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스포츠는 한국이 종주국이다. 종주국은 경기에서 선수의 뛰어난 기량도 있지만, e스포츠의 확산과 관련된 산업, 방송, 팬 문화, 비즈니스, 엔터테인먼트 등의 모든 것이 한국적 상황에서 시작되었다는 의미이다. 2004년 광안리 현상은 그러한 상황을 가장 잘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e스포츠의 윤리적 문제도 한국에서 먼저 등장하였다. 2005년 MBC 게임에서 벌어진 경기 조작 사건과 2010년과 2015년 연이어 발생한 스타크래프트의 승부조작은 e스포츠 생태계의 위협과 e스포츠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하였다.
e스포츠 경기는 디지털 특성상 공정성과 평등성을 전제로 시작하였다. 1972년 스탠퍼드 대학에서 열린 최초의 e스포츠 경기인 스페이스워(Spacewar) 토너먼트에 참여한 24명은 즐거움과 동시에 경쟁을 즐겼다. 그 경기의 우승 상금은 롤링 스톤(Rolling Stone) 잡지 1년 구독권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e스포츠 경쟁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e스포츠 경쟁은 디지털 규칙하에서 승리를 위해 개인의 기술 능력뿐만 아니라, 팀원 간의 협력을 포함하는 사회적 기술이 필요하다. 선수의 뛰어난 개인과 사회적 기술 발휘에 따른 대중들의 환호와 열광은 방송과 비즈니스가 개입되어 이제 전 세계적으로 모두가 즐기는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경쟁에서의 승리나 상금 획득을 위한 승부의 집착에 따른 윤리적 문제는 피할 수 없다. 오늘날 e스포츠 윤리와 관련된 문제는 다양하다. 첫째, e스포츠에 참여한 플레이어의 유리한 경기 진행을 위한 맵과 유닛의 조작, 도핑, 속임수와 해킹과 관련된 기술적 e도핑이다. 둘째, 프로화에 따른 상업화는 불법적 베팅, 학습권, 선수의 건강권, 인권 등 법률적 문제가 발생하였다. 셋째, e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요소는 지적 재산권, 광고, 스폰서와 같은 경제적 문제를 발생시켰다. 넷째, e스포츠의 중독, 과몰입, 폭력, 학습장애 등의 부정적 요소이다. 다섯째, 좋은 장비와 인터넷 환경의 차이 그리고 많은 전력 사용은 e스포츠의 불공정한 상황과 환경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e스포츠 윤리를 체계적으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학문적 관점에서 e스포츠는 스포츠 윤리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 윤리와의 공통성과 차별성을 명확하게 드러내어야 하는데 그 작업 또한 쉽지 않다. 왜냐하면 e스포츠 윤리는 스포츠 윤리와 비디오 게임 윤리가 서로 중첩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e스포츠는 현실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스포츠 윤리와 연결되지만, 컴퓨팅으로 만들어진 가상세계의 행위와 관련된다는 점에서 게임 윤리와 관계된다.
과거 가상세계에서 축적한 재화가 현실세계에서 통용된다는 사실을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오늘날 가상화폐는 현실에서 인정되고 사용된다. 이는 가상세계가 현실의 연장된 세계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은 e스포츠 윤리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가상세계의 움직임이 현실에서도 연결되어 윤리적 문제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윤리적 해명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e스포츠 윤리는 가상세계에 참여하는 행위자의 관점을 넘어선다. 이제는 디지털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매개체가 윤리적 행위의 주체로 등장하여 우리의 삶에 영향력을 미친다. 예컨대 AI와 생성형 AI가 윤리적 주체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스포츠 윤리와 비디오 윤리와 또 다른 점이다. 따라서 e스포츠 윤리는 플레이어의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세계의 경험이 일상의 삶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가상경험을 제공하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s)의 윤리적 행위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디지털 매개체가 윤리적 주체로 등장하는 것도 설명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e스포츠 윤리와 관련된다.
저자는 2017년 한 학술대회에서 e스포츠의 윤리적 문제는 스포츠에서 보이는 승부조작의 윤리적 문제와 연결되며, 디지털 사용에 따른 질병, 과몰입, 폭력성, 중독 등의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였다. 여기에 더해 e스포츠 윤리는 스포츠와 다른 가상세계에서 일어난 윤리적 행위이기 때문에 디자이너 윤리, 게임 투자자 윤리, 디지털 시스템의 경험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를 담론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 당시에 e스포츠 윤리가 무엇이고, e스포츠 대상과 관련된 이론적 근거 및 실천적 방법이 무엇인지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지는 못하였다. e스포츠 윤리와 관련된 산발적인 논의, 즉 e스포츠 플레이어의 경쟁과 관련된 윤리적 논쟁, 부정적인 건강문제, 법률적 경제적 권리 등은 있었지만, 체계적인 e스포츠 윤리를 조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저서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저자는 e스포츠가 독자적인 학문 영역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체계적인 e스포츠 윤리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아직 e스포츠의 학문체계가 수립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담론적으로 e스포츠 윤리를 제시하고 싶었다. 이 점이 저자가 e스포츠 윤리라는 제목의 저서를 집필하게 된 동기이다.
이 책을 저술하는 동안 힘들 때마다 들은 음악은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였다. 특히 그의 교향곡 5번은 힘든 상황의 암흑을 지나 마음의 평정을 가져다주었고, 교향곡 2번 ‘부활(Resurrection)’은 글자 그대로 e스포츠 윤리 저술에 새로운 힘을 가져다주었다. 그에게 감사한다. 이 책이 놀이와 경쟁에 참여하는 플레이어와 e스포츠 이해관계자 그리고 e스포츠 연구자에게 더 나은 e스포츠 윤리를 만들어 가는 데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
2025.04.22.
연구실에서 이상호
e스포츠 경기는 디지털 특성상 공정성과 평등성을 전제로 시작하였다. 1972년 스탠퍼드 대학에서 열린 최초의 e스포츠 경기인 스페이스워(Spacewar) 토너먼트에 참여한 24명은 즐거움과 동시에 경쟁을 즐겼다. 그 경기의 우승 상금은 롤링 스톤(Rolling Stone) 잡지 1년 구독권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e스포츠 경쟁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e스포츠 경쟁은 디지털 규칙하에서 승리를 위해 개인의 기술 능력뿐만 아니라, 팀원 간의 협력을 포함하는 사회적 기술이 필요하다. 선수의 뛰어난 개인과 사회적 기술 발휘에 따른 대중들의 환호와 열광은 방송과 비즈니스가 개입되어 이제 전 세계적으로 모두가 즐기는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경쟁에서의 승리나 상금 획득을 위한 승부의 집착에 따른 윤리적 문제는 피할 수 없다. 오늘날 e스포츠 윤리와 관련된 문제는 다양하다. 첫째, e스포츠에 참여한 플레이어의 유리한 경기 진행을 위한 맵과 유닛의 조작, 도핑, 속임수와 해킹과 관련된 기술적 e도핑이다. 둘째, 프로화에 따른 상업화는 불법적 베팅, 학습권, 선수의 건강권, 인권 등 법률적 문제가 발생하였다. 셋째, e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요소는 지적 재산권, 광고, 스폰서와 같은 경제적 문제를 발생시켰다. 넷째, e스포츠의 중독, 과몰입, 폭력, 학습장애 등의 부정적 요소이다. 다섯째, 좋은 장비와 인터넷 환경의 차이 그리고 많은 전력 사용은 e스포츠의 불공정한 상황과 환경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e스포츠 윤리를 체계적으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학문적 관점에서 e스포츠는 스포츠 윤리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 윤리와의 공통성과 차별성을 명확하게 드러내어야 하는데 그 작업 또한 쉽지 않다. 왜냐하면 e스포츠 윤리는 스포츠 윤리와 비디오 게임 윤리가 서로 중첩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e스포츠는 현실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스포츠 윤리와 연결되지만, 컴퓨팅으로 만들어진 가상세계의 행위와 관련된다는 점에서 게임 윤리와 관계된다.
과거 가상세계에서 축적한 재화가 현실세계에서 통용된다는 사실을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오늘날 가상화폐는 현실에서 인정되고 사용된다. 이는 가상세계가 현실의 연장된 세계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은 e스포츠 윤리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가상세계의 움직임이 현실에서도 연결되어 윤리적 문제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윤리적 해명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e스포츠 윤리는 가상세계에 참여하는 행위자의 관점을 넘어선다. 이제는 디지털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매개체가 윤리적 행위의 주체로 등장하여 우리의 삶에 영향력을 미친다. 예컨대 AI와 생성형 AI가 윤리적 주체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스포츠 윤리와 비디오 윤리와 또 다른 점이다. 따라서 e스포츠 윤리는 플레이어의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세계의 경험이 일상의 삶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가상경험을 제공하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s)의 윤리적 행위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디지털 매개체가 윤리적 주체로 등장하는 것도 설명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e스포츠 윤리와 관련된다.
저자는 2017년 한 학술대회에서 e스포츠의 윤리적 문제는 스포츠에서 보이는 승부조작의 윤리적 문제와 연결되며, 디지털 사용에 따른 질병, 과몰입, 폭력성, 중독 등의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였다. 여기에 더해 e스포츠 윤리는 스포츠와 다른 가상세계에서 일어난 윤리적 행위이기 때문에 디자이너 윤리, 게임 투자자 윤리, 디지털 시스템의 경험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를 담론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 당시에 e스포츠 윤리가 무엇이고, e스포츠 대상과 관련된 이론적 근거 및 실천적 방법이 무엇인지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지는 못하였다. e스포츠 윤리와 관련된 산발적인 논의, 즉 e스포츠 플레이어의 경쟁과 관련된 윤리적 논쟁, 부정적인 건강문제, 법률적 경제적 권리 등은 있었지만, 체계적인 e스포츠 윤리를 조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저서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저자는 e스포츠가 독자적인 학문 영역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체계적인 e스포츠 윤리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아직 e스포츠의 학문체계가 수립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담론적으로 e스포츠 윤리를 제시하고 싶었다. 이 점이 저자가 e스포츠 윤리라는 제목의 저서를 집필하게 된 동기이다.
이 책을 저술하는 동안 힘들 때마다 들은 음악은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였다. 특히 그의 교향곡 5번은 힘든 상황의 암흑을 지나 마음의 평정을 가져다주었고, 교향곡 2번 ‘부활(Resurrection)’은 글자 그대로 e스포츠 윤리 저술에 새로운 힘을 가져다주었다. 그에게 감사한다. 이 책이 놀이와 경쟁에 참여하는 플레이어와 e스포츠 이해관계자 그리고 e스포츠 연구자에게 더 나은 e스포츠 윤리를 만들어 가는 데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
2025.04.22.
연구실에서 이상호
e스포츠 윤리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