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막연하게나마 이런 글을 구상한 것은 7~8년 전 일이다. 며칠간 공을 들인 서면작업을 마치고, 동료들과 한 잔 걸치고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였다. 술기운 때문이었는지,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서면완성을 위해 며칠 동안 진이 빠지도록 생각한 것, 긴 고민의 과정을 기록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나의 글이, 초고에서 완성에 이를 때까지의 과정, 그 치열하고 복잡한 사고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후 틈틈이 글쓰기 수정 전후를 비교하는 메모를 작성하였다. 글쓰기 관련 서적들도 하나 둘씩 구입하였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한양대 로스쿨에서 법문서 작성 강의를 맡았다. 2020년에는 고려사이버대학에서 글쓰기 특강을 하였다. 이 책은 필자가 수년간 작성한 메모들을 토대로 만든 강의안을 보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은 글쓰기 연구서다. 일반 글쓰기 책들, 논증과 수사의 이론들을 실무 법률 글쓰기에 적용해본 시론적 연구서다. 이러한 연구는 단순히 글쓰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법률문장을 완성하는 과정은 매우 복합적이고, 입체적이다. 그것은 법률 지식만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법학에 더하여 언어, 논리, 수사는 물론 다양한 인문학적, 사회과학적 사고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실무에는 법학교재에 등장하는 사례처럼 도식적 법적용의 결과로 해결되지 않는 사안들이 많다. 그러한 사안의 경우 재판은 훨씬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사고와 그 결과물 사이의 치열한 대립 내지 논쟁의 산물이다. 이는 법학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지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다. 필자는 그 거대하고, 복잡한 미로를 조금이라도 풀어보고 싶었다.
법률가의 글쓰기 : 이론, 사례,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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