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 논시시선(큰글자책)

한유 논시시선(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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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당송 팔대가 중 한 사람이자 당시(唐詩)의 거두인 한유의 시 가운데 논시시(論詩詩) 20수를 골라 엮었다. ‘논시시’란 ‘시로써 시를 논한 시’, 즉 시로 쓴 시 비평이다. 한유는 문장으로 시를 쓰는 이문위시(以文爲詩)를 주장해 서정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던 시에 의론을 끌어들였으며 산문적 기법을 적극 활용해 이후 의론시인 송시가 발전하는 기틀을 마련했는데, 이러한 한유의 문학관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바로 논시시다. 고문의 대가였던 한유는 산문의 예술 특징을 시에 끌어들여 이후 논시시가 양산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으며, 옛사람의 진부한 시어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통해 구체적 표현을 개발해 냄으로써 논시시에 이런 기법이 뿌리를 내리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유의 작품과 논시시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이종한 교수가 정확한 번역과 상세한 해제, 깊이 있는 해설로 한유의 빼어난 작품들을 소개한다.
저자

한유

한유(韓愈,768∼824)는중국중당(中唐)때의사상가요정치가인동시에위대한산문작가이며특색있는시인으로,사상계·정계·문단등다방면에걸쳐걸출한발자취를남긴인물이다.자가퇴지(退之)고하내(河內)하양(河陽)곧지금의허난성(河南省)멍저우시(孟州市)사람이다.군망(郡望)을중시한당시관습의영향을받아본인스스로창려(昌黎)사람이라고한관계로‘한창려(韓昌黎)’로,마지막관직이이부시랑(吏部侍郎)이어서‘한이부(韓吏部)’로,시호가‘문(文)’이어서‘한문공(韓文公)’으로도불린다.
한유는위진남북조를거치면서쇠퇴한유학을부흥시키고불교와도교를배척하는주장을전개했으며,군벌들의지방할거(割據)를반대해토벌전쟁에참여하여공을세웠고당시의정치적폐단을공격하는데용감했으며,지방관으로있을때백성들을위해많은치적을남겼다
산문방면에서그는육조(六朝)이래문단을풍미해온변문의폐단을통렬하게지적하고,선진(先秦)과양한(兩漢)이전의고문전통을회복할것을힘써주장하면서유종원등뜻을같이하는무리를이끌고당대(唐代)고문운동을주도했으며시가(詩歌)방면에도창조정신을발휘해신기하고웅건한풍격의독창적인일가의경지를이룩했다.

목차

맹교선생시(孟生詩)
잡시(雜詩)
맹교에게답하며(答孟郊)
술에취해맹동야를만류하며(醉留東野)
병중에장씨댁열여덟째에게(病中贈張十八)
팽성으로돌아와(歸彭城)
현의관아에서감회가있어(縣齋有懷)
봄날의감회2(感春其二)
취중에장비서에게(醉贈張祕書)
인재를추천하며(薦士)
최입지평사에게(贈崔立之評事)
노동에게(寄盧仝)
노씨댁넷째운부사문원장이가을을바라보며지은시에답하며(酬司門盧四兄雲夫院長望秋作)
범양으로돌아가는무본스님을보내며(送無本師歸范陽)
장적을놀리며(調張籍)
영스님이금타는소리를듣고(聽穎師彈琴)
마시랑이술을보낸것에답하며(酬馬侍郞寄酒)
장안성남쪽에서독서중인한부에게(符讀書城南)
복야상공께서조회에서돌아와보내주신시에화답하며(和僕射相公朝迴見寄)
가도에게(贈賈島)

참고문헌
해설
지은이에대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진부함을거부하고새로운고문(古文)의표준을제시하다
중국문학사에서한유가차지하는비중은결코작지않다.그는시가와산문양대방면에서큰업적을남겼는데,우선산문방면을보면겉치레에치중한변문(騈文)의폐단을비판하고문학의본뜻을중시하는선진(先秦)과양한(兩漢)이전의고문전통을회복할것을힘써주장하면서유종원(柳宗元)과함께‘고문운동(古文運動)’을주도했다.특히진부한문체를거부하고,참신하면서도어법에맞는새로운고문의표준을제시해,중국문학사에서‘백대문종(百代文宗)’으로추앙되고있다.

문장으로시를쓰다(以文爲詩)
고문의대가인한유는고문이지닌예술특징을시로끌어와중국시의일대전환을이루는데결정적계기를제공했다.바로‘이문위시(以文爲詩)’로불리는시의산문화와의론화다.그는서정성이강한중국시에의론적요소를적극적으로끌어들이고,산문적언어나문장구조를거리낌없이시속으로도입해시의새로운경지를개척하고그영역을확대했다.이러한흐름은이후송시로이어져당시와는다른송시만의차별성을지니게만들었다.또한한유가창도한시의산문화와의론화경향은‘이시논시(以詩論詩)’,곧시로써시를논한‘논시시’라는독특한시비평양식과관계되는작품이탄생하는관건이되었다.

시로써시를논하다(論詩詩)
시문학의창작이크게흥성한당나라때는시로써서로칭찬하는기풍이성행하기시작해서,이것이비평에까지영향을미쳐증답(贈答)곧주고받기의방식으로상대방을칭송하는시가출현했다.즉,‘표방비평(標榜批評)’이란서로치켜세우며칭찬하는시를주고받으면서시에대한품평을곁들이는비평방식이다.이러한논시시(論詩詩)의연원은중국시의고전적권위인《시경》까지거슬러올라갈수있으며,당나라때성행하기시작해북송시대에이르면논시시가시화와함께시를논하는주된양식으로자리잡는다.특히한유는고체시라는자유로운형식을십분활용해뛰어난논시시를다수남겼으며그중에서도오언고체시인〈인재를추천하며(薦士)〉는이백의〈고시의기풍을본받아(古風)〉제1수및두보의〈우연히쓰며(偶題)〉와함께중국시의역사를다룬대표적논시시로손꼽히고있다.

사물의외양을구체적으로묘사해낸시어를창출하다
한유는문장에서진부한표현을극도로경계했는데,시에서도마찬가지로기발하고특출한표현을쓰려고노력했다.이러한그의노력은논시시에서도그대로드러나,옛사람들의진부한시어를답습하지않고형상적비유를통한구체적표현을창조해내어후대에널리쓰이도록만들었다.즉,논시시는시론에관한내용을다루고있지만,양식상어디까지나시이므로형상적비유를널리구사하는기풍이뿌리내리게만든것이다.본문에서소개한시구를보면그참신하고도생동감넘치는표현에놀랄수밖에없다.그러면서도한유는시에서도허사를적극적으로활용하고시구길이를과감하게조절하는등,산문적기교를적극활용해시가가진한계를벗어나명확한의미를전달할수있도록했다.


이책은첸중롄(錢仲聯,1908∼2003)의《한창려시계년집석(韓昌黎詩繫年集釋)》상·하[상하이구지출판사(上海古籍出版社),1984]를원전으로삼아여기에수록된418수중특히한유의문학관을가장잘드러내는논시시20수를골라소개한다.우리나라중국문학계최초로논시시를체계적으로연구했으며,30년이넘게한유의문학을연구해온이종한교수가자세한주석과친절한해제로독자를한유의시세계로안내한다.옮긴이가한유의산문중편지글을뽑아옮긴《한유서간문》(지식을만드는지식,2021)과함께읽으면한유의사상과문학관을더욱잘이해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