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풍선 / 옥상 정원(큰글자책)

종이풍선 / 옥상 정원(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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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기시다 구니오는 가부키와 신파가 주를 이루던 1920년대 일본 연극계에 인간 심리와 생활을 다룬 최초의 희곡들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후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에 동조한 행보를 냉정히 평가하면서도 일본 근대 연극의 기틀을 다진 기시다 구니오의 공로를 인정해 신진 극작가에게 최고 영예인 ‘기시다구니오희곡상’을 제정했다. ‘기시다구니오희곡상’ 수상 작가와 작품은 출판, 공연을 통해 활발히 소개되어 온 반면 기시다 구니오와 그의 작품들이 한국에 소개되는 것은 한일 연극 교류 20년 만에 처음이다.
저자

기시다구니오

기시다구니오(岸田國士,1890∼1954)
일본의극작가,연출가,소설가,번역가,평론가등으로알려져있다.특히일본연극계에서는일본근대극(新劇)의창시자,근대희곡의아버지로불린다.와카야마현사무라이계급후손이었던부친뜻에따라1904년15세나이로육군유년학교를거쳐1907년육군사관학교본과에입학한다.그러나장자크루소,샤토브리앙등프랑스문학에흥미를느낌과동시에군대생활에대한염증과반발로탈영을시도하거나일부러시험에백지를내기도한다.사관학교졸업후육군소위로임관하지만1914년독일전쟁사단동원령을계기로군대생활에더더욱염증을느끼게되면서휴직계를제출하고도쿄로상경해1917년28세에동경제국대학불문과에입학한다.1919년8월,프랑스연극에관심을갖고프랑스유학을떠난다.파리주재일본대사관,국제연맹사무국에서번역아르바이트를하면서프랑스연극사를연구하기시작한다.소르본대학르퐁교수소개로자크코포를만나그가대표로있는뷔에콜롱비에소극장에서연극을배운다.아버지의부고를듣고급히귀국한다.프랑스유학시절에썼던〈노란얼굴의미소〉를고쳐1924년〈낡은장난감〉이라는제목으로《엔게키신쵸(演劇新潮)》지3월호에발표한다.같은해9월에는유럽알프스산맥동부지역티롤의어느호텔에서만난일본인과국적불명외국인의격정적사랑이야기인〈티롤의가을〉,1925년에는일요일오후신혼부부의일상대화로이루어진스케치극〈종이풍선〉등을발표하면서말의뉘앙스를중시했던프랑스풍심리극의독특한분위기로연극계에신선한충격을던지며새로운조류를몰고온신진극작가로주목받기시작한다.1929년오사나이가오루가죽자그가이끌던일본근대연극의산실축지소극장이해산된다.이때부터기시다구니오는일본근대극의새로운지도자로부상한다.《비극희극》,《극작》등의연극잡지를펴내며다나카센카오(田中千禾夫),고야마유지(小山祐士),모리모토가오루(森本薫)등수많은극작가를소개하고배출한다.제2차세계대전이발발하자일본군부에전선에서공연하는이동형연극단을제안,위원회를만들고문화부장에취임해1942년까지이동극단을이끈다.그것이대정익찬회(大政翼賛会)라는우익단체다.1950년기시다구니오는문단과연극계를연결,일체화해새로운문학을만들어내려는문학입체화운동을주창하며‘구름의회합’이라는단체를결성한다.1954년3월4일,막심고리키의〈밑바닥에서〉를연출하던중뇌졸중으로쓰러져도쿄의대부속병원으로옮겨졌다가다음날아침향년63세로사망한다.

목차

종이풍선
옥상정원
해설
지은이에대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기시다구니오는일본근대연극의창시자,아버지로불린다.그의이름을딴‘기시다구니오희곡상’은연극계신진작가등용문으로,일본뿐아니라일본연극,문학에관심있는사람이라면매해주목하는상이다.시바유키오,히라타오리자,유미리,정의신등‘기시다구니오희곡상’수상작가와작품들은이미국내에도소개되어활발히출판,공연중이다.하지만기시다구니오에대한소개는전무했다.이번출판으로기시다구니오와대표작을처음한국에소개한다.한일양국이각각한일연극교류협의회,일한연극교류센터를설립해희곡집출간및공연으로일본에한국연극을,한국에일본연극을소개한지20년만이다.

혼자서는아무것도할수없다,하지만누군가먼저시작하지않으면안된다-기시다구니오
군인이던아버지영향으로육군사관학교졸업후육군소위로임관했던기시다구니오는군대생활에염증을느껴휴직계를제출하고도쿄로상경,1917년28세라는다소늦은나이에동경제국대학불문과에입학한다.그러다프랑스연극에관심을갖고파리유학을떠난다.그곳에서프랑스연극은물론파리를거쳐간세계유수극단들의작업에영향을받는다.귀국후1920년대중반부터새로운스타일의작품을지면에활발히발표하며주목받는다.특히부부의일상대화로이루어진스케치극〈종이풍선〉은신선한충격이었다.경쾌한대사를통해인물의심리변화를묘사한〈종이풍선〉을두고일본연극의새로운조류가시작되었다는반응이었다.기시다구니오의이른바스케치풍연극에대해당시에는“경박하다”는비난도있었지만극적사건이나갈등이두드러지지않고,평범한대화만으로극을구성한점이100년전희곡이라고는믿기지않을만큼현대적이다.
〈종이풍선〉이전에없던스타일로일본연극계에충격을안긴희곡이라면,〈옥상정원〉은당시일본사회상을반영한기시다구니오의몇안되는작품중하나다.다이쇼시대도쿄긴자마츠야백화점9층옥상이배경이다.그무렵《도쿄니치니치신문》(《마이니치신문》전신)에이런기사가났다.

〈blockquote〉마츠야9층망루에서뛰어내리는참사
행락대낮번화가에서실업청년이아버지와형을원망하며9층옥상에서뛰어내렸다.고층빌딩에서벌어진최초의투신자살이다.
〈/blockquote〉
기시다구니오는〈옥상정면〉초반에이사건을언급하며창작배경을암시했다.성공한사업가와실패한예술가인두친구가고급백화점옥상정원에서만나나누는대화에는허례허식,허영과질투,욕심,자격지심이빼곡하다.이처럼1920년대일본내심화되던경제적불평등문제를소개로하면서기시다구니오는두인물의갈등을빈부혹은선악갈등으로단순화하지않는다.이들의갈등은상반된사회적지위외에다양한요인이복잡하게얽힌결과다.상대를향한복잡하고미묘한심리가은근히배어나는두친구의대화는지금나와내이웃,친구의이야기라해도어색하지않다.
이토록중요한작가의이토록현대적이고재밌는작품들이왜이제야우리나라에소개된걸까?번역을맡은‘연극UNIT世輪프로듀스’대표이자연극연출가인임세륜은기시다구니오의과거행적이이유가되진않았을까하고조심스레추측했다.2차세계대전이발발하자일본군부에이동형연극단운영을제안하고위원회를꾸려이동극단을이끌었던것이다.기시다구니오의이런행보를후대는냉정하게평가한다.그럼에도기시다구니오가권선징악을주요주제로삼는가부키,신파등전통극이주를이루던일본연극계에인간심리와생활을묘사하는일본식희곡작법의새로운가능성을열고이를성공적으로무대화한최초의극작가라는점은대부분인정한다.젊은극작가육성을목적으로제정된일본내가장권위있는희곡상에‘기시다구니오’의이름을쓰게된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