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것은 다 님이다

그리운 것은 다 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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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용운,동국문학인회

저자 : 한용운

저자 : 동국문학인회

목차


인사말
만해 『님의 침묵』 발간 100주년 기념 걸개시를 열다
| 김금용(시인·동국문학인회 회장)

1부 초대시
한용운 님의 침묵
한용운 알 수 없어요
한용운 나룻배와 행인

2부 회원시
강민숙 | 차마고도
강상윤 | 무명
강서일 | 그리운 것은 다 님
강희근 | 가을미인을 만나고 싶다
고영섭 | 시집 한 권
공광규 | 대천 바다
기 혁 | 물질과 기억
김금용 | 등짝을 때리는구나
김느티 | 기룬 것은
김시림 | 먼바다 돌아온 바람
김유림 | 화엄華嚴
김진명 | 백야의 푸른 잎맥
김춘식 | 키스
남현지 | 눈
동시영 | 수종사
문봉선 | 약속
문정희 | 가을 사람
문효치 | 고요
박인걸 | 비 오는 날
박종일 | 다시 쓰는 님의 침묵
박판식 | 너의 얼굴을 꽃병에 꽂아둔다
박형준 | 말없는 다정
배정빈 | 돌계단
서정란 | 백년의 찬가
손현지 | 님의 침묵
송삼용 | 울림이 오기 전
심봉구 | 은밀한 전설
염은초 | 알 수 없어요
유계영 | 생각의자
유병란 | 님의 고요
윤고방 | 유리구두 한 짝
윤제림 | 이모는 약속을 지켰다
윤 효 | 숨은 꽃
은이정 | 인적 오류
이경교 | 장미도 월식을 아는가
이경철 | 환하다
이명지 | 인생은 끝없는 탐구여서
이상호 | 꽃무릇
이서연 | 이제 침묵을 거두시고
이선녀 | 꽃숨
이영경 | 칠석
이윤학 | 잠긴 방문
이혜선 | 그치지 않는 종소리 만해 한용운
임보선 | 내 안의 그대
정민나 | 알 수 없어요
정우림 | 적심摘心
정일주 | 비
정지윤 | 다시는 못 볼 것처럼
조미경 | 연꽃
주선미 | 기억을 닦으면 별이 뜰까
하승윤 | 나비 타투
한백양 | 월동越冬
홍사성 | 비누 보살
홍신선 | 매미의 시
휘 민 | 화탁

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알 수 없어요>

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나룻배와 행인>

한용운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 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