임감과두려움에짓눌리기도했다.가해자의협박은실질적인위협으로다가왔다.

저자는그시간을딛고스스로를돌보는법을배워온과정을솔직하게들려준다.할수있는일과할수없는일을구분하고스스로안정감을되찾는일상의루틴을만들기까지,그흔들림과나아감의시간은저자가비범한용기와능력을가진영웅이아니라두려워하고흔들리는여느30대여성임을보여준다.국정감사에참고인으로출석해수사실태를증언하고,유엔의‘국가별인권상황정기검토’에참석해한국의디지털성범죄현실을알려유의미한권고를받기까지의여정은한편의성장담처럼읽힌다.

뉴스를보며분노했던사람,청원에이름을보탰던사람,곁의누군가에게이런사건들을설명해본적있는사람.우리는각자의자리에서각자의몫을했다.나는기록했고,당신은읽고움직였다.그사실을나는6년동안한번도잊은적이없다.(19쪽)

이책에서저자가거듭되새기는말은“할수있는일을했다”는것이다.끊임없이되풀이되는디지털성폭력앞에서무력해질때,자신의힘이너무나미약하게느껴질때그는그저할수있는일을찾아다시움직였다.저자는그힘이피해이후에도자기삶의주체로서서가해의구조를바꾸기위해목소리를내고,또다른피해자를향해손내밀었던생존자들에게서왔다고말한다.시간이흐르며어쩌면희미해졌을지모를‘연대’의불씨를이책은다시지피고자한다.


책속으로

‘네임드’는생태계의꼭대기에있는성착취범이다.이들은가장유명하고눈에띄지만,거대한생태계의일부일뿐이다.갓갓과박사는사라져도생태계의뿌리와몸통인시청자와소지자는사라지지않았다.이들역시성착취생태계를구동시키는가해자다.
---p.24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등6개의여성및시민단체는「형사소송법」개정이피해자에게개악
이어서는안된다고밝혔다.보완수사권축소와폐지가권력형성범죄나여성폭력범죄에서피해입증을어렵게하고,2차피해와구제지연을초래할수있다는것이었다.오랫동안수사현장을지켜본단체들의경고였다.개혁의속도가아니라,그설계가누구를중심에두었는지를묻는지적이기도했다.그러나논의는여전히기관간권한배분에머물렀다.
이둘은별개의문제가아니다.외부통제는수사관개인의역량과의지에서비롯된편차를사후에교정하는,사실상유일한안전망이었다.그장치가요구권으로축소되면‘운’의비중이커진수사만이남는다.
---pp.47-48

‘엘’은내가지은가명이다.취재를시작하고8개월만에보도를하게되면서임의로이름을붙이게되었
다.엘이텔레그램에서사용하는닉네임은전혀다른것이다.
N번방의창시자‘갓갓’문형욱,박사방의우두머리‘박사’조주빈.이들은모두텔레그램에서실명이아닌닉네임을썼다.그들이제작한성착취물에는갓갓,박사의수식어가붙어유포되었다.그들의후계격인엘역시비슷한양상이었다.N번방보도이후가해자닉네임을검색해성착취물을찾아보는사람들이오히려늘어나는뼈아픈경험을한터라,본래닉네임을쓰지않기로했다.
---pp.55-56

‘N번방방지법’이라불리는법안개정의골자는크게두가지였다.하나는촬영물소지·구매·시청,허위영상물편집·반포같은새로운유형의범죄를신설하고처벌을강화한것.다른하나는연매출10억원이상,일평균이용자10만명이상인부가통신사업자에게불법촬영물을관리·감독할책임을지운것이었다.정작온라인그루밍을처벌하는조항은이때함께만들어지지않았다.그건1년반가까이지난2021년9월에야「청소년성보호법」이다시개정되면서뒤늦게신설되었다.표면적으로는촘촘해보였지만,엘사건을취재하면서나는이법이정확히어디서,그리고언제비껴가는지몸으로확인했다.
---p.65

2019년여름부터텔레그램성착취생태계를추적해오면서나는디지털성범죄세계의‘은어’를잘이해하고있었다.제법비슷하게구사할수도있었다.범죄자에게접근할때나는새로운페르소나를만들어낸다.사회규범에적당한반감을가지고있고,반쯤나사가풀린상태의남성이다.연령대와직업,대인관계,성격,MBTI등은상황에맞게미리준비한다.정체를속이고상대와대화를하다보면정체성에혼란이오거나허를찔리는순간이찾아오는데,미리설정해둔페르소나에집중해야의심받지않고대화를이어갈수있다.
---p.78

법의사각지대에놓인불법성착취물사이트문제는더심각하다.운영자가누구인지특정되지않다보니관계기관의삭제요청이대부분받아들여지지않는다.인천디지털성범죄예방대응센터의경우,2024년1월부터9월말까지성인사이트를대상으로565건의삭제요청을했지만,요청이받아들여진것은20퍼센트정도에불과했다.
---pp.109-110

겹지방은2025년3월기준,이전과마찬가지로전국시도별로카테고리를나눠운영되고있었다.참여자들이효율적으로‘겹치는지인’을찾을수있는시스템이다.예를들어‘경상북도’라는겹지방대화방에“부산09···(이름)”라는메시지가올라오면,누군가“나도아는지인”이라고호응한다.그때부터이들은개인텔레그램(약어‘ㄱㅌ’)으로대화를이어가며,딥페이크범행을저지른다.일종의‘공범’찾기모임인셈이다.
---p.118

2024년8월텔레그램창업자파벨두로프가프랑스에서아동음란물유포와범죄방치혐의로체포되었다.그때부터변화가이루어졌다.11월‘자경단사건’을계기로한국경찰과의공조체제가구축되었고,2025년6월기준텔레그램은경찰의수사요청에95퍼센트이상응하고있다.5년간응하지않던협조가현실화된것이다.반가운변화다.
---p.133

여러불법성착취물이유포되는사이트R에,본인의피해영상이지난두달간꾸준히재업로드되었다고했다.K씨는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통해삭제요청을해도,지속적으로올라오는피해영상에하루하루가슴을졸이며살아갈수밖에없었다고증언했다.그는일주일중절반의시간을사이트R을모니터링하는데썼다.심지어본인의피해영상이올라오는지확인하는데필요한‘포인트’를적립하고자하루도빠짐없이사이트에출석체크를해야했다.
---p.137

이렇게영상이누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