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큰글자책)

베니스의 상인(큰글자책)

$41.00
Description
《베니스의 상인》은 샤일록과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 인육 계약, 포샤와 바사니오의 사랑 이야기와 상자 선택 게임이 중심 플롯이다. 인육 계약 재판이 열리는 베니스는 암울한 분위기 속 인종적, 종교적 갈등이 고조되는 공적인 법의 영역이다. 연인들의 사랑으로 낭만적 분위기가 연출되는 벨몬트는 사랑의 사적 영역이다. 각 플롯은 인물의 입체적인 면모와 작품의 주제를 부각하는 장치로, 사랑과 우정의 문제, 자비와 관용의 또 다른 측면을 조명한다. 지혜로운 포샤와 악당 샤일록,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작품의 심층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풍부한 각주를 덧붙이고 꼼꼼한 해설을 실었다.
저자

윌리엄셰익스피어

윌리엄셰익스피어는1564년4월23일존셰익스피어와메리아든사이에서태어났다.셰익스피어는아름다운숲과계곡으로둘러싸인인구2000명정도의작은마을스트랫퍼드에서존부부의첫아들이자8남매중셋째로태어났고,이곳에서학교를다녔다.주로《성경》과고전을통해읽기와쓰기를배웠고라틴어격언도암송하곤했다.열한살에입학한문법학교에서문법,논리학,수사학,문학등을배웠는데,《성경》과더불어오비디우스의《변신》은셰익스피어에게상상력의원천이된다.그리스어도배웠지만그리신통하지는않았다.그때문에셰익스피어와동시대극작가인벤존슨은“라틴어는신통하지않고,그리스어는더말할것이없다”라고셰익스피어를조롱하기도했다.이때대학에서교육받은학식있는작가들을‘대학재사’라고불렀는데,셰익스피어는이들과달리대학교육을전혀받지못했다.그러나그의타고난언어구사능력,무대예술에대한천부적인감각,다양한경험,인간에대한심오한이해는그를위대한극작가로만들기에부족함이없었다.그는제대로교육받지는못했지만,자연으로부터모든것을배운자연의아들이자천재였다.
1590년대초반셰익스피어가집필한《타이터스앤드로니커스》,《헨리6세》,《리처드3세》등이런던무대에서상연되었다.특히《헨리6세》는공전의히트를기록했다.그에대해악의에찬비난도없지않았지만,시간이지날수록대학교육도받지못한작가셰익스피어의작품은인기를더해갔다.1623년벤존슨은그리스와로마의극작가와견줄수있는사람은오직셰익스피어뿐이라고호평하며,그는“어느한시대사람이아니라,모든시대의사람”이라고칭찬했다.1668년존드라이든은셰익스피어를“가장크고포괄적인영혼”이라고극찬했다.
셰익스피어는1590년에서1613년에이르기까지10편의비극(로마극포함),18편의희극,10편의역사극,그리고시집《소네트》를집필했고,작품대부분이살아생전인기를누렸다.38편의희곡작품들은상연연대에따라대개4기로분류된다.

목차

나오는사람들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해설
지은이에대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번역의원전은1598년출판등록된셰익스피어의《TheMerchantofVenice》이고,크레이그(W.J.Craig)가편집해옥스퍼드대학출판부에서1905년에출판된옥스퍼드(Oxford)판이번역의기본텍스트입니다.

주제와인물−외양과실재의괴리
《베니스의상인》은샤일록과안토니오의‘살1파운드’인육계약,포샤와바사니오의사랑이야기와상자선택게임이중심플롯이다.각플롯은자비와관용,사랑과우정의문제를다각도에서조명한다.
포샤는아버지유언에따라세상자선택게임을통해구혼자들의지혜를시험한다.금,은,납상자의겉모습과내포된의미는일치하지않고,이미마음을정한포샤는바사니오가올바른상자를선택하도록힌트를주며불공정한게임을진행한다.지혜롭고현명한캐릭터로평가받아온포샤는남편에게순종을약속하는듯보이지만자신의의지대로상황을반전시키며적극적의지를실천하는인물이다.이후맹세를저버리고결혼반지를남에게줘버린바사니오를추궁하며남편에대한우위를확보한다.이때정절과사랑을상징하던반지는빚을담보하는차용증서처럼또다른형태의‘계약’혹은구속으로작용한다.
바사니오는상자선택게임을지혜롭게통과해포샤를아내로맞이한것처럼보이지만사실은재산과외양에현혹된투기적인인물이다.상자선택게임이내포한외양과실재의괴리라는주제가각인물의성격,행동과연관되며극은인물의입체적인면모를드러낸다.
새뮤얼존슨의다음논평은아마셰익스피어를가장적절하게평가하는글일것이다.“그가그린인물들은모든사람의마음을움직이고삶의체계를움직이게하는보편적인감정과원칙에따라말하고행동한다.다른작가의작품에등장하는인물들이개별적인간이라면셰익스피어작품에등장하는인물들은일반적으로하나의종(種)이다.”

복수와자비의차이가사라진세상
1598년출판등록된《베니스의상인》은1596년에서1597년사이에집필된것으로추정된다.1594년잉글랜드에서엘리자베스여왕의전의로임명된유대인로페즈가여왕을시해하려는사건에연루되어군중앞에서처형당하는사건이있었다.서구사회의유대인에대한증오와적대의역사에서‘로페즈사건’은유대인배척감정을고조시켰다.많은평자는샤일록이란인물을창조하는데이러한역사적상황이영향을미쳤다고간주한다.텍스트는샤일록의물질주의적사고와행동을꼬집는듯보이지만,한편으로는샤일록의행동이그를타자화한베니스사회에서살아남기위한어쩔수없는방편임을보여주기도한다.이에대해셰익스피어는명확한자세를취하지않았다.

샤일록이한개인이아니라유대인으로존재하듯이안토니오도샤일록에게한개인이아니라유대종족을박해해왔던‘기독교인’으로존재한다.안토니오에대한그의증오는한개인을향해있는것이아니라기독교인전체혹은사회로향해있다._43쪽

론서럿고보조차도자기주인샤일록을“유대인주인”,“악마”,“악마의화신”으로부른다.샤일록은그의이름보다는주로유대인또는유대놈으로불리며(약70회),샤일록이란이름은단지열일곱번밖에사용되지않는다._56쪽

겉과속의괴리문제는베니스의법정장면에서포샤가판결을극적으로이끌어가는데사용하는교묘한법해석에도적용된다.포샤는법의문자적의미에만충실한채그함의는배제하며재판을예상하지못한방향으로전개한다.‘살1파운드’를담보로한계약의허점을영리하게파고들어,살과분리할수없는‘피를한방울도흘리지말것’이라는조건을내거는것이다.샤일록은졸지에원고에서피고로,기독교인의목숨을노린가해자의위치로전락한다.이는기독교적관용과자비의정신이이방인타자에게는허용되지않는현실을보여준다.

유대인은독약을먹어도/죽지않는줄아시오?/우리에게부당한짓을해도/복수하지않을것이라생각하시오?/다른여러가지일을두고/우리유대인은당신들과같소._122쪽

이작품은기독교로개종을요구받고전재산을몰수당한유대인의관점에서보면유쾌한낭만희극으로만읽을수없다.그럴듯한진실,기만적이고편협한자비,가혹하고엄격한정의가난무하는곳에서공정한모습은찾아볼수없다.

공작은“우리기독교인의정신이유대인의정신과는다르다는걸보여주겠다”라고말하지만타자에대한기독교인들의복수의지는샤일록의그것만큼이나강하고어쩌면샤일록보다교활하다.이작품에서“모든사람은똑같다.특히서로에게복수할때는더욱그렇다”라는지라드의지적은적절하다._298쪽.

사랑과관용의낭만적공간인벨몬트는어느새불안과긴장을내포하고,법의공적영역을재현하는베니스는복수와자비의차이가사라져버린세상을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