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런 가족 (전아리 장편소설)

어쩌다 이런 가족 (전아리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한 편의 시트콤처럼 유쾌하게 그려낸 문제적 가족!
2008년 22세의 나이로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자신만의 색채가 담긴 작품세계를 펼쳐온 소설가 전아리의 열 번째 장편소설 『어쩌다 이런 가족』. 단 하나의 가풍 아래서 각자의 방문을 걸어 잠그고 침묵 속에 살아가는, 성격과 개성이 달라도 너무 다른 가족들이 ‘첫째 딸 동영상 유출 사건’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쾌한 감성으로, 또 가족 이면의 침묵을 끄집어내며 써내려간 작품이다.

국내 최고 출판사를 운영하고 영화 산업과 건축업까지 손을 뻗고 있는 아버지 서용훈, 대대로 교수 집안에 유학시절 딱 한 번 부모의 명을 어기고 연애를 했을 뿐 평생을 우아함을 잃지 않고 살아온 어머니 유미옥. 철저히 계획적으로 부모의 설계에 따라 태어나 고품격 교육을 받아온, 별명마저 마더 테레사인 첫째 딸 서혜윤, 뜻밖의 탄생으로 할머니로부터 갖은 잔소리를 들으며 성장해 언니와 늘 비교 대상인 둘째 딸 서혜란. 시작부터가 범상치 않은 이 가족은 오직 아침식사 자리에서만 짧은 대화를 한다.

그런데 이날 아침은 달랐다. 애지중지 키운 첫째 딸의 고백으로 가족은 휘몰아치는 이야기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다. “저, 동영상 찍힌 것 같아요.” 사건이 터졌으나 집안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잠잠하다. 가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첫째 딸의 동영상 유출을 막기 위해 나선다. 서용훈은 믿고 아끼는 심부름꾼에게 일을 맡기고, 혜란은 라운지바의 주인이 되기 위해 언니의 뒤를 캔다. 어머니 유미옥씨는 어서 빨리 이 부끄러운 일이 지나가기만을 품위 있게 기다리고 있다. 누가 봐도 완벽해 보이지만 그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가족은 이 사건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

전아리

저자전아리는연세대철학과.천마문학상,계명문화상,청년토지문학상등을수상했다.『직녀의일기장』으로제2회세계청소년문학상을,『구슬똥을누는사나이』로제3회디지털작가상대상을받았다.소설집『즐거운장난』『주인님,나의주인님』,장편소설『시계탑』『팬이야』『김종욱찾기』『앤』『한달간의사랑』『헬로미스터찹』『간호사J의다이어리』『미인도』등이있다.

목차

1.둘째딸,서혜란
어쩌다가족이되었을뿐

2.어머니,유미옥
품위있게살거라

3.아버지,서용훈
고마운줄도모르고

4.첫째딸,서혜윤
설계맞춤,내인생

5.둘째딸,서혜란
그래봤자,너는돌아올걸

6.이웃집도련님,이진환
빵꾸났다,너

7.어머니,유미옥
일단집에들어온사람은거지일지언정,손님이다

8.아직은미정,고진욱
세상의많은집들중하필이런가족

9.아버지,서용훈
어쩌자고여기까지왔단말인가

10.둘째딸,서혜란
고진욱씨,형부라고부를게요

11.어머니,유미옥
이게대화란말인가!

12.둘째딸,서혜란
나는누구지?

13.아직은미정,고진욱
사람은각자우는방법이다르다

14.둘째딸,서혜란
내가아닌당신들의이야기

15.첫째딸,서혜윤
모든가족은막장을겪는다

16.어머니,유미옥
나는유미옥이다

17.아버지,서용훈
이제나좀쉬자,응?

18.둘째딸,서혜란
아,이게미쳤다는그느낌?

19.지금까지잊고있던,경수라는총각
두고보자이것들아

20.에필로그
가훈은필요없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우리가족은각자의방식으로뒹군다…”
살아남기위해서우리가족은오늘,처음으로싸웠다!

2016년한국소설의가장유쾌한문제작
굳게닫힌가족의문을열어줄전아리신작장편소설!


2008년22세의나이로세계청소년문학상을수상한이후오직본인만의발칙한색채로작품을써온소설가전아리의열번째장편소설『어쩌다이런가족』이출간됐다.탁월한문장과동시대독자를사로잡는감성,미끄러지듯흘러가는서사의힘으로자신만의세계를구축해온작가는이번장편소설에서그특유의힘을‘가족’의이야기로확장시켰다.『어쩌다이런가족』은성격과개성이달라도너무다른가족들이단하나의가풍아래서각자의방문을걸어잠그고침묵속에살아가는이야기다.전아리는이가족이‘첫째딸동영상유출사건’을겪으며감정이폭발적으로뒤섞여가는과정을시종일관유머러스하게그리면서도가족의침묵속에감춰져있던애증,사랑,슬픔까지들춰작품에담아놓았다.

모든가족은막장을겪는다…
이가족은조금더막장이었을뿐!


“저,동영상찍힌것같아요.”
“동영상?”
엄마가고개를갸웃하며되묻는다.인터뷰라도했나싶어기대가어린눈빛이다.
“몰카요,몰래카메라.”
“어머,너친구들하고장난쳤구나?”
엄마는입언저리를눌러닦으며웃는다.언니가천천히고개를젓는다.
“아니요,섹스동영상요.저도어젯밤에알게되었는데그쪽에서협박을하더라구요.”
식탁에정적이감돈다._10쪽

이가족,시작부터가범상치않다.국내최고출판사를운영하고영화산업과건축업까지손을뻗고있는아버지서용훈과,대대로교수집안에유학시절딱한번부모의명을어기고연애를했을뿐평생을우아함을잃지않고살아온어머니유미옥.철저히계획적으로부모의설계에따라태어나고품격교육을받아온,별명마저마더테레사인첫째딸서혜윤,뜻밖의탄생으로할머니로부터갖은잔소리를들으며성장해언니와늘비교대상인둘째딸서혜란.
이가족은오직아침식사자리에서만짧은대화를한다.이를테면‘정치인의해외방문이사회및경제에미치는영향’‘박사과정졸업논문’‘회사경영’이런주제들이다.혜란은“이나라의정치사회가가족에게끼치는영향이무엇인지토론할이유”가없다고생각한다.이가족의대화는“절밥처럼진지하고정갈”하기만하다.그런데이날아침은달랐다.애지중지키운첫째딸의고백으로가족은휘몰아치는이야기속으로휩쓸려들어간다.“저,동영상찍힌것같아요.”
사건이터졌으나“집안은여느때와다름없이잠잠하다.가족의삶이각자의방식으로뒹굴고있으나집구석은태풍의눈처럼고요하다”.혜란은“미처들여다보지못한태풍속에대체얼마나많은말들이떠다니고있는건지알수없었다”.가족은각자의방식으로첫째딸의동영상유출을막기위해나선다.서용훈은믿고아끼는심부름꾼에게일을맡기고,혜란은라운지바의주인이되기위해언니의뒤를캔다.어머니유미옥씨는……어서빨리이부끄러운일이지나가기만을품위있게기다리고있다.누가봐도완벽해보이지만그자체가우스꽝스러운가족,이사건도완벽하게해결할수있을까.

모든것을가지고있는이가족에게
딱하나없는게있다,그것은바로소음!


혜윤의집에는소음이없었다.큰소리로싸우거나우는사람,홧김에문을쾅닫고들어가는일,아침부터현관앞에서잔소리를늘어놓는일이나용돈을덜주고더받으려는심오한실랑이조차없었다.(…)그녀의집안에서는그누구도싸우지않는다.문제가없었을뿐더러혹시라도문제가발발하면가족개개인의방식대로각자회피하거나해결했다.혜윤은남들이고요라고말하는그적막함이절망적으로느껴졌다.(55쪽)

『어쩌다이런가족』에등장하는가족은우리주변에서쉽게마주치는가족은아니다.다만가족과의대화가굳게닫힌방문처럼단절되고,서로의유쾌한삶이나슬픔이공유되고있지않다는점에서는그저각자의짐을따로지고살아가는우리시대의가족과다를바가없다.이소설은어렵게느껴지는가족의문제를한편의시트콤처럼유쾌하게그려낸다.
첫째딸의동영상이유출될수있는긴박한상황에서도어머니유미옥은자신의어머니가남긴말을되새긴다.“살다보면뜻대로되지않는일이있기마련이지만그럴때일수록우아함을잃지말라고.품위를잃은인간은짐승과다름없다고.”(25쪽)아버지서용훈은“그저자신의앞길을방해하는자에게커다란희망을주고다시그것을빼앗는것.그일을본보기로다른이들에게무언의경고”(48쪽)를하는게취미인자다.그가악랄하게사는것은순전히자식들에게견고한세계를넘겨주기위해서다.그런데도불구하고첫째딸서혜윤은어떤가.그녀는“랜덤만남을주선하는어플리케이션을통해한사람당삼십만원씩돈을받고잠자리를가졌”으며(27쪽)“돈을받지않으면오르가슴”(94쪽)을느낄수가없었다.둘째딸서혜란은허구한날“진짜노는물이다르다는건태어나기전양수의수질부터가다르다”(15쪽)고생각하며그저언니의사건을이용해자신의라운지바를얻으려고한다.
첫째딸이찍힌동영상으로협박하는자가원하는조건은‘그녀와의결혼’이었다.이집구석에서“용돈좀달라는처제의애교나씨암탉을손수삶아주는장모,밤새술을먹이며한가닥했던왕년을떠벌리는장인이없다는사실이얼마나심오한일”(67쪽)인지그는미처몰랐다.대체어떤정신나간놈이이집안을협박하고풍파를일으켰을까,둘째딸은생각했고,아버지는화를내며여전히코피를흘렸으며어머니는소문이새나갈까걱정을했다.아무리좋게봐도비정상적인이가족에게논리적인평화가찾아올까.

“모두나가주세요,혼자있고싶어요.”
굳게닫힌가족의방문을열게하는블랙코미디!


소중했던사람과의관계에서더이상희망을찾을수없다는생각이들때……이젠어떻게해도다시처음으로돌아갈수없으리라는절망을느낄때……이런상황이되기까지얼마나숱한문제들이있었는지더는돌아볼기력조차없었을때,그런순간마다화가나고슬프고적어도그사람이원망스럽다는감정이든다면,아직늦지않았다.(작가의말)

『어쩌다이런가족』에서가장유쾌하면서도슬픈장면은가족이함께목청을높이며싸우는장면이다.사람이죽기직전인데도이들가족은서로의잘못을지적해가며최선을다해싸운다.소음이부재했던가족이심각한상황에서우스꽝스럽게소음을내는장면과마주칠때,독자는어느한시절에서들려오는요란했던가족의소음을떠올릴수있다.굳게닫힌가족의방문……어느순간속마음을숨기게된가족들……작가는유쾌한감성으로,또가족이면의침묵을끄집어내며써내려간이소설을통해말한다.“감정이어떤형태로든조금이라도남아있을때,우리는소리를내야만한다.그사람이내말을듣고있지않다는걸알더라도,그소리가가끔은소음일지라도내가지금이런감정을갖고있다는사실을끊임없이상대에게알려주어야만한다.”가족사이에“적막이더빠르게차오르기전에마지막으로한번만더최선을다해보는편이좋지않을까”.그최선이비록소음일지라도,가족은가족이다.가족은많은시간비논리적이고,그문제또한수학문제처럼답이나오는게아니니까.“우리삶에서소중해질수있는존재”는그리흔치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