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시선

이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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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당나라의 시인 이하는 불우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토대로 자신만의 독특한 미의식을 구축했다. 현실 세계의 고통을 보상하기라도 하는 듯 그의 시세계는 더없이 화려하고 섬세한 표현과 시어들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의 서정을 노래하는 순간마저도 닿을 수 없는 현실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인해서 비애는 사라지지 않는다. 시귀(詩鬼)라는 음울한 별호가 그의 시세계를 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

이하

이하(790∼816)는자가장길(長吉)이고고향이창곡[昌谷,지금의허난성(河南省)이양(宜陽)]이라이장길,이창곡등으로불리기도한다.당나라황실의후손이지만그의성장기는이미가문이몰락한후였다.재능이뛰어났고입신양명에대한포부도컸지만봉례랑(奉禮郞)이라는작은벼슬을3년간했을뿐이다.후인들은그가남긴시를높이평가하여시귀(詩鬼)라는별호로부르기도하고뛰어난시인이었던이백,이상은과함께삼이(三李)라고부르기도한다.어려서부터학문과창작에뛰어나신동으로명성이자자하여7세때방문했던한유와황보식앞에서즉흥적으로시를지었다는이야기도전한다.아버지이름이진숙(晉肅)이었는데그가진사(進士)가되는것은예에어긋나는일이라는탄원때문에결국과거도치르지못했다.진숙의진과진사의진이같은발음이라는이유였다.그의재능을아꼈던한유가특별히<휘변(諱辯)>이라는문장을지어그를변호했지만결국과거에응시하지못했다.그를시기했던사람들이모함했다는이야기도전하지만,관직에나갈수있는유일한방법이막히면서평생을절망과괴로움속에서살았다.이하는체격이마르고왜소했으며병을많이앓아그의집에는약달이는냄새가가시지않았다고한다.용모도특이하여코가매우크고눈썹은이어져있으며손톱이길었다.시에서나이스물에벌써백발이되었다는표현이자주등장하는것을보면그의병이매우심각한상황이었음을짐작할수있다.이하는또일생동안결혼하지못했다고한다.스스로의외모와처지에대한강박증때문에다른사람들과의교유도많지않았고이성과의접촉도어려웠으리라.이러한사정은이하가더욱깊이자신의내면세계에빠져들게되는배경이되었다.아름다운여인에대한환상을누차시속에표현한이유이기도할것이다.미래에대한희망과기대가사라진후그가할수있는유일한일은시쓰기에몰두하는것이었다.기록에따르면그는나귀를타고다니다가우연히시상을얻으면적어서비단주머니에넣어두고저녁에가다듬어시로완성했다.크게취하거나문상을가는날이아니면항상이러했는데모친이그의마음을짐작하여슬퍼했다고한다.이런일화는그가얼마나창작에몰두하고심취했는지알수있는단서가되기도하지만작품의특징과도관계가있다.그의시는정경을묘사할때화려한색채미나감각적인표현을선호했는데,이러한특징은언어와문자에대한집착과고민의산물이다.예를들면이백같은시인은시상이생겼을때일필휘지로단숨에시를적었는데,이하의작품은글자의선택과정에서신중하게고민을하고완성후에도계속새로운표현으로고치고다듬은흔적이보인다.또한작품안에서빛나는한구절의표현을추구하는면도있는데,이런특징들은비단주머니에시상을모았다가나중에정리하는습관과도관계가있을것이다.이하는평생을불우하게살다가27세의나이로요절했다.이하의너무나불행한일생과그가남긴시의기이하고독특한스타일때문에후대의많은사람들은이하에대해특별한환상을갖고있었다.시귀(詩鬼)라는그의별호도그러하다.이하의시는모두240여편이전하는데,철저한고독과고통속에서자신의내면을섬세하고정교하게그려낸기록이라할수있다.그의작품세계역시아름다움과기괴함,신비로움과슬픔,차가움과황폐함이교차되는매우독특한형태인데,수많은중국시인들중에서도아무도가지않았던곳을향해걸어간길이라할수있다.그러나그역시자신이원하여자신의의지로선택했던길이아니라그의천재적재능이불행한운명과만나며빚어낸비극의산물이었으므로후대의독자들은더욱감동적으로그의작품을대하게된다.

목차

이빙의공후인
가지끝에걸린거미줄한올
회계에서돌아오다−서문과함께
아우에게
칠석
마음을읊다−둘
안문태수의노래
대제의노래
소소소의묘
꿈속천상에올라
당아(唐兒)의노래−당아는두빈공의아들
푸른종이에적어봉한글−오도사(吳道士)의심야제사를돕다
천상에서부르는노래
크게노래하다
가을이오다
남원−넷
남원−다섯
남원−여섯
까마득한세월
말을노래함−하나
말을노래함−넷
말을노래함−다섯
말을노래함−열
말을노래함−열여덟
옥캐는늙은이
상심하여노래하다
남산의밭두둑
면애행(勉愛行)두수를지어여산(廬山)가는아우를전송함−하나
술을마시며
장가(長歌)에이어단가(短歌)를부르다
그대검무를추지마오−서문과함께
창곡북원에새로올라온죽순을읊다−하나
창곡북원에새로올라온죽순을읊다−둘
창곡북원에새로올라온죽순을읊다−셋
창곡북원에새로올라온죽순을읊다−넷
느낀바를풍자함−하나
느낀바를풍자함−둘
느낀바를풍자함−셋
느낀바를풍자함−넷
느낀바를풍자함−다섯
하손(何遜),사조(謝?)의시에화답하여'동작기(銅雀妓)'들을추모함
창곡에서글을읽다파촉의동자에게보여주다
파촉의동자답하다
나무를심지마라
떠남에즈음하여
왕준(王濬)의무덤가에서짓다
나그네길
숭의리(崇義里)에서비내려머물다
나비날다
뒤뜰에서우물을파다
수심을떨치려고−꽃아래에서쓰다
규방의그리움
고된낮은짧아
동타(銅駝)거리의슬픔
사나운호랑이의노래
해가뜨다
한밤에홀로앉아
공후의노래
무산은높아
신에게부르는노래−하나
신에게부르는노래−둘
신에게부르는노래−셋
고관의수레가찾아오다−원외랑한유와시어사황보식이방문하시어명을받아짓다
술을올리다
소년을비웃다

해설
지은이에대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생의비애와불안으로꽃피운예술정신
중당(中唐)시기의시인이하는병약한몸으로태어났으며,뛰어난재능을갖고도벼슬길에도오르지못했다.그는27년의짧은생애를사는동안끊임없이절망과공포에시달려야만했다.그의불우했던삶은험괴한표현이유행하던당시의풍조와맞물리면서기이하고독특한미감을형성했을것이다.때문인지,그의시에서느껴지는탐미적인미의식은오늘날의독자들에게도그리낯설게느껴지지않는다.
이하의시가중국문학사에서개척한독자적인영역은인생의비애와죽음에대한공포를놀라울정도로집요하게묘사했다는점이다.이하를시귀(詩鬼)라고부르는이유도이와무관하지않다.이하의시에표현된서정자아의형상은천하를호령하는장수의모습과시간의흐름을두려워하는쇠약한정신의청년이다.이두가지형상은상반된모습으로이하의마음속에공존한다.그는끝까지자신의욕망을포기하지않았기에그만큼현실에서받아야하는고통이컸을것이다.천상과영혼의세계를동경했던것도,저무는청춘을슬퍼했던것도,행락을즐기는소년들을조롱했던것도실현될수없는욕망때문이었던것을우리는안다.병약한신체로자신에게다가올죽음을두려워했기에그가표현한시간은중국문학사의유례없는현상이되었다.시간을대하는중국문인들의일반적인태도는친구의죽음을슬퍼하거나자신의노쇠를한탄하는방식으로표현된다.생명을자연의일부분으로인식하여담담하게받아들이는철학자의모습도있었다.그러나이하는용의다리를잘라살을씹어아침과밤이다시순환되지않게하겠다고말한다.(<고된낮은짧아(苦晝短)>)목숨을걸고태양과경주했던신화속의거인처럼질주하는시간을두려워하고저주하면서생명의영원을갈구했다.또시간의흐름과인간의유한한생명을대비시키기도하고,영원히순환하는시간앞에서무기력하게체념하기도한다.신선세계의황홀함을동경하면서도이하는시간의흐름을느끼고다가오는생명의영멸을예감하면서불안과초조에흔들렸다.이하시의허무와염세적인정서는시간을극복하지못하는인간의숙명으로부터온다.이허무와염세적인정서는이하시의아름다움을구축하는또하나의재료다.<술을올리다(將進酒)>에서쓴것처럼붉은비처럼쏟아지는복숭아꽃잎은저무는이하의가엾은청춘이기도하고쇠약한생명이추구했던매혹적인예술정신이기도하다.

독창적인표현과시형식을추구
이하는작품의완성도를높이기위해어휘의선택,표현의독창성에매우공력을기울인시인이다.그의시는인공적인미감에가깝다.떠오르는시상을메모했다가나중에고치고다듬어한편의시로완성했다는일화를보면그의창작방식을알수있다.즉흥적으로단숨에자신의생각을풀어놓는스타일이아니라더뛰어난표현을찾기위해끊임없이말을고치고다듬는방식이다.
예를들어,<가을이오다(秋來)>에서가을의분위기를묘사하면서"어스름등불아래귀뚜라미차가운울음하얗게울린다(衰燈絡緯啼寒素)"고표현한구절을보면귀뚜라미소리를차갑다는말과하얗다는말로표현했다.이러한기법으로인해독자들은귀뚜라미소리를연상하면서차갑고하얀이미지가주는다양한감각을체험하게된다.희미한등불아래귀뚜라미소리를듣고있는시인의마음이고통으로가득차있음을시각으로,청각으로,촉각으로느끼게되는것이다.또"찬비에혼령들은이가엾은서생을조문한다(雨冷香魂吊書客)"는구절은벗이없어혼령들의위로를받는다는말이지만,일반적인위로가아니라죽은이를조문할때사용하는조(吊)자를사용하여시인의고독과절망을공포에닿을정도로몰아가고있다.병적인심리상태에서표현된말이기도하지만,한글자의언어가만들어내는감정의증폭을추구한결과이기도하다.<이빙의공후인(李憑??引)>에서음악을언어로표현하기위해동원된여러기괴한묘사들,예를들면"돌은깨지고놀란하늘은가을비를내린다"거나"늙은물고기물결위로펄쩍이고야윈용은춤춘다"는등의구절들역시언어의미감에대한이하의집요한추구를보여준다.언어의일반적인규칙을비트는이러한기법들은이하의독특한문체로평가받으며'장길체(長吉體)'라고불리게된다.그가당시에유행하던근체시(近體詩)를피하고주로고시(古詩)나악부(樂府)의문체로시를쓴점도평범함을벗어나고싶었던그의개성을짐작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