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왜다시‘산업자본’을말해야하는가?오래전부터산업은낡은단어가되어있었다.공장,노동,설비,기계,용광로,작업복…이단어들은경제신문보다역사교과서에더잘어울리는말처럼느껴졌다.
플랫폼과금융,스타트업과콘텐츠,AI와데이터가미래의키워드라면,산업은과거의그림자였다.그러나오늘,우리는다시이단어를꺼낸다.산업자본.왜지금다시산업자본인가?그이유는하나씩무너지고있기때문이다.
학교가사라지고,병원이줄어들고,청년이도시를떠나고,중산층이약해지고,지역의불빛이희미해진다.누가이도시를지탱하고있었는지를우리는산업이떠난뒤에야깨닫는다.
산업은단지생산의수단이아니라,삶을지탱하는구조의근본이었다.미국은이사실을너무늦게깨달았다.
1980년대,월가의논리에따라기업들은쪼개지고팔렸고,기술은축소되고공장은닫혔다.그리고그대가는러스트벨트의몰락,중산층의해체,지역공동체의붕괴로돌아왔다.미국은산업없이도버틸줄알았다.그러나결국제조업을되찾기위해수십년의시간을쓰고있다.
이책은그과정을기록하고,같은길을걷고있는한국사회에질문을던진다.
한국은아직산업이살아있다.반도체가있고,배터리가있고,조선과철강과화학이있고,도시마다산업단지가존재하고,기업마다기술인력이있으며,청년들은여전히‘대기업’을꿈꾼다.그러나동시에,과도한상속세,반복되는경영권분쟁,반재벌정서와정책의불확실성은산업자본이스스로를방어할수없게만들고있다.
그결과,공장은해외로나가고,기술은외국자본에팔리고,기업은방어에에너지를쓰고,정치는산업을외면하고,시민은냉소에빠진다.
이책은선언한다.지금이아니면늦는다.우리는산업자본을지켜야한다.그것은재벌을위한것이아니라,우리아이의일자리를위한일이고,중산층을지키는일이자,복지를유지하는일이며,국가를지속가능하게만드는일이다.
이책은미국제조업쇠퇴의역사와사례를따라가며,산업자본이무엇을의미했고,무엇을잃었고,어떻게다시회복을시도했는지를살펴본다.그리고그과정을통해지금한국사회가무엇을잃고있는지,무엇을선택해야하는지를묻는다.
우리는지금다시산업자본을말해야한다.기술을말해야하고,공장을말해야하며,지역과공동체를말해야한다.그리고그모든것을연결하는신뢰와제도의언어로산업을새롭게정의해야한다.
이책은그첫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