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백전(큰글자책)

장백전(큰글자책)

$28.00
Description
우리나라의 수많은 영웅소설 가운데 비교적 초기의 작품이다. 몽골족이 세운 원나라를 무너뜨리고 약 삼백 년 동안 중원을 지배한 한족(漢族)의 왕조인 명나라의 창업 과정을 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작품에서 명나라를 창업하는 주원장이 조선인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조선 출신의 이민족이 천명을 받아 명나라 천자가 됐다는 서사는, 역동하고 있던 조선 후기의 시대사상을 날카롭게 반영한 것으로, ‘천명(天命)’이 중화를 떠나 이민족에게도 존재할 수 있다는 새로운 인식을 표출한 것이다.
저자

작자미상

주수민(周修旼)은서울에서출생했다.홍익대학교국문과를졸업하였고뒤늦게공부를다시시작하여충북대학교교육대학원에서국어교육을전공하여교육학석사학위를받았다.이후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학대학원박사과정에진학하여고소설을공부하고2017년〈고전소설에나타난중국인식연구−원·청배경작품을중심으로〉라는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홍익대학교및남서울대학교에서시간강의를하였으며,홍익대학교에서박사후연구원으로2년간근무한뒤2020년부터현재까지한국학중앙연구원전통한국연구소에서학술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처음에는중국배경작품들이다수를차지하는고소설의서사적특성을고려하여고소설의‘중국배경’에학문적관심을가지고해당작품들에나타난중국에대한작자인식을연구했고이를통해중국배경고소설작품들이중국에대한소설향유자들의인식을상당히입체적으로반영하고있다는사실을확인했다.그리고그과정에서고소설의시공간배경에대한실증적인검토의필요성을인식하고현전하는상당수의작품을검토의대상으로하여유형별로배경연구를수행하기도했다.현재는중국의역사적왕조를배경으로서사를전개하고있는조선후기장편소설작품들을대상으로각작품에나타난중국의역사담이어떠한서사적기능을수행하고있는가를연구하고있다.〈〈장백전〉의형성동인과주제의식〉및〈〈현수문전〉이본연구〉를비롯하여〈조선후기가문소설의시·공간배경과재위황제〉,〈광무제시대배경의한국고소설〈옥환기봉〉의서사적의의−중국TV사극〈수려강산지장가행〉과의비교를중심으로〉,〈〈화정선행록〉의창작방식연구−역사인물의소설화양상과방식을중심으로〉등여러편의논문을학계에발표했다.

목차

장백전
원문

해설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1368년몽골족이세운원나라를무너뜨리고약300년동안중원을지배한한족(漢族)의왕조,명나라의창업과정을담고있는왕조교체형영웅소설이다.일찍이부모를잃고누이와헤어져고난을겪는‘장백’과조선출신의걸인으로형상화되는‘주원장’이중원의자리를두고대결한다.
우리나라영웅소설의대부분은명나라나송나라같은한족의왕조를배경으로하여‘오랑캐’라불리는이민족의침입을물리치는주인공의영웅담을서사화한다.이러한구도에는병자호란이후한반도에형성된‘명나라에대한의리를지키고청나라를배척하자’는당대인들의숭명배청(崇明排淸)의식이반영되어있다.그러나《장백전》이창작된18세기무렵,명나라는이미역사속으로사라졌으며,청나라는‘호운불백년(胡運不百年)’즉,오랑캐의운수는백년을넘지못한다는오랜믿음을깨고100년이넘는시간동안중원을지배하고있었다.나아가강희제-옹정제-건륭제로이어지는삼대성군(聖君)을배출하며정치적안정과문화적번영을누리고있었다.
《장백전》의서사에는당대의변화한대청인식이고스란히반영되어있다.동국출신의걸인으로그려지는주원장에게서존명의식의소멸을엿볼수있고,나아가그가중원을차지하여천자가된다는서사는‘천명(天明)’이이민족,즉청나라로옮겨간정세를반영하고있는것이다.즉,《장백전》의주원장은망해버린명나라태조와당대중원의주인인청나라를동시에상징한다.
한편,당대의보수적인관점에서보자면‘천명’은한족출신인장백에게있어야마땅하다.그러나장백은고귀한혈통과능력,확고한창업의지를가졌음에도결국은창업주가되지못한다.장백은여러과정을통해‘천명’이결국주원장에게있음을인정하게된다.이러한장백의모습은오랜번영을지켜본후에야청나라로‘천명’이옮겨갔음을인정한조선인들과닿아있다.《장백전》의주원장이그렇듯이,장백역시천명이떠나버린한족을상징하는동시에청나라의존재를인정해가는조선인의모습을담고있는복잡한상징물인것이다.이처럼청나라에대한조선의변화한인식을역사적인물인주원장과허구적인물인장백을통해절묘하게구현해낸《장백전》은명나라의창업과정을그린《유문성전》,《주원장창업실기》,《석일태전》을비롯해수많은작품의창작에다대한영향을미치는가운데,20세기중반까지다양한매체로유통되며무려200년동안이나독자들의사랑을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