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의 간(큰글자책)

토의 간(큰글자책)

$34.00
Description
신소설 작가로 알려진 이해조는 널리 구연되고 있던 대표적인 판소리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토끼 타령〉을 산정(刪正)해 신문이라는 근대적 매체 안에서 활자화했다. 듣기 텍스트를 읽기 텍스트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토끼의 간’이라는 뜻의 《토의 간(兎의 肝)》은 용왕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육지에 온 자라에게 속아 수궁에 갔던 토끼가 신통한 꾀로 위기를 벗어나는 토끼와 자라 이야기를 새롭게 개작한 작품이다. 1912년 6월 9일부터 7월 11일까지 《매일신보》에 연재된 작품으로 바다의 짭짤한 감촉과 육지의 아기자기한 유머가 뿜어내는 풍자의 묘미가 담겨 있다.
저자

이해조지음,장유정옮김

이해조(李海朝,1869∼1927)는친일개화노선을지향한이인직(李人稙,1862∼1916)과달리애국계몽노선을표방했다.경기도포천에서인조의셋째아들인평대군(麟坪大君)의10대손으로,이철용(李哲鎔)의3남1녀중맏아들로태어났다.호는열재(悅齋),이열재(怡悅齋),동농(東濃)이며,필명은선음자(善飮子),하관생(遐觀生),석춘자(惜春子),신안생(神眼生),해관자(解觀子),우산거사(牛山居士)등을사용했다.
1906년11월부터잡지《소년한반도(少年韓半島)》에소설《잠상태(岑上苔)》를연재하면서본격적인작품활동을시작했다.주목되는작품인《자유종(自由鐘)》(1910)은봉건제도에비판을가한정치적개혁의식이뚜렷한작품이다.특히여성의사회적지위향상,신교육의고취,사회풍속의개량등계몽의식이두드러진다.
처첩문제,계모의박해등을보여주는《빈상설(鬢上雪)》(1908)·《춘외춘(春外春)》(1912)·《구의산(九疑山)》(1912)이나미신타파를내세운《구마검(驅魔劍)》(1908),일반적인젊은남녀의만남과헤어짐의사연에중점을둔《화세계(花世界)》(1911),《원앙도(鴛鴦圖)》(1911),《봉선화(鳳仙花)》(1913)등36편의작품을발표해신소설최고의작가로평가된다.모두봉건부패관료에대한비판,여권신장,신교육,개가문제,미신타파등의새로운근대의식과계몽의식을담고있다.
특히1912년《춘향전》,《심청전》,《흥부전》,《토끼전》등의판소리를명창박기홍(朴起弘)조(調)나,심정순(沈正淳)의창(唱)을듣고각각《옥중화(獄中花)》,《강상련(江上蓮)》,《연의각(燕의脚)》,《토의간(兎의肝)》등으로산정(刪正)해《매일신보(每日申報)》에연재하고단행본으로도출판해‘활자본고소설(이야기책)’의유행을주도했다.

목차

제1장용왕의병이깊구나
제2장수궁조정비린내가종로어시장이네
제3장별주부육지나가토끼를생포하리
제4장윗자리를차지할동물누구인가
제5장호(虎)선생이오?토(兎)선생이오?
제6장토생원벼슬하러수궁가네
제7장가마를대령하라,아니주리를틀라
제8장토끼간(肝)없이왔사오니원통하오
제9장명약을내리니용왕살았구나
제10장죽을고비마다주둥이가명의로세

해설:바다와육지를가로지르는말의성찬
지은이에대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수정궁낙성식에참여했다가온갖바람을맞아죽을병에걸린남해용왕광리왕.용왕의병을치료할토끼의간(肝)을구하기위해육지에올라온자라.“수궁으로이사하면병조판서는이미떼어둔당상”이라는자라의꾐에넘어가수궁으로가지만,신통한꾀를써위기를벗어나는토끼.우리에게익숙한토끼와자라이야기는《토끼전》,《별주부전》,《토생전》,《토처사전》,《토별산수록》등전하는이본만120종이넘는한국의대표적인고전이다.
《토의간(兎의肝)》의저본이된것은판소리〈토끼타령〉이다.이해조는판소리창극에서구연되고있던〈토끼타령〉을듣고이를산정(刪正,쓸데없는것을없애바르게하다)해1912년6월9일부터7월11일까지《매일신보》에《토의간》이라는제목으로연재했다.《춘향전》을개작한《옥중화》,《심청전》을개작한《강상련》의성공과인기에힘입어《토의간》까지연재할수있었던것이다.
토끼와자라이야기는우리에게아주익숙하지만정작《토의간》의형식은낯설다.난해한한문고투의문장들이파도처럼밀려오기때문이다.다른작품에비해해학과말장난이특히두드러지는《토의간》은더욱심하다.광리왕의병을묘사하기위해각종한의학지식이동원되고,수궁조정신하들을묘사하기위해수십명의중국고대인물의행적이나열된다.토끼와자라는서로를속이기위해사서(四書)와삼경(三經)을들먹이는가하면,산과바다를오가는여정의풍광을중국의한시를원용해묘사한다.바다와육지를가로지르는말의성찬인것이다.
이해조의판소리개작소설은근대문학기활자본고전소설이성행하는발판을마련했다.그러나활자본고전소설의인기는당시근대문학자들에게반가운현상만은아니었다.20세기초‘근대소설’이라는새로운서사문학을창조하기위해근대작가들은‘과거언어와의결별’을지향했다.한문과이별하고언문일치체의한글소설을창작해‘근대’라는새로운세계를보이고자했던것이다.그러나문화의미덕이꼭‘새로움’에만있지않다는사실.‘근대’의요구에의해훼손된전통서사의수사법이존재한다는사실을생각해보면이해조의판소리개작소설은우리문학의가장풍성한‘말의성찬’으로기록되어야할것이다.

*이해조의판소리개작소설4종을동시에소개합니다.
《춘향전》을개작한《옥중화(獄中花)》(이해조저,권순긍역,지만지한국문학,2024)
《심청전》을개작한《강상련(江上蓮)》(이해조저,권순긍역,지만지한국문학,2024)
《흥부전》을개작한《연의각(燕의脚)》(이해조저,장유정역,지만지한국문학,2024)
《토끼전》을개작한《토의간(兎의肝)》(이해조저,장유정역,지만지한국문학,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