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용묵 단편집(큰글씨책)

계용묵 단편집(큰글씨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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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계용묵은 핍박받는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으로 당대 현실의 비인간적인 면모를 고발했다. 작가의 문제의식은 개인이 지닌 도덕적 가치 자체가 현실에 대해 아무런 힘과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절망에서 비롯된다.
저자

계용묵

계용묵(桂鎔默,1904∼1961)은1904년평안북도선천에서출생했다.1남3녀중장남이었던그는신학문에반대했던할아버지의영향으로어릴적한학을배워야했다.공립보통학교를다닐때순흥안씨(順興安氏)정옥과혼인했다.졸업후상경해서1921년중동학교,1922년에는휘문고등보통학교에다녔다.그후고향에서문학서적을탐독하다가일본으로가서도요대학(東洋大學)에서공부한다.그러나가산이기울자1931년귀국해서조선일보사등에서일한다.그는1925년시<봄이왔네>로<생장>지작품현상공모에,같은해단편<상환(相換)>으로<조선문단>에당선된다.그리고1927년단편<최서방>이<조선문단>에다시당선된다.일본에서귀국하던해에는장편≪지새는달그림자≫,중편<마음은자동차를타고>를탈고한다.1948년김억과함께출판사수선사를창립하기도하지만대부분작가로서의본업에성실한일생을보낸다.계용묵의작품경향은크게세시기로나뉜다.먼저<최서방>,<인두지주>등을발표한초기의경향문학적흐름을들수있다.지주와소작인의첨예한대립적관계를착취의사회구조적문제로인식했다.두번째시기는1935년<조선문단>에대표작<백치아다다>를발표하면서시작된다.이전보다정밀하고정제된문장미와기교를보여준다.<장벽>(1936),<병풍에그린닭이>(1936),<청춘도>(1938),<신기루>(1940)등이모두이시기에생산된작품들이다.세번째는해방공간의혼란했던실상을그린시기다.해방직후귀국한이들의생활을서술한<별을헨다>(1946)는삶의좌표를상실한당대현실을파헤치고있다.또<바람은그냥불고>(1947)에서는타인을희생양으로삼아성공한세태영합적인물을고발하고있다.이처럼작품속주인공은대부분세계에대해깊은간극을지니는인물로상징화한다.그들은기질과성격,경제적조건등으로인해현실에서상처받고마모되어가곤한다.계용묵은개인에게적대적인사회에대한섬세한분석과관찰을바탕으로인간의미묘한심리적정황을적절하게분석해낸다.가시적인해결보다는현실의정확한면모를보여주는,문학의현실반영적진실에충실한작가다.때문에당대서민생활상에대한충실한재현은세세한생의편린을담아내는소중한작업이라할만하다.또한평안도사투리와우리말에대한발굴을통한사실적디테일의복원은문학사적으로도평가받을지점이다.작가는1955년수필집≪상아탑≫을출간하며,1961년에는<현대소설>에<설수집(屑穗集)>을연재하던중타계한다.

목차

최서방
인두지주
백치‘아다다’
마부
바람은그냥불고

해설
지은이에대해
엮은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지식을만드는지식의‘초판본한국근현대소설100선’가운데하나.본시리즈는점점사라져가는명작원본을재출간하겠다는기획의도에따라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작가100명을엄선하고각각의작가에대해권위를인정받은평론가들이엮은이로나섰다.

계용묵은핍박받는사람들의고통과슬픔으로당대현실의비인간적인면모를고발했다.작가의문제의식은개인이지닌도덕적가치자체가현실에대해아무런힘과효력을발휘할수없다는절망에서비롯된다.이른바선하디선한개인은필사적인노력과헌신에도불구하고결국은현실의수레바퀴에짓눌려갈뿐이다.여기에는개인의자유와행복을가로막는사회구조적폭력이깔려있다.가령소작농과지주의관계를다룬<최서방>을보면,한해동안열심히일했지만빚만남은딱한사정이나온다.탈곡하고추수의즐거움을누려야할순간이미처갚지못한빚에빚만더하는형국으로바뀌게된다.오직“이러한비인도뎍이요비룬리뎍인행동에는조곰도눈떠보지안는그에게는밥이생기지안엇다.”노력한만큼성공한다는이야기는이미먼풍문이되어버린지오래지만최서방처럼우직한이들만이이런현실을모른다.안타깝게도그들은“사람을대해서는이상하게도의심을못가지는것이특색”(<마부>)이며“하여야될일로눈에띄이기만하면몸을아끼는일이”(<백치아다다>)없지만현실은그들을버린다.
계용묵의소설은선한인간형과사악한사회의대립항으로다양하게변전한다.최서방,백치아다다,<인두지주>의경수와창오,<마부>의용팔이등의인물은착실하게현실을살아가려는인물유형이다.가장맑은영혼은그러나곧혼탁한사회에의해침식당한다.이들영혼의맑음은오직잔혹한사회의이면을적나라하게보여주는배색이다.인물이깨끗할수록사회는자신의촉수를감출수없이드러낼터다.인물들의백치성(白痴性)은더럽혀질운명을감내하기위해제물이지녀야할가장중요한덕목이다.
계용묵의대표작인<백치아다다>에서아다다의행복했던결혼생활은물질적풍요가가져다준욕망으로인해파괴된다.아다다의삶에는인간의욕망이빚어내는역설적상황이가혹하게찍혀있다.부족한것이채워져야행복한게아니지만아다다의주변인들은잘못된믿음에사로잡혀있다.“양화와온떼루에투기하야”아다다의남편이맞게된물질적풍요는예쁜여자와재산을향한새로운욕망으로이어진다.그리고아다다는버려진다.욕망은새로운대상을좇아서회전하지만그궤적어디에도진정한행복이놓여있지않다.중요한점은어떤것을소유하느냐가아니라어떻게욕망하는지를배우는자세다.그러나사회체제는오직인간의욕망을부풀리고확장해서호도한다.이걸소유하는순간마치행복해질수있다는듯이말이다.
때문에백치아다다의존재는상징적이다.말더듬는아다다의목소리는진정한행복과욕망에대해제대로귀기울지않는사회에대한근본적인문제제기다.개별적인가치와소망은억압적사회기제하에서아다다의목소리처럼끊어지고분절되어소멸한다.우리는자그마한행복과소망에대해말할때조차더듬거린다.거세된다.당연하게도잘못된욕망이밟아대는가속페달에서발을떼어놓아야한다.가련한아다다는자신의불행이돈때문인줄알고수룡이가힘들게번돈을모두바다에버린다.그러나불행의원인은돈자체라기보다는인간의가치를상품으로환산하고수량화된욕망의덫을놓는사회체제에있다.화폐를향한아다다의적의는그래서심정적으로이해는되지만해결책이될수없다는점에서더욱비극적이다.
계용묵이제시하고있는희망은하루하루품팔이로살아가는동시대의많은사람에게서나온다.더이상내려갈데없는생의저점은지옥을현실에서시연한다.그러나무기력한조건이결코인식의성숙을빼앗지못한다.중요한점은배움에있다.현실에무릎꿇어도희망은절망에대한자각과함께온다.경험은우리를살찌우고희망은문제의인식에서부터출발하기때문이다.문학속에서의수많은인물의선한패배는배움을선사한다.어떤면에서문학은스스로의패배를승인함으로써현실을향한강한울림을낼수있다.마부일을열심히해서번돈을초시에게다빼앗기고그의계략에걸려붙잡혀가는용팔이(<마부>),영세의말만믿고사랑하는자식을전쟁에보냈다가영영사별하게된선달(<바람은그냥불고>)의모습은자각의편린으로가슴아프게아로새겨진다.오직앞으로올미래가아니라면이들의희생은충분히애도될수없고그미래를위해기꺼이오늘죽는다.그들의손에들린지불유예된수표는희망의편지로우리에게남겨져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