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련

강상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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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신소설 작가로 알려진 이해조는 널리 구연되고 있던 대표적인 판소리 4작품〈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토끼 타령〉을 산정(刪正)해 신문이라는 근대적 매체 안에서 활자화했다. 듣기 텍스트를 읽기 텍스트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강 위의 연꽃’이라는 뜻의 《강상련(江上蓮)》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임당수에 몸을 던지는 심청의 이야기 《심청전》을 새롭게 개작한 작품이다. 1912년 3월 17일부터 4월 26일까지 《매일신보》에 연재됐다. 《옥중화》와 함께 근대 문학기 활자본 고전소설이 성행하는 발판을 마련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저자

이해조지음,권순긍옮김

이해조(李海朝,1869∼1927)는친일개화노선을지향한이인직(李人稙,1862∼1916)과달리애국계몽노선을표방했다.경기도포천에서인조의셋째아들인평대군(麟坪大君)의10대손으로,이철용(李哲鎔)의3남1녀중맏아들로태어났다.호는열재(悅齋),이열재(怡悅齋),동농(東濃)이며,필명은선음자(善飮子),하관생(遐觀生),석춘자(惜春子),신안생(神眼生),해관자(解觀子),우산거사(牛山居士)등을사용했다.
1906년11월부터잡지《소년한반도(少年韓半島)》에소설《잠상태(岑上苔)》를연재하면서본격적인작품활동을시작했다.주목되는작품인《자유종(自由鐘)》(1910)은봉건제도에비판을가한정치적개혁의식이뚜렷한작품이다.특히여성의사회적지위향상,신교육의고취,사회풍속의개량등계몽의식이두드러진다.
처첩문제,계모의박해등을보여주는《빈상설(鬢上雪)》(1908)·《춘외춘(春外春)》(1912)·《구의산(九疑山)》(1912)이나미신타파를내세운《구마검(驅魔劍)》(1908),일반적인젊은남녀의만남과헤어짐의사연에중점을둔《화세계(花世界)》(1911),《원앙도(鴛鴦圖)》(1911),《봉선화(鳳仙花)》(1913)등36편의작품을발표해신소설최고의작가로평가된다.모두봉건부패관료에대한비판,여권신장,신교육,개가문제,미신타파등의새로운근대의식과계몽의식을담고있다.
특히1912년《춘향전》,《심청전》,《흥부전》,《토끼전》등의판소리를명창박기홍(朴起弘)조(調)나,심정순(沈正淳)의창(唱)을듣고각각《옥중화(獄中花)》,《강상련(江上蓮)》,《연의각(燕의脚)》,《토의간(兎의肝)》등으로산정(刪正)해《매일신보(每日申報)》에연재하고단행본으로도출판해‘활자본고소설(이야기책)’의유행을주도했다.

목차

제1장어화둥둥내딸이야
제2장여보마누라,날버리고어디가오
제3장젖동냥으로키우고,밥빌어봉양하고
제4장공양미삼백석에눈을뜬다면
제5장삼백석에몸을팔아
제6장임당수에떨어지는꽃한송이
제7장용궁간심청,뺑덕어미만난심봉사
제8장연꽃에담겨생환해황후가되니
제9장맹인잔치가는길,멀고도험하구나
제10장부녀상봉하고눈을뜨니

해설:눈먼아버지를위한자기희생과구원
지은이에대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눈먼부친을위해임당수에몸을던지는심청의행위는효(孝)인가,불효(不孝)인가.아버지를위해자신의몸을바쳤으니지극한‘효’임에는틀림없지만,자신의몸을죽음으로내몰아부모의마음을아프게했으니막대한‘불효’이기도하다.《효경(孝經)》에의하면효의기본은‘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즉,‘몸과머리카락과피부는부모가물려준것’이어서부모가물려준몸을그대로보존하는것이다.심청이는부모가물려준귀한몸을죽음으로내몰았으니이야말로불효막심한것이다.그런데심청의행위를불효로규정짓다보면뭔가잘못됐다는느낌을떨칠수없다.“하늘이낸큰효녀”심청이가어찌불효인가?
유교적윤리규범의잣대로따지다보면부모가물려준몸을잘보존해야한다는‘효’의입장과부친을위해임당수에뛰어드는고귀한자기희생은개념상서로충돌한다.심청의행위는봉건적윤리규범인‘효’가아니라,기꺼이자기희생을감수하는아버지에대한깊은사랑때문으로이해해야한다.죽을수밖에없었던자신을온동네를돌아다니며젖동냥을해키워준눈먼아버지에대한인간적인보답,더할수없는육친에대한사랑에서비롯된것이다.
심청의자기희생과환생은묘하게도기독교에서말하는고난에찬예수의삶과부활을닮았다.예수의삶과부활이그러한것처럼심청은지극히고귀한천상의세계에서인간세상으로내려와모진고난을겪었다.모진고난의전환점이되는것이바로아버지의눈을뜨게하기위해희생을감행하는순간이다.임당수에뛰어든심청이는용궁에환생한다.이후로는영광의꽃길이펼쳐진다.용궁에서의환생이앞으로펼쳐질영광된삶의서막이라면부녀상봉과심봉사의개안(開眼)은그절정에해당한다.아버지와다시상봉한심청이는체면을돌아보지않고궁녀들을물리치며심봉사에게와락뛰어든다.눈이뿌옇게구름낀것처럼자욱하던심봉사는순간활짝하고눈을뜬다.심청이의고귀한자기희생이기적적인구원으로이어진것이다.

*이해조의판소리개작소설4종을동시에소개합니다.
《춘향전》을개작한《옥중화(獄中花)》(이해조저,권순긍역,지만지한국문학,2024)
《심청전》을개작한《강상련(江上蓮)》(이해조저,권순긍역,지만지한국문학,2024)
《흥부전》을개작한《연의각(燕의脚)》(이해조저,장유정역,지만지한국문학,2024)
《토끼전》을개작한《토의간(兎의肝)》(이해조저,장유정역,지만지한국문학,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