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 백신애 단편집(큰글씨책)

초판 백신애 단편집(큰글씨책)

$25.00
Description
『백신애 단편집』은 〈나의 어머니〉, 〈꺼래이〉, 〈적빈〉, 〈광인수기〉, 〈아름다운 노을〉을 저본으로 삼아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 수록한 책이다.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조선의 현실을 여성적 시각에서 형상화한 뛰어난 현실주의 작가인 저자의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

백신애

경북영천에서태어났다.집과향교에서한학을공부하다영천공립보통학교4년과정졸업,경북사범학교강습과를나와2년간교사생활을했다.1925년사표를내고상경하여북풍파인‘조선여성동우회’와‘경성여자청년동맹’의상무위원이되어여성운동에뛰어들었다.블라디보스토크로밀항하여시베리아를방랑했으며,일본유학중에는영화배우이기도했다.1939년6월23일췌장암으로사망했다.1929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소설「나의어머니」가당선된신춘문예최초의여성작가였다.주요작품으로「꺼래이」,「채색교」,「적빈」,「악부자」,「혼명에서」를비롯해소설22편과콩트산문등40편을남겼다.

목차

나의어머니
꺼래이
적빈(赤貧)
광인수기(狂人手記)
아름다운노을

해설
지은이에대해
엮은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백신애는1930년대일제강점기조선의현실을여성적시각에서형상화한뛰어난현실주의작가다.여성의문제에만국한하지않고당대현실에대한폭넓은비판적의식을보여준그녀의소설들은봉건사회에서근대사회로의전환기에있었던1930년대조선사회의다양한문제들을생생하게보여준다.가부장제사회의구속과억압을통렬하게비판하고여성적욕망을새롭게발견하는그녀의작품에서우리는한국여성소설의한본령을목도하게된다.

빈궁문학
<복선이(福善伊)>,<채색교(彩色橋)>,<적빈(赤貧)>등을들수있다.개인의삶을파멸에이르게하는가난의문제를집중적으로형상화한다.궁핍한하층민의삶을주로여성적시각에서묘사한작품들은조혼의폐해나가난으로인해벌어지는남녀간의문제를중심으로현실의비극성을담아낸다.
<적빈>은이러한가난의문제를모성적관점에서매우생생하게형상화한다.무능한노름꾼인아들을대신하여해산을앞둔며느리의먹을거리를준비하는‘매촌댁’의모습은‘한국적모성’과더불어강렬한생명력을극단적인궁핍의형상을통해그려낸다.허기를메우기위해서똥까지참는매촌댁의희극적인모습은빈궁한당대현실을웅변적으로보여준다.백신애의소설은이러한가난의문제를구조적으로접근하지않고인물의강렬한욕망을드러냄으로써역설적으로궁핍한당대현실을극단적인형상으로부조해낸다.빈궁의문제는작가의현실인식을선명하게보여주는초기소설의가장중요한테마로서,이후그녀의관심은다양한현실의문제로확대된다.

현실주의문학
자본주의사회의보편적인문제와일제강점기의비참한현실을그린작품들로나눌수있는데,물론이두개의주제는조선적근대경험을형상화한것이라할수있다.<정현수(鄭賢洙)>는자본주의사회에서돈의문제를인간의심성이나존엄성과연관하여형상화한다.근대자본주의사회에서부를축적하는과정은타인과의경쟁을통해서이루어지는데,이과정에서인간의가치나존엄성은상실되지만궁극적으로경제활동에참여하지않고서는어떠한가치있는삶도성취할수없다는깨달음을이소설은드러낸다.반면<어느전원(田園)의풍경(風景)>은자본주의사회의법률의허점과기만적이고허구적인인간관계를가부장제사회의현실을통해서그려낸다.이소설들을통해그녀는근대자본주의사회의본질과문제점을비판하고폭로한다.
한편이러한인식은일제강점기조선의현실을그려내는데도작용한다.중농이었던주인공이일용직노동자로전락하는과정을그린<악부자(顎富者)>는전근대사회에서자본주의사회로의이행기에근대적환경에동화되지못하는한개인을통해근대물질문명의비인간성을비판한다.반면<학사(學士)>는지적우월성과허위의식에빠져현실에적응하지못하는일제강점기고학력룸펜들의문제를통렬하게고발한다.이작품은근대교육의수혜자들이지만전근대적의식으로부터벗어나지못한지식인의이율배반을그리고있다.이는서구적생활양식을지향하면서도의식은전근대적상태에머물러있는여주인공을희화화한<일여인(一女人)>에서도이어진다.이러한작품들은전근대적의식속에서근대적물질문명을경험하는일제강점기조선의현실을묘사한다.이와는달리<꺼래이>나<멀리간동무>,<가지말게>등은가난때문에러시아나만주로이주한일제강점기의피폐한민중적현실을생생하게부조해낸다.

여성주의문학
백신애의등단작인<나의어머니>는여성운동가인‘나’와전근대적여성인어머니사이의갈등을그렸다.작가의개인적경험이고스란히투영된이소설에서작가는가부장제사회의지배와억압에전적으로순응하는여성상에서벗어나근대적사회를건설하고구성하는독립된주체로서의여성상을탐색한다.이러한주제는<낙오(落伍)>에서좀더구체적으로실현된다.봉건적사회구조속에서자아실현의욕망을가진두여인의의식과실천의문제를그린소설은작가를비롯한당대신여성들의내면적갈등을인물의대비를통해형상화한다.<나의어머니>와<낙오>가미혼여성의내면을그린것이라고한다면,<혼명(混冥)에서>와<광인수기(狂人手記)>는이혼여성을통해가부장제봉건사회의억압구조와폐해를신랄하게비판한다.<혼명에서>가결혼제도에서이탈한여성의소외의식과이혼여성에대한가족들의전근대적억압을다루고있는데반해,<광인수기>는남편의외도에정신분열증을일으키는여성의고통을강렬한광기의언어로형상화한다.특기할만한것은,<광인수기>에서여성화자에게정신적충격을준남편이사회주의운동을하다전향한지식인이라는사실이다.백신애는<광인수기>를통해전향한사회주의자의타락을아내의시점을빌려비판한다.그것은1930년대중반이후쏟아진전향소설의주제-진정한근대적의식과실천에이르지못한지식인들에대한비판-를여성적입장에서서술한것이라고할수있다.광인의언어를빌려남성적사회의폭력과이중성을통렬하게폭로하는이소설은그언술의강렬함으로인해남성지배사회에대한매우강한혐오와부정의태도를표현한다.
한편작가의사후에발표된유고작<아름다운노을>은남성지배사회의구조를남녀간관계의역전을통해전복하는매우파격적인작품이다.이소설은가부장제사회의구속과여성적본능사이에서갈등하는여인의욕망과사랑을그리고있다.장성한아들이있는32세의여성과19세의소년사이에이루어지는사랑은근친상간의성격을띠고있는것이면서,남성우위의통상적인이성관계를역전시키는방향으로진행된다.이소설에서제기하는여성의갈등과사랑은여성의근원적인욕망의발견이라는점과더불어가부장제사회구조를전복하는실천적성격을띠고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