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2017): 한정희와 나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2017): 한정희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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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소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작품집!
2017년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황순원문학상은 우리 현대문학에 큰 발자취를 남긴 황순원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한국어 및 한국 정신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이다. 지난 1년간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심사위원들의 논의와 토론을 거쳐 그 해의 가장 좋은 작품을 선정한다.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이기호의 《한정희와 나》를 비롯하여 수상작가가 직접 고른 자선작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 수상소감과 함께 구병모, 권여선, 기준영, 김경욱, 김애란, 박민정, 최은영, 편혜영 등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작가들의 8편의 후보작을 만나볼 수 있다. 개인의 문제를 사회적 사건과 치밀하게 연결 지어 파고드는 이들 작품들은 침묵할 수 없다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면서 개인과 사회를 향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웃기는 이야기꾼으로 알려진 이기호 작가의 더욱 깊어진 시선과 담담한 문체로 한 인간으로서나 작가로 타인에게 닿을 수 있는 이해와 공감, 위로의 한계를 털어놓은 수상작 《한정희와 나》. 소설가인 ‘나’의 눈으로 바라본, 아내의 먼 친척뻘이자 딱한 사연을 갖고 ‘나’의 집에 얹혀살게 된 초등학교 6학년 ‘한정희’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타자에 대한 절대적 환대가 얼마나 허상에 불과한지 그려냈다.
저자

이기호

1972년강원도원주에서태어났다.1999년《현대문학》신인추천공모에단편「버니」가당선되면서등단했다.단편집『최순덕성령충만기』『갈팡질팡하다가내이럴줄알았지』『김박사는누구인가?』『웬만해선아무렇지않다』『세살버릇여름까지간다』등과장편소설『사과는잘해요』『차남들의세계사』가있다.이효석문학상,김승옥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등을수상했다.광주대학교문예창작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수상작가 이기호
수상작 한정희와나
자선작 권순찬과착한사람들
수상소감

수상후보작
구병모 한아이에게온마을이
권여선 손톱
기준영 마켓
김경욱 고양이를위한만찬
김애란 가리는손
박민정 바비의분위기
최은영 601,602
편혜영 개의밤

심사평 실패‘이후’의소설들

출판사 서평

아픈시대를통렬히사유하고
불가능한위로의가능한공감을모색한다
제17회황순원문학상수상작,이기호의「한정희와나」


“「한정희와나」는타자에대한절대적환대가얼마나허상에불과한지고백한다.학교폭력의가해자이면서도반성할줄모르는한정희에대한이해의실패와,그런실패를소설로쓸수없는문학적실패를이중으로경험하는소설가‘나’의속절없음은윤리의곤궁困窮을드러낸다.”
-심사평중에서

이기호,구병모,권여선,기준영,김경욱,김애란,박민정,최은영,편혜영…
동시대한국소설의가장뜨거운자취!


“최종심에오른10편의소설은사회적‘사건’을문제삼는다.이때의사건은개인적사고가아닌구조적폭력이고,일회적실수가아닌지속적재난이다.학교나군대내의폭력,여성이나노인에대한혐오,세월호와같은인재人災에침묵할수없다는시대적요구에응답하고있기에어둡고무거웠지만그에응전하는힘도강했다.”
-심사평중에서

◆수상작,이기호의「한정희와나」

‘웃기는’작가이기호,더깊어진시선으로세상의고통을담담히그리다!


제17회황순원문학상수상작「한정희와나」는소설가인‘나’의눈으로바라본,아내의먼친척뻘이자딱한사연을갖고나의집에얹혀살게된초등학교육학년‘한정희’에대한이야기다.허허실실‘웃기는’이야기꾼으로먼저알려졌던작가는더욱깊어진시선과담담한문체로한인간으로서나작가로타인에게닿을수있는이해와공감,위로의한계를털어놓는다.
나의아내는어린시절집안이기울면서‘마석엄마아빠’라고부르던선량한부부의집에머물렀던적이있다.그들에게원래부모에게서보다더따뜻하고편안한보살핌을받았던아내는그들이훗날입양한아들의딸인한정희를잠깐맡자고제안한다.정희의아빠는감옥에갔고이혼한엄마는소식이요원하며조부모인마석엄마아빠는늙고가난해졌기때문이다.나는덤덤한표정으로‘방탄소년단’사진과립밤과로션과교과서를꺼내놓는정희에게서아내의어린시절을상상하며마음아파하고,나를‘고모부’라고부르는정희와차츰가족처럼익숙해진다.그러나이내정희가학교폭력의가해자로‘학폭위’에회부되고,잘못을저지르고도반성할줄모르는정희를보면서나는이전의연민과환대를거둬들이고만다.

정확한실패라는,가장절실한문학의윤리

“작가로십오년넘게살아오면서고통받는사람들에대한이야기를가장많이쓰려고했던”나이지만한정희를온전히보듬거나완전히이해하는데결국실패하고만것이다.소설은그실패의기록이다.「한정희와나」의화자인소설가‘나’와,작가이기호를분리하기는힘들다.그래서인간으로서또작가로서부딪히는‘사람,환대’의한계에대한나의토로는곧작가이기호의솔직한고백이라고볼수있다.

작가는숙련된배우와도같아서고통에빠진사람에대해서그릴때도다음장면을먼저계산해야하고,또목소리톤도조절해야한다고들었는데,그게잘되지않아서고통스러웠던적이많았다.그게잘되지않는고통……어느땐내가이해할수있는고통이란오직그것뿐인것같다는생각이들기도했는데,그런생각이들때면어쩐지내가쓴모든것이다거짓말같았다.누군가의고통을이해해서쓰는것이아닌,누군가의고통을바라보면서쓰는글.나는그런글들을여러편써왔다.
_「한정희와나」중에서

그러나이때의실패를패배라고단정해선안된다.아니,오히려“정확한실패는가장절실한문학의윤리”다.(심사평)나와네가누구든,어떤곳에서어떻게만났든,너를향한나의어쭙잖은연민이나서투른위로는자주더큰상처가되고말았다는걸우리는알고있다.그불가능성을인지할때,실패를부인하지않을때어쩌면지금까지와는다른방식의‘이해’가가능할수있다는희망의드문여지를작가는씁쓸한고백가운데서도남겨두려는듯하다.

우리는왜애꿎은사람들에게화를내는가

이기호작가의자선작「권순찬과착한사람들」은‘불쌍하지만불편한’타인과‘나,우리’의관계에대한이야기다.불쌍하지만어딘지조금이상한권순찬이라는남자가불쑥나타나아파트단지입구에서농성을시작하고,인정많은사람들은그를가엾어하며도우려하지만결국실패하고만다.착한사람들의온정이라는게결국눈앞의불편한존재를치워버리고싶은바람이나,상대를대상화하는독선적인시혜는아니었는지작가는묻는다.

그리고지금여기에,그이야기를쓰기시작했다.우리는왜애꿎은사람들에게화를내는지에대해서.
_「권순찬과착한사람들」중에서
작가의실패에대한,그러나패배는아닌고백을어떤위안으로받아들일지는이제독자의몫이다.“정확한실패는가장절실한문학의윤리다.치열한무력감을통해문학의실체와미래에도달할수있기때문이다.이런문학적증언을듣고난후상처받을권리와위로해줄의무는이제독자들에게있다.”(심사평)

◆수상후보작8편

여성,혐오,청년,재난…소설,‘침묵할수없다’는시대적요구에응답하다


나머지8편의후보작들도개인의문제를사회적사건과치밀하게연결지어파고든다.특히수상작「한정희와나」를포함해‘아이’를개인과사회를연결하는고리로등장시키거나나아가어린이,청소년,청년세대가당사자로서나간접적으로겪는냉혹한세상을배경삼는작품이많다는점도특징적이다.
권여선작가의「손톱」은기댈가족없이혼자이면서사회적으로가장취약한계층인20대초반의‘저학력·저임금·비숙련여성노동자’를등장시켜비참하다는말로는다표현되기힘든청년세대의암울한현실을세밀하게보여준다.물류정리를하다다쳐붉게멍든주인공‘소희’의손톱은노동의열외지대혹은가장열악한사각지대에서마땅히표출할곳없이내면에꾹꾹응축한,청년의울분과상처를상징적으로나타낸다.
지난해국내최초페미니즘소설집『현남오빠에게』(다산책방)에참여한구병모,최은영작가는이번에도여성문제를정면으로제기한다.타인에대한무례한관심과가부장적질서를작동원리로삼는마을에내던져진임신여성의이야기인구병모작가의「한아이에게온마을이」와,초등학생시절친구에대한기억을통해‘아들중심주의’와가정폭력을폭로하는최은영작가의「601,602」는우리사회의뿌리깊은남성중심문화와가부장제의폭력성을날카롭게꼬집는다.기준영작가의「마켓」과박민정작가의「바비의분위기」역시각각무책임하거나무례한주변인들에게둘러싸인유산한여성과,사촌오빠의여성혐오범죄를목격하며자신도주변남성에게위협을느끼는대학원생을통해여성이처한위태로운위치와혐오문제를비튼다.
사회적재난으로어린자녀를잃고이민을떠난유가족의아픔에서출발한김경욱작가의「고양이를위한만찬」,이른바‘다문화가정’에대한편견과노인혐오문제를소재로삼으면서나의자녀라할지라도알수없는타인의이면을의심하는김애란작가의「가리는손」,군대내폭력과산업재해피해자문제를등장시켜반성하거나책임질줄모르는가해자를묘사한편혜영작가의「개의밤」등8편의소설은모두“침묵할수없다는시대적요구”에응답하면서개인과사회를향해묵직한질문을던진다.

구병모,「한아이에게온마을이」
만삭의임신부이자이른바‘경단녀’인‘정주’는교사인남편의전근으로갑작스레시골로이사간다.남에대한무례한관심과지나친간섭,외부인에대한노골적인편견으로가득찬분위기에정주는숨이막힌다.남편은그런그녀를오히려비난한다.마을은합리적인삶의방식이되려이상한것으로치부되는,한국사회의축소판이다.

이런어르신에게‘여자들이’애를안낳는다는사고방식부터바뀌어야아이들이태어날거라는발상의전환을촉구하거나,‘다들먹고살기힘들어서요’같은최소한의이유를첨언해보았자좋을일은없다는걸정주는익히알고있었다.
_「한아이에게온마을이」중에서

권여선,「손톱」
스물한살‘소희’는쇼핑몰안신발가게에서일하며최저임금을받아근근이살아간다.아빠는처음부터없었고,엄마는소희가중학생이던때집보증금과소희의언니‘본희’명의로대출받은돈을갖고도망갔고,얼마전에는본희마저엄마와같은방식으로소희를떠났다.월급백칠십만원가운데최소한의생활비를제외하고얼마나더모으면빚을갚을수있을지희망섞인계산을하다월세와보증금이그사이오를수있다는공포에소스라치는소희의,폭발직전의고단함을치밀하게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