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재 시선

태재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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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여말 선초의 학자 태재(泰齋) 유방선(柳方善)의 5언 율시 125제 153수를 소개한다. 목은 이색의 외증손인 그는 권근과 변계량에게 수학했으나, 가문이 민무구 형제의 옥사에 연루되는 바람에 관직에 나아가지 못하고 장장 19년간의 유배 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나 유방선은 고려 말 시학의 전통을 계승해 조선 초 문단을 진작하고, 한시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서거정, 권남, 한명회 같은 탁월한 제자들을 길렀다. 그의 5언 율시에는 당시 문인들과의 교류, 유배지에서의 아픔, 그 가운데서도 잃지 않았던 ‘한(閒)’의 정서가 잘 드러난다.
저자

유방선

유방선(柳方善,1388∼1443)의본관은서산(瑞山),자는자계(子繼),호는태재(泰齋)다.일찍부터문명이났으며,10대때이색의문인인권근과변계량에게수학했다.1405년18세의나이로생원시에입격해성균관에서유학했으나,1409년부친유기가‘민무구형제의옥사’에연루되어그의가문은정치적몰락의길을걷게되었다.이후19년에이르는유배생활을하게되었음에도《주역》의태괘를자호로삼아희망을놓지않고,시를통해삶과마음을치유하고자했다.사면된뒤조정에서주부(主簿)로삼으려했으나관직에나아가지않고원주의법천에머무르며시문을강학했다.1443년56세의나이로일생을마감했다.비록가문의정치적시련으로인해평생관직에나아가지는못했지만,그는고려말시학의전통을이어받아조선초시단을진작하고한시의발전에많은영향을끼친인물로평가된다.

목차

한성이소윤에게보내다
산행
교거
자영
밤에앉아서
연아
즉사
스님을전송하며
이중안에게보내다
자영
신묘년설날에홀로앉아옛사람의시에차운하다
임진년3월15일에부인과자식들이한양에서와서촌가에있기에말미를청해가서보았는데설움과기쁨이한량없었다.우울한나머지짓는다
집에서온편지를받다
새벽에일어나서
산사에독서하러돌아가는김을전송하며
입춘에회포를읊다
용암스님에게답하다
운부사
은해사

우연히짓다
스님을찾아갔으나만나지못하다
새벽에절집을찾다
우연히짓다
벗과헤어지다
즉사
환귀사에서노닐며
계흥스님에게주다
무술년에짓다
벗에게보내다
죽계를찾아가다.구호
사람을전송하며
자영
천천히거닐다
회포를적어서파자에게드리다
남쪽뜰에서놀다
누위에서
홀로앉아서
누에오르다
유거.이우재의시에차운하다
사람을전송하며
객지살이
산사의누대에오르다
병중
새로내린눈
스님을전송하며
저물녘마음
남곡이헌납에게드리다
종백인정상사에게보내다
완산유생원에게보내다
소나무를읊다.이우재의시에차운하다
우재이선생을애도하다
우연히짓다
최판사의옛집을찾다
벗에게주다
공덕사에서묵다
즉사
새벽길
스님을찾아가다
도중에
명곡스님을전송하며
나그네살이
이정랑이립이도성으로가는것을전송하며
서울로가는사람을전송하며
절집
산에살며
회포를적다
병중
이남곡에게답하다
신림역에서짓다
단양으로가는길에서
을미년9월초8일에영천의구거로돌아오다
비가개다
김교수가순흥으로돌아가기에시를지어전송하다
김교수편에아우에게보내다
자서
백지사에서우거하며
김,이두수재가서울로가는것을전송하며
고거

밤에앉아서이정랑이립을회억하다
즉사
홍시.서파자에게드리다
벗인김의부고를듣고서글퍼서짓다
단비
본가의작은누에서짓다
벗에게주다
이,김두동년에게보내다
무신년봄에영천에서법천촌사로거처를옮기다
신해년입춘에우연히짓다
사람을전송하며
최녹사가고향으로돌아가는것을전송하며
김생이나주로돌아가는것을전송하며
당진방사군의부임을전송하며
수안사군을전송하며
장인어른이용헌에게드리다
밤에앉아강스님과조중경을생각하다
정언을지낸이이립이서울에서찾아왔기에시를지어사례하다
각명장로가산으로돌아가는것을전송하며

김생의현포도에짓다
옛친구에게주다
입춘
이암도스님에게보내다
삼짇날
땅이외져서
회포를풀다
새벽에경스님방에들며
환귀사에서노닐며명곡스님에게주다
공산의명스님이술을들고찾아오다
성재인외숙에게올리다
어떤스님이와서공덕사의경광을말해주기에짓다
우연히짓다
산사에서묵다
흥이나서
밤에창수촌을지나다
명원루위에서회포를적다
8월15일밤
우중자영
스님을전송하며
촌거즉사
촌사에이르다
밤에앉아서
아들을전송하고영천으로돌아가다
이웃에어린아이가죽었는데그어미의곡소리가애달파시름겨워짓다


해설
지은이에대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지만지한국문학의〈지역고전학총서〉는서울지역의주요문인에가려소외되었던빛나는지역학자의고전을발굴번역합니다.‘중심’과‘주변’이라는권력에서벗어나모든지역의문화자산이동등한대우를받을수있도록합니다.지역학문발전에이바지한지역지식인들의치열한삶과그성과를통해새로운지식지도를만들어나갑니다.

가화(家禍)로인한19년간의유배생활
유방선(柳方善,1388∼1443)의본관은서산(瑞山),자는자계(子繼),호는태재(泰齋)다.송도(松都)의방제(坊第)에서태어났다.그는10대때권근(權近)과변계량(卞季良)에게수학했는데이들은이색의문인이다.유방선은1405년18세의나이로생원시에입격해성균관에서유학하며대과를준비했다.그러나1409년부친유기가‘민무구(閔無咎)형제의옥사’에연루되어유방선은청주로유배되었다.느닷없이들이닥친가화로가족이뿔뿔이흩어지고도무지희망이라고는찾아볼수없었던상황에서도그는《주역》의태괘(泰卦)를자호로삼고,영천서산의송곡아래에작은집을지어‘태재’라는편액을내걸었다.영천에서유배생활을하는동안이안유(李安柔),조상치(曺尙治),최원도(崔元道)와같은지역문인들을포함해승려들과도활발히교유했고,지역의자제들을양성했다.1427년에야완전히사면되었는데유배기간이모두19년이었다.1431년에영천에있던가족을이끌고원주의법천으로갔다.이후1443년56세의나이로생을마감할때까지법천에머무르며시문을강학했다.

여말선초의시단
유방선은비록가문의정치적시련으로인해평생관직에나아가지는못했지만,고려말시학의전통을이어받아조선초시단을진작했다고평가받는다.서거정,권남,한명회등탁월한제자들을양성했으며특히조선전기문단을대표하는서거정은“내가문명(文名)을훔쳐서오늘에이르게된것은모두선생이베푼은혜다”라고했고,허균도자신의가학의연원을유방선에서찾았다.유방선의시문학은고려후기이색,이숭인,정몽주,권근,변계량으로부터조선전기서거정,권남,이승소,성간,그리고허균에이르는여말선초문학사의흐름을이해하기위한중요한키워드가된다.그의문집《태재집》은모두5권2책으로,권1∼3은시,권4는문,권5는부록이다.수록된시문은시가모두663수(527제)이고문이모두14편으로,유방선의문학세계는시를통해구현되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5언율시의매력
특히그는두시(杜詩)에정통했는데,율시의대가였던두보의영향을받아《태재집》에도율시가절반이상의비율을차지한다.《태재시선》에는그중5언율시125제153수를수록했다.이5언율시에는그가교유하고시를주고받았던주요인물들이상당수등장해당시학맥과문단의교유관계를살필수있다.또한유배지에서의아픔을그린작품이많고창작시기가명기된작품도있어,특별한사전지식없이도시를한수씩읽어나가다보면자연스레그의삶의궤적이그려진다.가혹한현실앞에서도‘한(閒)’의정서를잃지않는작품이많아그의삶의태도를엿볼수있다.무엇보다그의율시는대구가뛰어나고허사의쓰임도절묘해율시의매력을한껏맛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