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혀 (권정현 장편소설)

칼과 혀 (권정현 장편소설)

$14.50
Description
오랫동안 이어져온 한중일 증오의 역사에 화해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무대!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칼과 혀』. 1945년 일제 패망 직전의 붉은 땅 만주를 배경으로, 전쟁을 두려워하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와 그를 암살하려는 중국인 요리사 첸, 조선인 여인 길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중일의 역사적 대립과 갈등을 넘어 세 나라 간의 공존가능성을 타진하고 그것을 예술적 경지로 끌어 올렸다는 평을 받으며 혼불문학상 7년 만의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제7회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체구가 작고 깡마른 중국인, 손에는 무수히 불과 싸운 흔적이 남아 있는 천재 요리사이자 비밀 자경단원 첸.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의 암살 계획을 세우고 황궁 주변을 서성거리던 첸은 헌병대 간부에게 붙잡히고, 궁정 주방에서 일하기 위해 온 요리사라고 항변하는 첸 앞에 사령관 모리가 나타난다. 총살형으로 죽게 될 거라는 헌병대 간부의 위협과 달리 뜻밖에 사령관 모리는 첸이 광둥 제일의 요리사라는 걸 증명하도록 목숨을 건 불가능한 요리 시험을 내린다.

첸은 단 1분의 제한시간 동안 칼과 한몸이 되어 구운 송이버섯 요리 ‘향식(餉食)’을 만들어 대령해 죽음을 면하고 장교식당에서 일하게 된다. 첸은 점점 비밀 자경단원이 아닌 요리사로서 모리에게 궁극의 맛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런 첸의 요리에 자신도 모르게 점점 길들여져가는 모리는 군 위안부 생활을 하다가 풀려나 첸의 아내가 된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조선인 여인 길순을 궁으로 들이는데…….
수상내역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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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권정현

저자권정현은충북청주에서태어나2002년[충청일보]와[조선일보]신춘문예로등단했다.소설집『굿바이명왕성』(2009)『골목에관한어떤오마주』(2017),장편소설『몽유도원』(2009),동화『톨스토이할아버지네헌책방』(2012)등을펴냈다.2016년단편소설「골목에관한어떤오마주」로제8회현진건문학상을,2017년장편소설『칼과혀』로제7회혼불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9
2부…183
에필로그…328

심사평…329
작가의말…345

출판사 서평

한중일세나라가‘세상에없는요리’로맞서다!

7년만의심사위원만장일치
제7회혼불문학상수상작

“흩어진독자들을분명다시모을수있는작품!”


제7회혼불문학상수상작『칼과혀』가다산책방에서출간되었다.혼불문학상은우리시대대표소설『혼불』의작가,최명희의문학정신을기리기위해2011년에제정되었고,1회『난설헌』,2회『프린세스바리』,3회『홍도』,4회『비밀정원』,5회『나라없는나라』,6회『고요한밤의눈』이수상작으로결정되었다.혼불문학상수상작들은“한국문학이아직다루지않았던새로운삶의영역”을날카롭게포착하는한편그것을밀도있게포섭해내는역량과기량으로독자들에게깊은신뢰를받고있다.
2017년제7회혼불문학상의열기는뜨거웠다.총282편으로전해보다응모작이다소늘었고,“전통이라는거대한뿌리속에서오늘날을읽어내고동시에과거의역사를오늘날까지면면히계승되어온통치성의구조속에서맥락화”하는수준높은작품이다수였다.이가운데“최근의집중적인연구를통해서서히실체가밝혀지고있는만주국”을배경으로“한중일의역사적대립과갈등을넘어세나라간의공존가능성을타진한,그리고그것을높은예술적경지로끌어올”렸다는유례없는극찬을받은『칼과혀』가심사위원전원의흔쾌한만장일치로수상작으로결정되었다.수상자권정현작가는2002년충청일보와조선일보신춘문예로등단했으며,2016년단편소설「골목에관한어떤오마주」로제8회현진건문학상을수상한바있다.
“중국인요리사첸과관동군사령관모리,조선여인길순,세사람의시점으로쓴『칼과혀』는일제의군국주의를비판하는형식을취하면서내적으론미의본질,나아가서는인간의본질에대한질문을던지고있는,가벼우면서도무거운수작이다.”(심사평중에서)

생생하게살아숨쉬는
한중일세나라인물의탁월한형상화!


이소설은1945년일제패망직전의붉은땅만주를배경으로전쟁을두려워하는일본관동군사령관모리와그를암살하려는중국인요리사첸,조선인여인길순세명이번갈아가며이야기를들려주는방식을취하고있다.
첸은“체구가작고깡마른중국인”으로“등은꼽추처럼목과붙어있으며어깨는공처럼둥글고배에도살이늘어져있”는볼썽사나운생김새를지니고있지만,손에“무수히불과싸운흔적”이남아있는천재요리사이자비밀자경단원이다.그가독살하려는자는일본관동군사령관모리(야마다오토조)로,등장인물중에서유일하게실존인물을모티브로만들어졌다.전쟁의공포를잊기위해궁극의맛과미륵불의미(美)에집착하는유약한겁쟁이성격은실제야마다오토조가백만관동군을지휘하지못하고소련군에게모두항복시켜칠십만관동군을포로로잡히게한역사적기록에상상력을더한것이다.

“모리(야마다오토조)는실존인물이다.마지막관동군사령관으로역사에기록된그는전쟁을좋아하지않는겁쟁이였다고한다.역설적이게도이런실화가내게는소설적영감을불러일으켰다.나는때때로오토조가되어생각했다.나에게백만의관동군이있다.본토엔원자폭탄이떨어지고황제가항복했다.150만이상의소련군이국경을넘어오고그모든장면은꿈처럼아침마다의식을뒤흔든다.지금당장,내가할수있는일은무엇일까?아주천천히,부관이가져온아침식사를들며다음할일을생각해보지않을까?”(작가의말중에서)

권정현작가는“한국문학사의어떤결여혹은빈틈”이라할수있었던이역사적사실을“시대적으로전혀거리감을느낄수없는”‘요리’라는현대적소재로이야기에녹여내“단연이채롭고낯선소설”을써낸것이다.

“도마위에서벌이는목숨을건쇼를즐기고있다.
나는내칼이재료가아니라그들의심장을구원하길바란다.”


사령관암살계획을세우고황궁주변을서성거리던첸은헌병대간부에게잡힌다.궁정주방에서일하기위해온요리사라고항변하는첸앞에사령관모리가나타난다.총살형으로죽게될거라는헌병대간부의위협과달리뜻밖에사령관모리는첸이광둥제일의요리사라는걸증명하도록목숨을건불가능한요리시험을내린다.

“조건이있지.요리재료는단한가지!기름은물론어떤양념도사용해선안된다.조리기구도제한한다.오로지재료를익힐불과음식을다듬을칼의감각에의지하도록.요리시간은단1분,재료는신경에서구할수있는것이어야해.”(39쪽)

첸은단1분의제한시간동안칼과한몸이되어구운송이버섯요리‘향식(餉食)’을만들어대령해죽음을면하고장교식당에서일하게된다.첸은점점비밀자경단원이아닌요리사로서모리에게궁극의맛으로인정받고싶은욕망에사로잡히게되고,그런첸의요리에자신도모르게점점길들여져가는모리는군위안부생활을하다가풀려나첸의아내가된함경북도청진출신의조선인여인길순을궁으로들인다.비로소“날카롭고도위태”한삼자대결의새국면이펼쳐진다.

“혀가잘린요리사하나를알고있다.(…)그사내는거의매일자신이사랑했던여인을위해한가지요리를만들어올리지.세상에서가장정성스럽게,가장맛있게,자신의존재를요리하고있어.”(226쪽)

동아시아적상상력을
예술적경지로끌어올린과감하고도발적인소설!


한중일각나라를대변하는첸,모리,길순은모두‘칼과혀’와밀착된삶을산다.민족간싸움의무기로서‘칼과혀’로서로를해치려고하지만,각자소중한음식에관한추억-첸과아버지의칭탕거우러우(淸?狗肉,개고기찜),모리와어머니의분고규(豊後牛,규슈지방의전통쇠고기요리),길순과고향요리청국장-의상징으로서또다른‘칼과혀’로서로를이해하고위무하기도한다.
“가끔인간의삶과죽음을관통하는문하나가저부엌어딘가에숨어있을지도모른다는생각을해.어느부엌이든문을열고들어가면주린배를채울무언가가숨어있게마련이지.죽이고죽는전쟁쯤은잠시잊어도좋은그곳.”(230쪽)
소련군이진군하는급박한상황속에서도모리는의식을치르듯삼시세끼를부지런히먹고마시고,심지어“먹는즐거움”을느낀다.화덕이있는장교식당과극락사의공양간처럼중요하게등장하는‘부엌’이라는공간은“삶과죽음을관통하는문”,“죽이고죽는전쟁쯤은잠시잊어도좋은”곳이다.“천상의향기가풍기는듯”생생한묘사로“연이어식탁위에오르는”구운송이버섯,포탸오창(佛跳墻),쉐창(血腸),새우딤섬요리,홍샤오러우(??肉),지부니(冶部煮),문어죽,흰쌀죽등십여가지의다채로운한중일요리들이그부엌에서만들어진다.‘부엌’이라는공간은죽은재료가새로운하나의생명으로거듭나서로의입속으로들어가소화되듯이,오랫동안이어져온한중일“증오의역사”에화해의가능성을보여주는의미있는무대이다.

“나의하루는먹는것으로시작해먹는것으로끝난다.먹는다는것은내게잠시나마이전쟁과직위를잊게하는중요한수단이다.(…)요리가우리를구원할수도있다는생각이든다.”(121쪽)

허기속에서허겁지겁배를채우는하루,
칠십여년전과다르지않은오늘을보여주다


권정현작가는‘작가의말’에서“교양삼아읽었던『동아시아의민족이산과도시』『기억속의만주국』『미식예찬』『악마의정원에서』[만선일보]”등책과신문들에서영감을받고참조하여이소설을썼음을밝힌다.“수고로움속에한끼의식탁이차려지고누군가는허기속에서허겁지겁배를채우”는1945년전쟁통의어느하루가2017년오늘날의하루와다르지않다는것을,어느월요일저녁의봄호수공원에서누군가맥주를마시고누군가폭죽을터뜨리고또벤치에혼자앉아숨죽여우는어느여인을보면서문득깨닫는다.
“작품에대한취재도능력의하나이지만그모든것들을주제에서벗어나지않게적절히버무리고,그작업과정에서진정성을놓치지않는것은거의천부적자질이없이는불가능한부분이다.”“만주라는붉은땅”에서역사의현재를짚어내는권정현작가의예리하고섬세한눈은“한중일민중사이의소통가능성을은밀하게,그러나위대하게제시한다.한국소설사에서한중일역사적대립과갈등을넘어세나라간의공존가능성을타진한,그리고그것을높은예술적경지로끌어올린경우는그유례를찾아보기힘들거니와,그런점에서보자면『칼과혀』는이전에는보기힘들었던도발적이고혁신적인소설임에틀림없다.좀더과감하게말하면지구가하나의공동체가된이지구시대에걸맞은소설적모험이며동시에한국소설전반이드디어지구시대라는새로운영토에들어섰음을알려주는표지다.”(심사평중에서)

“나는여전히말하고싶다.이제우리의내기는끝이났다고.나는무엇도요리하지않았고당신은무엇도먹지않았다.우리는다만외로웠을뿐이라고.나는요리를했고당신은접시를비웠다.불과싸우던나의시간도,맵거나짜거나달콤하거나시었을온갖요리의맛들도,우리를아프게했던,시대가만들어낸순간의고통일뿐이라고.한접시의요리가깨끗이비워지는순간우리는비로소증오로부터자유로워질수있다고.”(318-3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