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범 수필선집

서정범 수필선집

$25.00
Description
서정범의 수필은 마치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처럼 쉽고도 흥미진진하다. 그러면서도 그 깊은 곳에는 언어학자이자 무속 연구가로서의 전문 지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그의 수필은 신성과 세속, 이승과 저승, 과학과 미신, 과거 시간과 미래 시간의 접점 지대에서 우리 삶의 기원적 의미와 인생의 소중한 진리를 풍요롭게 양산한다. 무수한 ‘주술적’ 언어를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탈속의 현장에서 그 문학예술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

서정범

저자서정범은1926년충북음성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가족들과황해도로이주해성장했으며한국전쟁중해주에서홀로월남했다.시인김광섭과소설가황순원이재직하던경희대학교국어국문학과(1957)와동대학원(1959)을졸업한후,평생을모교에서후진양성에이바지했다.
서정범은수필가로서의명성만큼저명한국어학자로학계에잘알려져있다.특수계층인‘백정’의언어를다룬<한국특수어연구>(1959)에서시작된그의학문분야연구는<15세기국어의표기법연구>(1964),<현실음의국어사적연구>(1975),<음운의국어사적연구>(1982)등으로이어져국내외언어학계에일찍부터신선한충격을가했다.특히그의후기저작들인≪우리말의뿌리≫(1989),≪일본어의원류≫(1989),≪한국에서건너간일본의신과언어≫(1994),≪국어어원사전≫(2000)은우리말의원형과기원은물론일본과몽골,터키등이속한알타이언어권과의상관성을추적하는데이론적기틀을마련한것으로평가받는다.
무속연구가의직함은이과정에서자연스럽게생성되었다.주목받는언어학자로서서정범의공적은주로살아있는모국어의현장에서견인된다.그는고대원시언어의계통관계와현재적‘흔적들’을시공간의차원을넘나들며입체적으로추적했는데,그가운데하나가샤먼과그들의언어체계에대한탐구작업이다.그가꽤오랜기간동안전국의무당들을찾아다녔던이유도,적지않은그의수필작품들이무속의세계혹은신화적세계관과일정한상관성을지니는것도바로이런사정에서연유한다.
서정범의수필문학은1974년첫작품집≪놓친열차는아름답다≫를발간한이래,≪겨울무지개≫(1977),≪무녀의사랑이야기≫(1979)로이어진다.이후1980년대≪그생명의고향≫(1981),≪사랑과죽음의마술사≫(1982),≪영계의사랑과그빛≫(1985),≪품봐,품봐≫(1985),≪학원별곡≫(1985),≪어원별곡≫(1986)등을거쳐,1990년대에는≪무녀별곡≫(전7권)과≪서로사랑하고정을나누는평범한사람의이야기≫(1999)로이어졌다.특히≪학원별곡≫,≪대학별곡≫,≪익살별곡≫등1980년대중반부터1990년대까지이어진이른바‘별곡시리즈’는동시대의은어나속어,또유행하는이야기를담은책들로,단순한‘우스개’로끝나는것이아니라암울했던우리삶의이면을블랙유머라는독특한방식을전용해표현하고있다.2000년대이후를대표하는저서로는≪한국무속인열전≫(전6권)을꼽을수있다.
한국문인협회부이사장,한국어원학회장,한국수필가협회부회장,경희문인회회장등을역임했으며,제18회한국문학상(1981),제9회펜문학상(1993),제10회수필문학상(2000),제8회동숭학술상(2004)등을수상했다.
2009년7월14일,83세의나이에영면했다.

목차

미리내
김치
나비이야기
놓친열차는아름답다
범이야기
고추
샤머니즘
울릉도
사과만먹는女人
선무당
샤머니즘의숲
두견새
따라지
아가씨
두더지
萬波息笛
나비少女
나비少女의사랑
죽은이를만나는사람들
무덤속에앉아있는女人
그생명의고향
사랑의마술사
작두타는少女
神과결혼한처녀
十로병을고치는천존
죽은사람만사랑하는사람들
산신이준안경
삼신할머니
무당의실태와그정서
점 ·
죽음의준비
품봐,품봐
신라의수로부인은살아있다.
신라의향가<처용가(處容歌)>
소월시에나타난무속성
무당이되어야하는이유

해설
지은이에대해
엮은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한국수필선집’은지식을만드는지식과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공동기획했습니다.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한국근현대수필을대표하는주요수필가50명을엄선하고권위를인정받은평론가를엮은이와해설자로추천했습니다.작고작가의선집은초판본의표기를살렸습니다.

서정범은1957년9월≪자유문학(自由文學)≫에<인간상품(人間商品)>을발표하면서본격적인문단활동을시작했다.이후그는첫번째수필집≪놓친열차는아름답다≫(1974)를상재한이래,≪겨울무지개≫(1977),≪무녀의사랑이야기≫(1979),≪그생명의고향≫(1981),≪사랑과죽음의마술사≫(1982),≪영계의사랑과그빛≫(1985),≪품봐,품봐≫(1985),≪학원별곡≫(1985),≪어원별곡≫(1986)등을거쳐,≪무녀별곡≫(전7권,1998)과≪서로사랑하고정을나누는평범한사람의이야기≫(1999)를순차적으로발표했다.또한2000년대들어서는≪한국무속인열전≫(2002)전6권을발간하며특유의재기발랄하고경쾌한입담을지속적으로풀어놓는다.
서정범의수필문학은일단쉽고재미있다.우리주변에서흔히볼수있는일상적소재와삶의보편적주제를다루면서도그내용은흥미진진하다.마치순박한시골의아늑한사랑방에서흘러나오는할아버지의옛날이야기처럼,그것은구수하면서도박진감이넘쳐난다.평소그와친분이두터웠던문학평론가원형갑의말마따나그의작품은“그어느것을막론하고근엄하지도않거니와신중한체도하지않으며더욱이아는체하거나똑똑한체하는인상이없다”.
물론,그렇다고해서이말은서정범의수필이시종일관소박한주제와가벼운재미만을추구한다는단순한사실을지시하는것이아니다.오히려읽는재미를만끽하게하는그의수필은새로운지식으로가득차있거나학문적연계성속에서창작되는경우가더많다.1974년에발표된첫작품집≪놓친열차는아름답다≫의부제가그의전공영역과도무관하지않은“어원의이모저모”라는점,≪한국문학과문화의고향을찾아서≫를비롯한적지않은그의수필집들이학술논문과에세이의중간지대(민속과무속그리고어원에서찾는민속의정체성)에놓여있다는점,이과정에서언어학자이자무속연구가인저자의전문지식이총동원되고있다는점등은이사실을분명하게입증한다.이제까지발표된서정범의수필은소재와주제차원의다양성과보편성을바탕으로하면서도,동시에언어학전공학자의전문적지식이십분발휘되고있는것이다.
서정범의수필은우리말의어원과그것들의상징적연상작용을통해작품의의도를명료하게전달한다.이런측면에서서정범의수필문학은말의기원을찾는한개인의언어철학이자,말의의미를통해자신이경험한삶의참된이치와보편적진리를성찰하는인생철학이라고할것이다.
서정범수필세계의핵심적특장은무속의실상이나전승설화에나타난비현실적인이야기들을적극적으로차용하면서도,이를통해현재적삶의의의를극명하게추출하거나인생의교훈적서사를순조롭게유도하는데있다.그의수필은‘지금,여기’의시공간또는과거와미래의분절적시간의식(무의식)을초월해‘말과사물’의근원적의미,더나아가전우주적차원의보편적질서를제기하고있는것이다.서정범수필문학의고유한창작방법론으로불릴만한이러한글쓰기양식은그가김광섭의추천으로≪자유문학≫지에처음작품을발표한이래말년에이르기까지지속되는양상을보인다.이과정에서그의언어학적지식체계와무속연구가로서의신화적/원형적사유방식이유연하게결합하고있음은주지의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