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의 거리

시체의 거리

$21.40
Description
작가 오타 요코는 태평양전쟁 말기, 연합군 공습을 피해 고향 히로시마에 돌아가 있다 원자폭탄 피해를 당했다. 작가는 원폭 피해 당사자로서 원폭 투하 직후인 1945년 8월부터 11월까지의 참상을 냉정한 시선과 섬세한 필치로 이 소설에 모두 담아냈다. 옮긴이 정향재는 당시 사건 양상과 피해 지역, 관련 인물에 대한 상세한 주석 133개를 달아 전문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히로시마 등지에서 소설에 언급된 신문 자료 8점을 직접 수집해 와 이 책에 실었다. 이외에도 이 책에 원폭 피해 지역 지도 2점과 피해자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그림인 우키요에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 1760∼1849)의 《100개의 이야기(百物語)》 중 〈오이와 씨〉 1점을 실어 몰입감을 높였다.
저자

오타요코

(大田洋子,1903∼1963)

히로시마에서출생한오타는1929년《성모가있는황혼(聖母のゐる黄昏)》을발표하며작가로데뷔한다.1939년에는《해녀》가추오코론출판사의지식계급총동원현상에,그리고이듬해에는《벚꽃의나라》가《아사히신문》창간50주년기념현상소설공모에1등으로입상한다.이는대중들에게널리이름을알리는계기된한편,이작품들이담고있는당시의국책옹호적내용으로인해후에,오타는비판의대상이되기도한다.1945년피난지였던히로시마에서피폭당한후,그체험을살린소설《시체의거리》를창작하지만점령군의언론통제로즉시출간하지는못하고,1948년에이르러서야추오코론에서출간하게이른다.이후,오타는1950년대초반까지자신의원폭체험을소재로한작품인《시체의거리》복원판,《인간남루(人間襤樓)》,《반인간(半人間)》등을창작했다.원폭으로인한후유증으로건강이악화되는가운데1950년대중후반부터는자신의주변,특히노모를주인공으로하는《80세(八十歳)》,《84세(八十四歳)》등의사소설적인심경소설을발표함으로원폭을중심으로한사회문제에서개인으로소설의소재를바꾼다.1963년〈왜그녀는떠도는가〉를연재하던중심장마비로세상을떠나원폭으로굴곡진이세상과도창작의세계와도이별한다.

목차

귀곡의가을
무욕,무기력
운명의도시,히로시마
거리는시체의산더미
휴식의수레
바람과비
늦가을의거문고

해설
지은이에대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제목만으로이미섬뜩함을느끼게하는《시체의거리》.제목의‘시체’는1945년8월히로시마에떨어진원자폭탄의피해를입고사망혹은사망에이르는사람들의모습을일컫는다.이소설은고향히로시마에서원폭피해를입은작가오타요코가환난에꺾이지않고작가혼을실어한자한자눌러쓴역작이다.원자폭탄투하직후인1945년8월부터11월까지3개월간작가자신이겪은일을가감없이모두담았다.원폭문학연구회사무국의나카노가즈노리(中野和典)후쿠오카대학(福岡大学)교수는이소설에대해"혼란속에서도병고를억누르며메모를했던작가혼이특별하여감동했다.특히후반부에죽음에위협당하면서도살아있는자의심리를잘그려내고있다”라고높이평가했다.
피폭이전에이미어느정도작가로서이름을알리고있던오타요코는전쟁후,원폭과관련없는작품을쓰려고했으나그럴수없었다고한다.도시와인간이모두무너져내린처참한광경이구체적환영이되어작가의머릿속에맴돌며다른작품에대한영감을모두쫓아버린것이다.《시체의거리》는이처럼작가가뇌리에서지우려야지워낼수없었던당시의처참한상황을매우구체적으로기록한다큐멘터리성소설이다.이는원폭소설의특징이라고도할수있지만원폭피해당사자가현지의참상을직접낱낱이서술한것이라더욱가치가높다.오타요코는원폭의피해를입고죽음의공포에시달리면서도,이미죽은시체들로가득찬시가지,강가에떠있는시체,그것을보고도갈증때문에강에뛰어드는사람들의모습들에서눈을떼지않았다.피해자였지만동시에작가였기에자신이보고,듣고,느낀것을끝끝내글로적어내게한사명감이야말로오타요코를다시일으킨힘이었다.
이소설에서작가는자신이직접경험한것외에도히로시마시전체의상황을신문기사를인용해소상히밝히고있다.피폭이후사상자의숫자등을밝히는신문기사를그대로소설에가져왔으며,피폭한달후에도계속해서사망자가생기거나아무상처도없던사람이갑자기죽어나가는현상등이원자폭탄병에의한것임도신문기사를인용해드러냈다.이렇게작가는개인의사적경험을넘어히로시마시전역의피해양상,원자폭탄병에관한현상과전문지식까지이소설에서모두다루어냈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선보이는이번책은특히,소설의사실성을더할자료로소설에언급된신문자료를8점수록한것외에도히로시마의원폭피해지역지도,작가가머무르던지역의하쿠시마구켄초지도,원폭피해자의모습으로묘사된요쓰야괴담의오이와(お岩)를그린우키요에를함께실어독자들의몰입감을한층더끌어올렸다.
오타요코는소설의말미에“내가여러고통속에서도한권의책을쓰는의미”는“일본을참된평화로이끌기위한것”라고말한다.세계곳곳에서전쟁의위기가다시금고조되고있는지금,이책이평화의의미를일깨우는계기가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