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삶과 죽음 이후의 세계

오늘의 삶과 죽음 이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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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생과 사는 서로 다른 두 길이 아니다. 한 몸에서 나온 빛과 그림자와 같다. 햇빛이 비치면 그림자는 언제나 나를 따라오고 내가 멈추면 그림자도 멈춘다.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내가 있어야 죽음도 존재한다. 우리는 흔히 죽음을 끊어내야 할 적으로 생각한다. 조금만 시선을 바꾸면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을 비추는 스승이다.
죽음은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무엇을 놓아야 하는지, 무엇을 사랑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조용한 안내자다. 죽음을 떠올릴 때 비로소 하루가 소중해진다. 만남이 귀해지고 이 순간이 선물이 된다. 나는 오래도록 ‘사후세계’라는 주제를 탐색해 왔다. 칠십이 넘어선 지금은 살아온 시간보다는 살아갈 시간이 적어서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과학이 모든 것을 증명하는 시대라 해도 보이지 않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공기는 보이지 않지만 없으면 죽는다. 사랑은 측정할 수 없지만, 우리 삶을 움직인다. 의지와 인식은 과학으로 증명을 할 수 없지만, 사람의 행동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죽음 이후의 세계 역시 눈으로 볼 수 없다. 그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살 것인가에 따라 우리의 삶은 크게 달라진다. 만약 사후세계를 믿지 않고 산다면 삶은 우연이고 죽음은 끝이다. 그러면 무엇을 남기고 떠날 것인지,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 미래보다는 현실 중심적인 삶이 된다. 반대로 사후세계를 믿는 사람은 삶을 하나의 여정으로 보고 죽음을 다른 문으로 받아들이며 날마다 더 충실하고 책임 있게 살아간다.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갖게 되는 삶이 된다.
특정 종교나 신념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죽음 앞에서 두려움보다는 이해와 평온을 갖기 위해 지혜로운 편안한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서 사후세계에 관한 다양한 연구와 사례, 전통과 현대의 담론을 조화롭게 담으려 한다. 스베덴보리는 사후세계의 질서와 구조를 체험적으로 기록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의 심리 과정을 통해 인간 영혼의 성숙을 보았다. 이안 스티븐슨은 수천 건의 환생 사례를 통해 의식의 연속성을 탐색했다.

뇌사 상태에서 깨어난 하버드 신경외과 의사 이븐 알렉산더는 과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험을 통해 “의식은 뇌를 넘어선다”라고 말한다. 영매 제임스 밴 프래그는 “삶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라고 강조한다. 죽음을 또 하나의 시작으로 바라본다.
사후세계는 아직 누구도 완전히 증명할 수 없는 영역이다.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질문해야 한다.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회장은 죽기 전에 질문 24개를 만들어 가톨릭 신부에게 보냈다.

▶ “인간이 죽은 후에 영혼은 죽지 않고 천국이나 지옥으로 간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 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 영혼은 존재하는가?
▶ 죽음 이후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 지옥, 천국, 윤회, 부활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아름답게 떠날 수 있는가?”

이 책은 ‘죽음 이후의 세계’를 증명하려는 책이 아니다. 그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오늘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죽음과 함께 걷는 인생은 두려움이 아니라 나침반을 얻는다.

죽음이 삶을 안내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삶을 온전히 사랑하게 된다. 독자 여러분의 삶을 조금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 줄 작은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26년 7월
최웅열
저자

최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