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제도의 상상력 : 시장 자율과 ESG 경영

회사라는 개념은 익숙하지만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경제적 필요에 의해 임의로 설계된 것이기 때문이다. 영미에서 창안하여 그들의 정치경제적 환경에서 발전시킨 제도를 우리나라에 도입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이려다 보니 다양한 규제가 덧붙여졌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시장은 괄목하게 성장하였고 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종전에 만들어진 규제들은 더 이상 몸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회사제도를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재구성한다면 우리나라의 기업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대학생 수준에서 회사제도에 관한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로서 활용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준비하였고, 나아가 회사제도의 해체적 발전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회사제도가 반드시 현재와 같은 모습이어야 한다는 필연성과 당위성은 별로 없다. 미래세대는 얼마든지 상상력을 발휘하여 회사제도를 더 유용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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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특히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에 비중을 두었다.
① 회사제도를 시장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개발도상국 단계에서는 시장도 미성숙하고 회사에 대한 시민의 관념도 희박하였기 때문에 경제당국의 규제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각종 위반사항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함으로써 회사제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억지로 형성하였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 시장은 이미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였는바 정부규제는 이제 시장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시장의 자정기능이 작동하길 기다려줘도 좋을 것이다.
② 회사제도는 더 유연해져야 한다. 회사에 관한 원칙들이 그동안 매우 엄격하게 요구되면서 예외를 별로 허용하지 않았다. 현재와 같이 회사가 시장경제의 주역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주식회사를 다양한 수요에 맞추어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요즘은 커피 주문도 통일하는 일이 없고 복잡하기 이를 데 없지만 그것이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시장의 발전을 가져온다.
③ 기존의 회사제도는 단기이익극대화라는 외면하기 힘든 굴레를 안고 있었다. 종전에는 경제현상을 정치사회적 환경과 분리함으로써 회사제도를 이해해보려 노력하였으나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도 결국 단기이익극대화를 위한 경영방식이 초래했다고 평가받으며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최근의 ESG 경영은 미로에 갇힌 것과 같던 종전의 상황을 완전히 뒤바꾸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ESG 경영은 회사제도를 창의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훌륭한 나침반이다. 이에 기초하여 회사제도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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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기까지 항상 옆에서 아낌없는 사랑으로 지지해준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모든 이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길 바란다.

2023. 9.


저자 신현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