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 시선 2

이재 시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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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8세기 호남 선비 황윤석의 일기 《이재난고》 가운데 중요한 시들을 가려 묶었다. 그는 10세부터 세상을 떠나는 63세까지 53년간 총 57책에 달하는 일기를 기록했는데, 그 가운데 약 1630제의 시가 들어 있다. 호남을 중심으로 한 18세기 지방의 세태와 도시적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던 한양의 분위기를 함께 읽을 수 있다. 《이재 시선 2》에는 황윤석의 19세부터 29세까지의 시 100제를 수록했다. 학문과 과거 시험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부터 공적인 자세를 유지하려는 마음가짐, 학문과 입신양명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시작하는 모습까지, 점차 성장해 가는 젊은 선비 황윤석을 만날 수 있다.
저자

황윤석

황윤석(黃胤錫,1729∼1791)은1729년(영조5)4월28일전라도흥덕현구수동(현고창군성내면조동)에서황전의둘째아들로태어났다.5∼6세의나이때부터할머니김씨부인에게서글자를익히기시작했고,7세에《소학》을배우면서《사기》와사서오경을두루읽게되고제자백가까지열람했다.6세에쉬운글자를맞추어시를짓는법을할머니로부터배웠고,9세때에는이미세상사람들에게그의뛰어난재주가알려졌다.
황윤석의자(字)는영수(永叟)이며,호(號)는이재(頤齋)·이재려인·실재·서명산인·운포주인·산뢰·산뢰노인·산뢰려인·산뢰산인·산뢰수·순양자·월송외사등이있다.그런데아버지가《주역》의산뢰이괘(山雷頤卦)를인용해서실에이(頤)자를크게써붙여놓고‘말을조심하고,음식을절제한다’는뜻을명심하게해주로‘이재[頤齋,《주역》이괘(頤卦)의내용을실천하겠다는뜻]’를사용했다.
14세에임영(林泳,1649∼1696)의《창계집(滄溪集)》을읽고세상의시작이무엇인지에대해관심을가지게되었고,16세에그의책중하나인《이수신편(理藪新編)》을쓰기시작했다.
황윤석은24세무렵을시작으로평생동안26차례에걸쳐서한양의과거에응시했고이를위해22차례나서행(西行,한양행)을했다.
어려서는집에서수업을받았고성장해서는양응수와김원행에게가르침을받았다.그는뛰어난학문적역량에도불구하고31세에비로소진사시에합격했고,여러번대과(大科)에응시했지만운이없었던탓인지번번이실패했다.그러던중학문이호남인물중최고라고알려져1766년(영조42)그의나이38세에장릉참봉의벼슬을받았다.
3년간장릉참봉을지내고,40세에는의영고봉사,41세에는사포서와종부사직장,43세에는6품직으로올라사포서별제가되었다.48세되던1776년(영조52)에는익위사익찬,50세에사복시주부,그해12월에장릉령이되었고,51세가되었을때드디어평소의꿈이었던현감이되었다.목천현감의직함을얻게된것이다.하지만늘꿈꾸었던현감의직위는자신의뜻대로되지않았다.이재와함께일하던아전들이창고의곡식을도적질해유용한것을차마법대로다스리지못하고독촉해서반납시키려다가도리어모함을받게되었던것이다.이때문에세금을함부로처리했다는죄로인사고과성적이하(下)가되었고,결국파직되고말았다.
56세에는장악원주부와창릉령의벼슬을받았으나어머니의장례기간이끝나지않았기때문에부임하지않았다.58세에는전생서주부에이어전의현감의벼슬을받았다.그러나이듬해에암행어사가전의에출두해황윤석이전년도에처리했던일을사적인감정에따라처리한것으로여기고이재를파직시켰다.파직된뒤에는고향으로돌아가서후배들을가르치고집안의일들을정리하며한양의정치에도늘귀를기울였다.그후63세에자신의집만은재에서세상을떠났다.

목차

잡다한시여덟수
옛날〈사수시(四愁詩)〉를본떠서짓다
밤에앉아
《역(易)》의이치를헤아린노래
도사(都事)안척숙(安戚叔)께서부모님뵈러가신다기에받들어이별하다
대역(大易)의노래
어떤사람의질문에대답하다
앞시의뜻을거듭하면서내뜻을말한다
절구
비단주머니
서당에비내린뒤계곡물소리를듣고느낀점이있어서
옛시를본받아
마음대로짓다
즉흥시
12월5일밤꿈에송씨어르신과대화를나누었다.꿈에서깬뒤에아련한마음이있었다

입동에서소한까지눈이겨우두번내렸는데게다가많이오지도않았다.오늘은비가조금내려정말봄날같았다.내년농사가과연어찌될지모르겠다.우선시로기록한다
여러가지를읊다
섣달그믐나흘전에큰눈이왔다
무진년(1748)정월초하루비로소용성(龍城)으로출발했다.용두산을지나다가아버지말씀을기록했으니느낀점이있었기때문이다
능암에서자다
운암강(雲巖江)
정오(正午)에갈담역(葛潭驛)에서쉬다
한치(寒峙)에올라보현봉(普賢峰)을바라보다
팔공산(八公山)을바라보다
나그네마음
객지에서노형과헤어지고김씨아저씨도돌아가시니불편한마음이멈추지않았다.손님중에취해서장난치는사람이운(韻)을부르기에마침내그것으로내마음을풀었다
매화그림
절구
다음날아침,손님이경(庚)자운(韻)을차운해서보내셨기에또그운에따라답장으로부쳤다
또앞의운을써서부쳐드리다
손님이또경운(庚韻)으로첩운(疊韻)해서내시에취한것을놀리는뜻이있었다며꾸짖기에내가다시차운해서사죄를드렸다
또첩운해서부쳐드리다
또앞뒤의운(韻)을따서지었다
또율시한수로이별하다
백씨어르신께서원일(元日)에시를지어주셔서거기에첩운해서한편을완성했다.겸손함이너무지나치시기에공경히차운하면서그런뜻을드러냈다
백씨어르신께서내가길을떠날때지어주신시를받들어차운해서세편의시를드리다
정월15일에고향의풍속이눈앞에펼쳐진것을서술하면서배해체(俳諧體)를본떠흥이나서짓다
월식
또이별의운(韻)으로부쳐드리다
시사감흥
밤비속에서앓다가마침아내를꿈속에서보고회포를기록하다
선포서당
잡시
편지를대신해서정사도에게부치다
월곡(月谷)
정사도의심성재(尋性齋)에서짓다
사우재(四友齋)께드리다
신미년춘축(春祝)
돌아오는길에
정사도에게부치다
달밤에홀로앉아
길에서우연히짓다
정오에정읍의연조원에서쉬다
해질무렵에피향정을지나다
아침에출발해서금구(金溝)주막에도착했고,정오에이성가(伊城街)에서쉬다
아침에출발해서여현(礪峴)을지나다
정오에은진주막에서쉬다.사교와초포교를지나미륵을바라보다가그대로이산(尼山)으로향하다
금강에도착하다.강의남쪽언덕에제승루가있다
오후4시쯤에궁원아래주막에서말을먹이다
척수루(滌愁樓)에올라
9월4일아침에출발해서소사(素沙)를지나다
갈원(葛院)에도착해서아침을먹다
9월5일아침에출발해서사기천을지나갈산주막을거쳐과천주막에도착해아침을먹다
재동에머물때잠못들어구점(口占)으로안성능아저씨께드렸다
우연히쓰다
9월27일날이밝은뒤에천천히가서소사교주막에도착해아침을먹었다.마침비가오려는듯해서갈길이염려되었다.주막곁높은구릉에잠곡김상공의대동비(大同碑)가있었다.이민구찬술에오준의글씨로순치(順治)16년에세웠다.바로조선효종10년기해(1659)다
9월28일새벽3시경에천안을출발해서20리를가자그믐달이비로소나왔다
9월30일일찍밥을먹고길을떠나면서종이를찾아얼른써서김호숙에게주었다
10월1일아침에출발해서두죽호옆에서밥을먹고,금구에도착해서말을먹였다
절구(絶句)
머무는곳이바로서석산과마주하고있어서시를지었다
절을떠나월곡으로향하며
느낀점을여러가지로표현하다
마음대로노래하다
설산에서여러가지를노래하다
누나와작별할때붓을찾아벽에쓰다
여산을지날때시를지었다
금강에서
여러친구들이또찾아왔다.양성의신동(申童)을만났는데과거장에서동접(同接)이되기로했다.듣건대그의조상은지극히친한사이였고,또서로왕래하면서더욱가까운사람도있었다.절구한수를써서주었다
망우고개
광릉을지나는도중에미음(渼陰)30리를뒤돌아보며
성환을지날때시를지었다
금광주막의벽에짓다
10월7일새벽에출발했다.삼례에서시를지었다
느낀점이있어서
피향정의옛추억
밤에앉아

집에보내는편지를써서고향으로가는사람에게부탁하며느낌을썼다
혼자서쓰다
흥덕동
벽송정
공경을담아미호김원행선생님께드리다
성균관에서국화를보고서
동사생(同舍生)유자눌이율시한수를지어주기에그에답했다
안사성에게써주다
안사성에게드리다
노량진나루터에서
민절서원


해설
지은이에대해
옮긴이후기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지만지한국문학의〈지역고전학총서〉는서울지역의주요문인에가려소외되었던빛나는지역학자의고전을발굴번역합니다.‘중심’과‘주변’이라는권력에서벗어나모든지역의문화자산이동등한대우를받을수있도록합니다.지역학문발전에이바지한지역지식인들의치열한삶과그성과를통해새로운지식지도를만들어나갑니다.

18세기호남선비의기록,《이재난고》
《이재시선》은황윤석의《이재난고》에실린그의자작시중에서그가한창공부하던젊은시절과관료시절에남긴작품들을중점적으로번역한책이다.이책의저본이되는《이재난고》는황윤석이10세되던해부터세상을떠난때인63세까지자신의삶을기록한일기다.거의모두초서(草書)로썼는데,전체규모는총57책에달하는방대한분량이다.그는호남지역사회에서선비가문으로서의지위를유지·강화하는한편,과거시험을통해중앙정치무대로진출하기위해한평생노력했다.《이재난고》는황윤석이지역사회의선비가문출신으로서가졌던삶의자세를생생하게보여준다.그런의미에서《이재난고》는중앙정치무대로의진출노력과좌절을기록한한지방선비가문의일대기이자서양문물과의접촉을통해변화해간한전통적지식인의자서전이며,18세기한양의활기찬학문풍토에동참한박학한선비의박물학적기록이라할수있다.

청년학자의고뇌
《이재난고》속에는약1630제(한제목속에여러편의시가있는경우가많다)의한시가담겨있다.그의시에는산문에서드러나지않는그의주요사상이잘드러나있다.《이재시선》은그중작품성과대중성이높은작품을선별해서소개하려한다.그중두번째인이책은이재황윤석의19세부터29세까지의시100제를모아놓은것이다.한창때인이시기,그는학문과과거시험사이에서갈등하는모습을보이기도하고,공적인자세를유지하려는마음가짐을드러내기도하지만서서히학문과입신양명에대한집착에서벗어나마음의여유를가지기시작하며점차성장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