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베네데티 시선

마리오 베네데티 시선

$19.96
Description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지식인 마리오 베네데티의 시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다. 베네데티는 무엇보다 “민중, 두 발로 서 있는 사람들을 뭉클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시를 쓴 ‘시인’이었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언제나 이름 없는 보통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풍겨 난다. 정치적 신념에 엄격하고 투철한 혁명적 지식인이면서도 관대한 영혼의 소유자였던 베네데티의 시는 언제나 부드러움과 단호함이 공명하는 아름다운 이중주를 빚어낸다. 스페인어권 40명이 넘는 가수가 곡을 붙여 노래로 부를 정도로 전무후무한 대중적 사랑을 받았으며 2009년 사망 당시 우루과이 정부가 국장으로 예우했다.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비롯해 남미 문학을 꾸준히 국내에 소개해 온 김현균 역자가 베네데티의 대표적인 작품 95편을 엄선해 번역했다. 특히 이번 시집에는 김현균 역자에게 베네데티를 처음 알게 해 준 고 이성형 교수(1959∼2012)의 에세이 〈노래로 살아 있는 시인, 마리오 베네데티〉를 부록으로 실어 감동을 더했다. 이성형 교수에게 베네데티의 시를 꼭 번역하겠노라 약속한 바를 이 책으로 뒤늦게나마 지켰다는 역자 후기는 베네데티의 시와 더불어 독자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덥혀 줄 것이다.
저자

마리오베네데티

마리오베네데티(MarioBenedetti,1920∼2009)
우루과이를대표하는좌파지식인으로,시와소설,단편,에세이,희곡,비평등거의모든문학장르를넘나들며일평생80여권의책을출간한다작작가였다.그러나그자신은언제나스스로“단편과소설을쓴적있는시인”으로기억되길바랐다.수십년동안문학및정치잡지의편집자로일했고,우루과이를비롯한스페인어권여러신문에서문학,영화및연극평론가로활동하기도했다.
베네데티는1920년9월14일우루과이북부의소도시파소데로스토로스에서이탈리아인이민자가정의장남으로태어났다.약사이자와인양조연구가였던아버지가사업에서사기를당해가세가급격히기울자,열넷의어린나이에자동차부품회사에서일한것을시작으로외판원,출납원,속기사,공무원등여러직업을전전하며어렵게생계를이어나가야했다.가정형편때문에일찍학업을포기하고독학의길을걷다20대중반에시와단편으로문단에이름을알리기시작했는데,이후그는‘비판적세대’라고도불리는‘45년세대’의핵심인물로부상했다.우루과이사회의축소판을그려낸시집《사무실의시(Poemasdelaoficina)》(1956)는보름만에초판이매진될정도로독자들의뜨거운반응을얻었으며,이책을필두로《오늘의시(Poemasdelhoyporhoy)》(1961),《조국의개념(Nocióndepatria)》(1964),《꿈결(Alasdesueño)》(1967),《타인들의시(Poemasdeotros)》(1974),《일상(Cotidianas)》(1974),《집과벽돌(Lacasayelladrillo)》(1974),《망명의바람(Vientodelexilio)》(1982),《바벨의고독(LassoledadesdeBabel)》(1991)등의시집을발표하며우루과이시를공허한서정성으로부터건져올렸다는평을받았다.
또한베네데티는소설과단편에서도뚜렷한자기스타일을구축했다.몬테비데오중산층의삶을담은단편집《몬테비데오사람들(Montevideanos)》(1959)과《사무실의시》를소설화한《휴전(Latregua)》(1960)은고독과소외,사랑과욕망,행복,죽음의문제와함께정치·사회문제에민감한작가의날카로운현실분석이빛을발하는작품이다.그밖에운문소설《후안앙헬의생일(ElcumpleañosdeJuanÁngel)》(1971),사회비판소설《불에감사해(Graciasporelfuego)》(1965),단편집《죽음과다른뜻밖의사건들(Lamuerteyotrassorpresas)》(1968)과《향수에잠겨향수없이(Conysinnostalgia)》(1977),고발극《페드로와대장(Pedroyelcapitán)》(1979),정치적성격의에세이집《자책하는나라(Elpaísdelacoladepaja)》(1960)등의작품을남겼다.
그는지식인으로서불의에항거하는현실참여행보를지속적으로실행했다.1973년군사쿠데타로그가집행부로소속되어있던정치조직인확대전선이불법화되고편집자로있던잡지《마르차(Marcha)》가폐간되었으며그의작품역시금서로지정되는등정치적박해가이어졌다.이에1971년부터맡아오던라레푸블리카대학교수직을내려놓고부에노스아이레스,리마,아바나,팔마데마요르카,마드리드로이어지는12년의기나긴망명생활을시작한다.이기간동안그는우루과이독재정권과의투쟁,활발한창작및저널리즘활동으로국제적인명성을얻게된다.1985년군사독재가막을내리고민간정부가들어서자오랜망명생활을청산하고귀국하여스페인을오가며스스로탈망명(desexilio)이라이름붙인생의말년을보낸다.1987년에는군사독재기에자행된범죄관련재판을저지하기위해공포된‘국가의처벌요구소멸법안’을무효화하기위해구성된‘국민투표지지를위한국민위원회’에가담하기도했다.
베네데티는말년에국내외적으로폭넓은인정을받아국제앰네스티황금불꽃상(1987),가브리엘라미스트랄메달(1996),레온펠리페상(1997),이베로아메리카레이나소피아시상(1999),이베로아메리카호세마르티상(2001),메넨데스펠라요국제상(2005),파블로네루다메달(2005),모로솔리금상(2006)등많은상을수상했다.또한바야돌리드대학,알리칸테대학,아바나대학,코르도바대학,라레푸블리카대학등에서명예박사학위를받았고,2002년몬테비데오의저명시민으로추대되었다.2004년알레산드라모스카(AlessandraMosca)감독의〈마리오베네데티와다른뜻밖의사건들(MarioBenedettiyotrassorpresas)〉,리카르도카사스(RicardoCasas)감독의〈진정한말(Palabrasverdaderas)〉등시인의삶과문학세계를조명한다큐멘터리두편이제작되기도했다.무엇보다그의시에스페인어권40여명의가수가노래로만들어부른것이시인으로서그에게가장큰영예가되었다.
베네데티는2009년5월17일88세를일기로몬테비데오자택에서호흡기및장질환으로사망했다.문학과인권을증진하고,특히실종수감자들의행방을찾기위한활동을지원하기위해자신의이름을딴재단을설립하라는유언을남겼다.

목차

카탈로그(Inventario)1950∼1985

조국은인류다Patriaeshumanidad
기분좋은어둠Labuenatiniebla
망명의바람Vientodelexilio
집합론Teoríadeconjuntos
기분Talantes
활용Conjugaciones
세월의흐름Pasatiempo
더디온다Tardía
카세트로듣는마드리갈Madrigalencassette
열한번째계명Once
아옌데Allende
창을때리는돌멩이Piedritasenlaventana
삶이라는전투Esabatalla
나무로부터나무에게로Deárbolaárbol
바다에던진병Botellaalmar
시간없는시간Tiemposintiempo
기쁨을수호하라Defensadelaalegría
새로운대양간운하Nuevocanalinteroceánico
징후Síndrome
우리가노래하는이유Porquécantamos
먼발치를바라보는남자Hombrequemiramásalládesusnarices
아들을바라보는죄수Hombrepresoquemiraasuhijo
전술과전략Tácticayestrategia
쉼표Pausa
내탓입니다Laculpaesdeuno
연인들은집으로돌아가네Loversgohome
고독Soledades
마음상태Estadosdeánimo
숫자3이여안녕Chaunúmerotres
우리계약을맺자Hagamosuntrato
친밀함Intimidad
물러서지마Notesalves
그대를사랑해Tequiero
아직Todavía
당신들과우리들Ustedesynosotros
궁금하다Serécurioso
쓸모있는것과쓸모없는것Mesirveynomesirve
균열Grietas
비탄과분노Consternados,rabiosos
시작법Artepoética
얼어붙은달Lunacongelada
아니라고말하라Decirqueno
이력Currículum
무지개Arcoiris
내일보자Hastamañana
깜박임Parpadeo
조국의개념Nocióndepatria
쓰지못한시Poemafrustrado
천하태평Calmachicha
매순간Todoelinstante
흉갑을두른심장Corazóncoraza
떡갈나무왼편Alaizquierdadelroble
그녀가지나간다Ellaquepasa
너무적다Estanpoco
시간이흐른뒤에Después
오후의사랑Amor,detarde
저기요Oh
여기가나의집이다Estaesmicasa
나의풍경을선택할수있다면Elegirmipaisaje
당신에대한상상Asuncióndeti

카탈로그2(Inventariodos)1986∼1991

잎사귀Hojas
생존자들Sobrevivientes
조류기르기Avicultura
기적의힘Maravilla
헤라클레이토스의변주VariacionessobreuntemadeHeráclito
유토피아Utopías
세이렌Sirena
말하자면Digamos
하트Ilcuore
애무에관한보고서Informesobrecaricias
당신의거울은똑똑해Tuespejoesunsagaz
백지Páginaenblanco
느리지만온다Lentoperoviene
암/호Santoy/oseña
40주년Cuadragésimoaniversario
서로다른이름Heterónimos
남쪽도있다ElSurtambiénexiste

카탈로그3(Inventariotres)1992∼2001

하이쿠코너RincóndeHaikus
작은죽음Pequeñasmuertes
더듬더듬Atientas
노스탤지어Nostalgia
매스미디어Massmedia
젖은종이Papelmojado
1997년체게바라Che1997
젊은이들은무얼할수있을까?¿Quélesquedaalosjóvenes?
의욕상실Desganas
말없는불Fuegomudo
사랑이중심이다Elamoresuncentro
베개Almohadas
물물교환Trueque
하느님이여자라면Sidiosfueramujer

카탈로그4(Inventariocuatro)2002∼2006

유년기Infancia
유언Testamento
잡설Bagatelas
가을Otoño

부록−노래로살아있는시인,마리오베네데티

옮긴이의말
해설
지은이에대해
지은이연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마리오베네데티(MarioBenedetti,1920∼2009)를향한수식어는많으나,그는어디까지나“사랑과망명의시인”이다.베네데티에게시작(時作)의목표는언제나“민중,두발로서있는사람들을뭉클하게만드는것”이었다.그래서그의시는망명과향수,기억,죽음,저항,분노,연대등다양하게변주되는가운데에도예외없이모두사랑으로수렴된다.그에게사랑이란“삶의가장상징적인요소의하나”이자“인간관계의절정”이며절망으로추락하지않고“죽음에맞설수있게해주는유일한요소”였다.
그의사랑개념은시를쓰고투쟁해야하는이유와도긴밀하게연결된다.그의시에서사랑은개인의범주에머무르지않고한발더나아가조국과민중,더나아가인류보편에대한광대한전망으로확장된다.이책에실린〈그대를사랑해〉에서보이듯이‘나’가‘그대’를사랑하는것은,“그대의손이/정의를위해일하기때문”이고,“그대의눈빛이/미래를응시하고미래의씨앗을뿌리기때문”이며,“그대의입이/저항을외칠줄알기때문”이고“그대가곧민중이기때문”이다.
20세기라틴아메리카에서작가에게펜은불의에맞서는총과다를수없었다.1973년베네데티의조국우루과이에쿠데타로인한군사정부가들어서자,뚜렷한현실참여행보를보이던베네데티에게혹독한정치적탄압이이어졌다.이에베네데티는우루과이국립대학의학과장직을사퇴하고12년간의긴망명생활을시작한다.이기간베네데티는화인처럼선명한흔적을남긴망명의경험을더넓고더깊은보편의차원으로승화시킨다.“우리가노래하는것은외침만으로는부족하고/눈물이나분노로도충분치않기때문/우리가노래하는것은사람을믿기때문/패배를이겨낼수있기때문”이고,“우리가노래하는것은밭고랑위에비내리고/우리는삶의투사이기때문”이다.그에게는언제나돌아갈중심인조국이있었기에그의망명은결코도피나방황이아닌성숙을동반한진정한여행이었다.
베네데티의시는언제나평범한보통사람들을향하고있었다.그래서그의시어는단순하면서도투명하다.그의시가그려내는이미지는누구나실생활에서인식하고경험할수있는데에뿌리를내리고있다.그의시는기발한비유를동원하거나호들갑스럽게감정을표출하는허영을드러내지않으며,난해하거나실험적이지도,특별한지적도전을요구하지도않는다.누구나읽고즐기고이해할수있는소박하고명료한베네데티의시어는그러므로,이름없는민중들의언어를대변한다고볼수있다.베네데티는평범한독자들의눈높이에자신을맞추고가슴으로다가간진정한민중시인이었다.

파블로네루다,로베르토볼라뇨,세사르바예호등의시를비롯해남미문학을꾸준히국내에소개해온김현균역자가그의대표시95편을선정해번역했다.특히이번책에는역자에게마리오베네데티를처음알게해준고이성형교수(1959∼2012)의에세이〈노래로살아있는시인,마리오베네데티〉(2009)의전문을부록으로실어감동을더했다.역자에게베네데티의시를처음알려준이성형교수에게그의시를꼭번역하겠노라약속한바를이책으로뒤늦게나마지켰다는역자후기는베네데티의시와더불어독자들의가슴을훈훈하게덥혀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