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도시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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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미국 내 소수 문학인 중국계 미국 시인 리영리의 초기 시집이다. 전미도서상,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상 등을 받았으며 아시아계 시인으로서는 유일하게 2005년에 《노튼 시 선집(Norton Anthology)》에 시가 수록되면서 정전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1990년 출간된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도시》는 “관조적이며 사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서정적인 자아가 등장하면서도 개인성에만 함몰되지 않고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기억과 트라우마를 드러”낸다. 책에는 시인이 직접 쓴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시와, 시인의 시론이 담긴 문예지 인터뷰 기사 "시인과의 대화"를 함께 실었다.
저자

리영리

(Li-Young Lee)
리영리는 아버지가 망명 생활을 하던 1957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태어났다. 인도네시아의 독재자 수카르노(Sukarno)가 반중국 정서를 확산시키면서 아버지가 1년 반가량 정치범으로 복역한다. 1959년 그가 출옥한 후 리영리의 가족은 인도네시아를 탈출해 마카오에 잠시 체류한 뒤, 몇 년간 홍콩과 일본을 전전하며 망명 생활을 하다가 결국에는 1964년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피츠버그대학(the University of Pittsburgh)에 진학해서 시인의 초기 경력에 중요한 멘토가 되는 시인 제럴드 스턴(Gerald Stern, 1925∼2022)을 만나 시 쓰기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79년 피츠버그 대학을 졸업한 뒤 1980년 애리조나 대학교(University of Arizona)와 1981년 뉴욕주립대 브록포트 캠퍼스(the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Brockport)에서 문예창작 석사과정(MFA) 및 작가 워크숍(Writer’s Workshop) 과정을 거치며 시인으로 성장했다. 이후 시인으로 활동하며 노스웨스턴 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와 아이오와 대학교(the University of Iowa) 등 여러 대학교에서 시 창작을 가르쳤다. 한편 시인은 앞서 언급한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상을 비롯하여 미국시인협회(the Academy of American Poets) 펠로십, 래넌 문학상(Lannan Literary Award), 휘팅 작가상(Whiting Writer's Award), 푸시카트 상(Pushcart Prizes), 구겐하임 재단 펠로십(Guggenheim Foundation fellowship) 등 다양한 상을 받았으며, 1998년에서는 뉴욕주립대 브록포트 캠퍼스에서 명예인문학박사학위(the honorary degree of Doctor of Humane Letters)를 받기도 했다. 시집 《Rose》,《The City In Which I Love You》, 《Book of My Nights》, 《Behind My Eyes》, 《The Undressing》 등이 있다. 현재 아내 도나 리와 함께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고, 슬하에 아들 둘이 있다.

목차

I
치열한 이야기들 1
치열한 이야기들 2
치열한 이야기들 3
치열한 이야기들 4
치열한 이야기들 5
치열한 이야기들 6
치열한 이야기들 7

II
추궁
이 시간과 죽은 것
일어나, 내려가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소리 높여 읽으신다
이 미합중국의 새로운 시민을 위해
폐허와 함께

III
이 방과 여기 모든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도시

IV
기다림
이야기
굿나이트
너는 노래해야 한다
나 여기 있어
마지막 존재
쪼개기

부록 : 시인과의 대화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출판사 서평

영미 시의 시적 전통과 중국 고대시의 영향

리영리는 1980년대 이후 작품 활동 내내 매릴린 친, 캐시 송, 명미 김 등과 함께 큰 주목을 받아 온 중국계 미국인 시인이다. 아시아계 시인으로서는 유일하게 2005년에 《노튼 시 선집(Norton Anthology)》에 시가 수록되면서 정전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시인은 서구 또는 영미의 시적 전통과 이백이나 두보 같은 고대 중국 시인들의 전통 및 기법을 혼합하여 자신만의 분명한 시 세계를 구축한다. 시인의 스승 제럴드 스턴은 리영리의 시가 “숭고함이 그가 집중하는 영역에 들어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하려는 의지, 언어에 대한 헌신, 거룩함에 대한 믿음”을 잘 보여 준다고 평하면서 이는 존 키츠나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같은 주요 유럽 시인들의 전통을 상기시킨다고 주장한다. 리영리도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시인으로 에밀리 디킨슨, 로버트 프로스트, 월트 휘트먼 등 전통적인 미국 시인들을 꼽는다. 또 조용하고 명상적이면서도 구어적 어조와 독백, 간결하지만 힘 있는 리듬의 사용은 이백과 두보의 영향을 잘 보여 준다. 특히 리영리 시 세계 전반에 걸쳐 침묵의 사용이 두드러진 기법으로 나타난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이 시인들의 시를 읽고 외우게 한 영향이 있을 것이다.

기억의 시인

리영리는 “기억의 시인(poet of memory)”이다. 그는 기억하는 행위와 기억의 작용을 시적 특성인 은유적 사유 속에서 인상 깊게 표현함으로써, 왜 그가 기억을 다름 아닌 “시”라는 매개체를 통해 다루는지 이해하게끔 한다. 시집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도시》에 실린 아버지에 관한 시들은 이렇게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진동하는 인간 심리와 정서를 조명한다. 또 이 시집의 여러 시가 고통의 기억과 그것의 망각 사이에서 고뇌하는 화자를 보여 준다. 기억은 소중한 이의 부재를, 상실한 것에 대한 그리움을 동반한다. 〈이 시간과 죽은 것〉에서 화자의 트라우마, 즉 유령 같은 형의 출몰(haunting)은 화자로 하여금 특정 시공간에 관계없이 형의 죽음, 상실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만든다. 화자에게 이 “죽음”은 생존한 자신의 고통(상실감, 우울감, 무력감)을 계속해서 분명하게 일깨운다. 부재하는 형의 출몰이 화자의 존재를 반복적으로 증명하는 역설이다. 이렇게 트라우마는 죽음과의 반복적인 조우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존과의 반복적인 조우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트라우마의 반복은 “자신의 생존을 주장하려는 시도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