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는국내행정학의다양한영역에서각분야의이론적기초를닦았거나해당영역의연구에서선구적역할을한고전적논문들가운데오늘날의시점에서행정학도들에게새롭게소개되는것이바람직하다고생각되는논문들을함께모으고이에대한현재적관점에서의토론을제시하여과거와현재의학문적대화를이어나가고자하는취지에서기획되었습니다.
한국행정학보와한국정책학회보가사회과학분야에서한국연구재단우수등재학술지로선정되는등한국행정학은국내에서뛰어난학문적성과를올리고있을뿐아니라,전세계적으로도적지않은행정학자들이사회과학분야의각종학술상을수상하는등국내외적으로선도적인학문의위치를점하고있습니다.그러나이러한성과는뿌리없이이루어진것이아닙니다.새로운학문으로서,그리고때로는정체성에대한고민을겪어온학문으로서행정학을여러분야에서정초시키고자노력하였던전세대의학자들이있었기에가능하였습니다.그러나오늘날의연구활동은다소최근의논의에집중하거나혹은외국의문헌에의존하는경향이없지않습니다.이런점에서잘알려졌지만잘읽히지않거나숨겨진논문들을재발굴하여고전으로엮어내는작업은의미가있다고하겠습니다.이런취지로이미2014년과2016년에두권의책이나왔으며이제이책이발간되었습니다.
한국행정학의역사와깊이,그리고폭을고려할때전편에는채담아내지못한중요한학문적성과가아직도많이남아있습니다.이책의제1편은기존에담지않았던한국행정이론의발전에기여한연구들을중심으로하고,제2편은전통적인조직,관료제,예산이론,그리고도시및지방행정연구에기여한논문들을중심으로엮었습니다.특히이책에서는독창적인이론틀을제시한연구들과더불어경험적연구들가운데서도이론적,방법론적기여도가큰논문들을선정하고자하였습니다.좋은글들은많으나모든연구를다수록하는데는한계가있어이책에서는우선12편의논문들을수록하였습니다.
우선“한국행정학의학문성정립문제:과학주의의입장에서”라는제목의논문은이책의시작을열기에최적의논문입니다.저자인백완기교수는행정학이문제해결을위한기술로만이해되어서는안되며탄탄한이론에기반한과학성을갖출필요성을강조하였습니다.공공조직으로연구영역을확정하고,주요개념을정립하고,연구방법을다원화하는가운데행태론적접근방법을통해계량적접근을강화하고,가치의문제를배제하지않으며,우리나라의행정현상을설명할수있는이론의토착화를통해한국행정학의과학적위상을구축하고자제언하였습니다.박종민교수의토론대로한국행정학은이논문의일부제언을그동안어느정도현실화하는데성공했다고볼수있겠습니다.그러나여전히행정학은시대의흐름에따라가치와사실의구분문제와씨름하고있고,한국의경험에기반하여일반화를지향하는이론적시도가부족하다는점에서이논문은여전히의의가있다고할수있습니다.이논문에서제기한행정학의학문성정립문제는언제다시상기해도늘도전적인우리의과제입니다.
이러한가운데독특한이론적체계를정립하고자했던의미있는연구들을발견할수있습니다.“행정과정책연구를위한시차적접근”에서정정길교수는변수들간의인과관계의작동이시간의흐름에따라변화될가능성에주목하여시차이론을제시하였습니다.토론자인이시원교수의언급대로우리나라에서행정개혁이실패하는현상을설명하고자하는동기에서구성된이론이지만,처음발표된이후50여편의관련연구가이루어진바와같이이론자체의정교화,행정학이외의영역으로확장등이이루어진,행정학분야의눈에띄는업적이라할수있습니다.시차는요인변수들이작동을시작하는시점(변화시작)과지속하는시간(변화지속)으로구분되며,동일한인과관계(예를들어민주적리더십의도입과조직생산성)라도시간에따라그관계에대한과학적판단이달라질수있음을제시합니다.정정길교수가서언에서밝히는바와같이,“바람직한사회현상을발생시키기위해서추진하는모든인위적노력은보편적인법칙과시차적요소를충분히고려하는전략으로서만성과를얻을수있다”는메시지는정책및행정개혁현상을이해하는데에큰함의를던져줍니다.이장은저자인정정길교수가시차에관한기존의두논문을결합하여새로구성할만큼의욕이담긴장입니다.노학자의이러한열정은후학들에게잔잔한자극과감동을줍니다.
행정학연구자들사이에회자되는또다른독창적인이론적금자탑은바로딜레마이론입니다.“불확실성,모호성과딜레마상황하에서절차적합리성의탐색”이라는제목의논문에서이종범교수는불확실한상황,모호한상황,그리고딜레마상황을개념적으로구분하고,특히딜레마상황에서의사결정을하기위한방편으로절차적합리성에입각한제도들을논의하고있습니다.딜레마이론의전개에서이논문의의의는딜레마이론이가진“의사결정을불가능하게하는정의”의한계를극복하고실천적제도들과다섯가지운영원칙을제시함으로써딜레마이론의확장을시도한가교적논문이라는점입니다(보다본격적으로딜레마이론을다룬논문들은3장서문에소개되어있습니다).이장의의미중하나는원저자와토론자간의보이지않는대화입니다.딜레마이론이발표된이후여러연구가있었지만아직전기를이룰정도의획기적도약이없었다는이종범교수의아쉬움은소영진교수의토론문에나타난탈딜레마개념및절차적합리성에대한논의를통해그해소의실마리를찾을수있을것으로보입니다.숙의민주주의가세를얻음에따라절차적합리성이강조되어가는오늘날딜레마이론의관점에서절차적합리성의문제를이해하는이논문은깊이음미할가치가있습니다.
“정책집행연구의비판적고찰”이라는제목이붙은김병준교수의1984년논문은정책집행을둘러싼당시미국의주류접근에대해종합적이고비판적으로검토함과아울러정책집행론의실천적의의를강조한‘결기’넘치는논문입니다.이논문의의미는토론자인김용철교수가잘정리해주었습니다.정책집행연구를‘처녀지’라고부른Wildavsky의주장을반박하면서정책집행연구의나아갈길과행정학의실천성을강조한것입니다.그런데이머리말에서주목하고싶은것은바로저자의색다른서문입니다.이논문이탄생하기까지의일화들을재미있게소개한저자의서문은단순히논문의내용만이아니라행정학의역할에대한고민,주류학문에대한젊은학자의도전,이러한도전에대한학문공동체구성원들의반응,그리고한편의좋은논문이가져올수있는개인적결과등이생생하게담겨있어서후학들에게큰도움이될것으로생각됩니다.오늘날양적성과를강조하는학문분위기에서혁신적인연구를수행하기어렵다고하지만용기와열정이담긴한논문이어떤의미와파급효과를가질수있는지를돌아보게만듭니다.
“정부업무기관평가의이론적논고”는여러가지측면에서이론중심의제1편과문제중심의제2편을이어주는논문입니다.논문의저자인김현구교수의열정적서문에서읽어낼수있듯이이논문에는‘응용학문으로서(분석적평가에초점을둔)정책평가론의사회적부적실성,’‘우리정부가자체적으로개발한한국특유의평가패러다임으로서기관평가(제도적평가),’그리고‘정책평가론의한국화’등평가를둘러싼엄중한이론적?실천적고민들이한데모여녹아있습니다.기관평가라는우리특유의실천으로부터분석적평가에서제도적평가로의이론적확장작업과행정이론의한국화라는우리행정학의근본적고민까지자연스럽게연결시켜풀어낸저자의혜안에서많은것을배울수있습니다.비록논란은있지만이러한기관평가를통해한국행정이한걸음발전했다고보는것이무리는아닐것입니다.토론자인성시경교수가강조하듯이기관평가가뿌리내리기시작하고이논문이발표된2000년대초이후지난십수년간우리나라공공부문기관평가제도의급격한발전을생각해볼때,이논문은이른시기에기관평가와정책평가론의한국화라는두개의깃발을함께들어올린의미있는연구라고하겠습니다.
제2편에서김호정교수의“행정조직문화와조직효과성”의제하논문은하나의영역을새로이열어젖힌경험적연구의모범을보여줍니다.저자와토론자인이환범교수가공히평가하듯이이논문은사회문화혹은행정문화의수준에서공무원들의가치관에접근하던기존연구의흐름에서경쟁가치모형에기반한조직문화개념을도입하고조직효과성과의관계를분석한,당시로서는혁신적인논문이었습니다.한국연구재단인용횟수집계가적용된한국행정학보논문들가운데피인용횟수가가장많은경험적연구논문이라는점이이를반영합니다.그러나저자도강조하듯이행정조직문화와조직효과성의관계에대한연구는아직갈길이멉니다.조직문화변동의전략,변혁적리더십,조직문화의충돌진단과해결,조직문화비교연구,공공성및공익등각각의개념과조직문화의연계등에대한지속적인연구가필요함을저자는서문에서역설하고있습니다.
박재완교수의“현업공무원의부패의사결정모형”은두가지측면에서한국행정학연구의이정표라할수있겠습니다.하나는서문에서저자도강조하듯이행정학연구에서드물게수리모형을활용한연구라는점입니다.대부분의연구가통계기법을활용한귀납적인연구인상황에서는저자의말대로“연역과추상화에수반하는고통을포기한채귀납과구체화에만의존한다면행정학의과학성을끌어올리는데에는한계가있을것”이라는점에서이논문은오늘날에다시되살려읽을가치가있습니다.논문을보면발견할수있듯이이러한연역모형의장점은여러가지반부패정책들이내부적논리모순이있을수있음을밝힐수있다는점입니다.안타까운점은이러한노력의맥이잘이어지지는않았다는점입니다.특히토론자인공병천교수가지적하는바와같이이러한수학모형은패러미터들의변화에따른민감도분석이중요하고,실제데이터와의부합검증도필요하다는점에서수학모형의확장만이아니라경험적연구도반드시필요합니다.행정학의학문성제고를위한수학적접근에대한저자의요청은후학들에게많은도전을안겨주고있습니다.
박천오교수의논문“한국공무원의책임확장:법적?계층적책임에서윤리적?개인적책임으로”는한국관료제아래에서일하는공직자들의책임성확보라는뿌리깊은주제를다루고있는논쟁적이고도전적인논문입니다.이책이발간되는2018년의우리사회는소위‘영혼없는공무원,’‘청탁금지법’과같은개념들이보여주는것처럼공직자들의윤리문제를매우민감하게바라보고있습니다.공무원의부패혹은책임에대해공직자들스스로가바라보는수준과국민들이바라보는수준의큰차이는바로이논문이주장하는법적계층적책임과윤리적?개인적책임의차이라고할수있겠습니다.토론에서이창길교수는공직자들에게윤리적개인적책임을묻는것의학문적,실천적어려움에대해잘설명하고있습니다.저자와토론자공히강조하듯이공직자의책임성확보문제는끊임없는토론으로이어질주제이며,이논문은시간적의미의고전은아니나이러한영원한갈등을다루는연구들의중간기착지와같은역할을해주고있습니다.
이은국교수의“한국정부예산팽창원인에관한연구:세입과세출의인과분석을중심으로”역시행정학연구에서그랜저인과관계라는색다른방법을택하여정부예산의팽창이라는고전적인주제를다룬논문입니다.26년전발표된이논문은세입과세출간에어떤유형의인과관계가존재한다고볼수있는지에대하여토론자인노승용교수의지적처럼윌다브스키의문화이론에기반하여일방향적인과관계가아니라쌍방적,동시적인과관계가존재할수있다는가정하에이를그랜저인과성검정방법등정교한기법을적용한시계열분석을하였다는점에서선구적이었다고평가할수있습니다.이후정부예산에관련된연구의분석기법은점점세련되어져왔다는점에서이논문의영향을발견할수있지만,이후26년의시계열자료가축적되었음에도불구하고후속연구가이루어지지않고있는점은저자도,토론자도공히아쉬워하는부분입니다.더욱이복지에대한수요가증가하면서세수확보에대한관심이어느때보다증대된오늘날이논문은다시금되새겨볼의미가있다하겠습니다.
하연섭교수의“재정건전화의정치경제:비교제도분석”은박천오교수의논문처럼상대적으로최근에발표된논문이지만토론자인유승원교수의언급처럼제도주의와재정연구분야에서저자의오랜학문적역량이축적된역작입니다.이논문의의의에대해서는토론자의평가를잠시직접인용하는것이좋겠습니다:“저자는본논문에서왜똑같은예산제도라하더라도어떤나라는성공하고다른나라는실패하는지를분석한다.…재정건전성을도구로하여특히예산제도와정치및행정제도와의정합성을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