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사과의 마음 (테마소설 멜랑콜리)

보라색 사과의 마음 (테마소설 멜랑콜리)

$14.80
Description
“당신의 마음은 어떤 색인가요?”
사랑과 상처를 동시에 끌어안고 살아가는 여섯 빛깔, 우리의 이야기
멜랑콜리를 테마로 한 젊은 작가들의 신작 소설집 『보라색 사과의 마음』이 출간됐다. 7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 페미니즘 테마소설집 『현남 오빠에게』 이후, 현재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동시에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주요 테마를 내세운 다산책방의 연속 기획 테마소설집이다. 『보라색 사과의 마음』에는 최민우, 조수경, 임현, 김남숙, 남궁지혜, 이현석 등 최근 한국문단이 주목하는 여섯 명의 신진 작가들의 신작이 실렸다.

여섯 편의 소설이 멜랑콜리를 테마로 하고 있지만 이 소설들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을 우울증환자라는 병리적인 입장으로 확정 지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울은 누구에게나 다른 얼굴로 찾아온다. 어떤 이에게는 “밀물과 썰물처럼, 계절처럼, 오고 가고 다시 돌아오는 것”이거나 “날 때부터 갖고 있던 난치병”과 같은 것이라면, 또 어떤 이에게는 “건강하게 태어났다가 살면서 암처럼 지독하게 들러붙은” 존재인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확정하지 않고 그저 가늠할 수 있는 건, 이들의 우울의 깊이가 얼마나 되느냐가 아니라, 그럼에도 살아가는 한 사람이며 그들이 힘겹게 다잡는 삶의 끈이다.
저자

최민우

2012년《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에단편소설「반:」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머리검은토끼와그밖의이야기들』과장편소설『점선의영역』이있고,번역서로『분더킨트』(니콜라이그로츠니),『뉴스의시대』(알랭드보통),『오베라는남자』(프레드릭배크만)등이있다.제2회EBS라디오문학상우수상과제3회이해조소설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추천사·김병수(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최민우·보라색사과의마음
조수경·알폰시나와바다
임현·그다음에잃게되는것
김남숙·귀
남궁지혜·당신을가늠하는일
이현석·눈빛이없어

발문_소유정·터지지않는풍선에게

출판사 서평

우울은누구에게나
다른얼굴로찾아온다

우리나라는OECD국가중자살률1위다.2018년자살사망률이10만명당26.6명으로2017년대비2.3명이증가했다.보건복지부는‘정신적문제’를자살을선택하는첫번째이유로꼽았다.우울증이나공황장애등심리적인문제가극단적선택으로이어진다는결과다.어릴적경험이나사고로남게된트라우마가적절한시기에극복되지않을때성인이되어서우울증이나공황장애,심하면자살로연결된다는분석도있다.
정신의학자이자『당신이옳다』의저자인정혜신박사의말대로,“치유란그사람이지닌온전함을자극하는것,그것을스스로감각할수있게해주는것,그래서그힘으로결국수렁에서걸어나올수있도록옆에서돕는과정”이되어야한다.여기새로운문학의역할이있다.사랑과상처를끌어안고살아가는우리모두의‘우울’을여섯빛깔,서로다른얼굴로깊이성찰하고있는『보라색사과의마음』을읽는것은하나의‘문학치료’의과정이될수있다.
한국문학을이끌고있는여섯명의젊은작가들이핍진하게설계한뜨겁고쓰라린초극의세계는우리가살고있는지금이세계와너무나닮았다.여섯편의소설이멜랑콜리를테마로하고있지만이소설들에나오는모든인물들을우울증환자라는병리적인입장으로확정지어서는안된다.우울은누구에게나다른얼굴로찾아온다.우리가확정하지않고그저가늠할수있는건,이들의우울의깊이가얼마나되느냐가아니라,그럼에도살아가는한사람이며그들이힘겹게다잡는삶의끈이다.

터지지않는풍선처럼
천천히원래의모습을잃어가는당신

『보라색사과의마음』의발문을쓴소유정문학평론가는셀로판테이프를붙인‘터지지않는풍선’에비유해인간의우울을설명한다.크게풍선을불고한쪽에셀로판테이트를붙인다.그리고셀로판테이프위를바늘로찌른다.그러면풍선은터지지않는다.바늘을더깊숙이밀어넣어도,바늘을꽂고있어도,바늘을빼내어도풍선은끝까지터지지않는다.자신이터지지않는풍선이라는걸모르고,구멍사이로바람이새고있다는것도알지못한채풍선은천천히원래의모습을잃는다.
지금을살고있는우리들은‘터지지않는풍선’처럼자신의몸에구멍이나있는줄모르고일상을살아가고있다.구멍사이로바람이새고있다는걸알지못한채원래의모습을천천히잃어가고있는풍선처럼말이다.
『보라색사과의마음』에실린여섯편의소설에서도터지지않는풍선과같은이들을여럿만날수있다.우리는소설을통해그들을만나면서그런모습이나만의것이아니라는사실에안도하기도하지만,그안도자체에슬픔을느끼기도한다.온전히같을수는없겠지만소설속그들은우리의어떤부분과조금씩닮아있다.‘상실’이라는이름의바늘이꿰뚫고지나간자리,그상처를안고주어진삶을살아낸다는점에서우리는닮았다.

당신이,당신의가족이
모르고지나쳤을내밀한우울의서사

임현의「그다음에잃게되는것」과최민우의「보라색사과의마음」은상실의대상이가족이라는공통분모속에서소설이전개된다.전자는아이를잃은부부의이야기,후자는동생을잃은언니의이야기라는점에서차이가있지만,가족을잃음으로써가정안에서도,‘나’의안과밖에서도쉽게회복되지않는망가짐이이어지고있다는사실은동일하다.
「그다음에잃게되는것」에서주인공경조의아내운주는어린딸정아를위해구청에서운영하는축구교실을등록한다.축구교실에서마련한야유회전날,운주는대형마트에서장을보다가무언가를잊는다.냉동식품코너에서야채코너로이동한뒤간단한스낵류를고르는동안에도그것이무엇인지떠올리지못한다.얼마뒤자신이진짜잃어버린것이무엇인지알게된운주는소스라치게놀라며정확하게자신이지나왔던동선그대로를따라뛰기시작한다.분명옆에있어야할아이가보이지않았기때문이었다.
「보라색사과의마음」에서주인공은영은동생은주의죽음이후원인불명의눈병에시달린다.은주를차로친남자는반년전집행유예를받았다.법정에서최후진술을하는남자를본은영은남자가다른곳에서아무것도모른채만난다면모두마음에들어할사람이라생각한다.그러나사람들은남자가이별을통고한여자친구의턱을주먹으로때린뒤머리채를붙들고휘두르다길바닥에패대기친다음죽여버리겠다며포르셰를몰고여자에게돌진한사람이라고는생각하지못할것이었다.

타인에게다친마음
타인으로인해치유되는역설

어쩌면타인의슬픔을더듬는일을통해무심하게지나친나의고통을돌아볼수있는일이가능하지않을까.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김병수박사는『보라색사과의마음』의추천사를통해“우연히던져진인생사건을겪고난뒤에,‘죽고싶다!’던우울증환자가삶에대한애착을갑자기되찾게되는역설적현상”을자신의임상현장에서여러번목격했다고고백했다.타인에게다친마음에는우울증이쉽게자라지만,역설적이게도타인의우울,혹은죽음을통해자신의우울이치유되기도하는것이다.조수경의「알폰시나와바다」와이현석의「눈빛이없어」의주인공들은인생사건을목도하는방식이서로다르지만,타인의죽음을통해주인공인생의행보가전환된다는점에서공통점을갖는다.
「알폰시나와바다」의주인공‘나’는J를그들의‘첫모임’에서만난다.저마다의이유로자살을생각하며가장자살하기좋은장소를물색하는모임이다.어느날‘나’는포르투갈을여행한다.‘나’에게아름다운리스본의풍경은마지막목적지인포르투를가는길목으로제격이었다.마지막목적지포르투를여행하던중그곳의랜드마크인동루이스다리에서만족스런석양을감상하던중‘나’는85미터높이에서뛰어내리는청년을눈앞에서바라보게된다.
「눈빛이없어」의주인공희곤은지도교수의추천으로M군소재전문대로내려가교편을잡는다.그곳에서희곤은자신이지낼방을소개해준부동산중개인준모와집주인우재를만나게된다.어느날집에서그들과술자리를갖게된희곤은이미문을닫은M군화력발전소에서근무하면서그들이겪었던사건들에대한이야기를듣게된다.그곳에서일하던수많은사람들이아무도모르게죽어나간사건들이었다.

다정하고싶지만다정할수없는
사랑혹은또다른자아

김병수박사의추천의말처럼,다정하고싶지만다정할수없는인간성때문에우리는소중한이들을너무쉽게잃어버리고슬픔에빠진다.누군가를미워하게되는건그사람에게투사된나의그림자를싫어하기때문이어서타인을향한미움은결국내가나를미워하는데서비롯된다.남궁지혜의「당신을가늠하는일」과김남숙의「귀」는자신과가장가까운관계인연인혹은친구와의소소하지만결코평범하지않은일상의이야기들이다.여기에서연인혹은친구는또다른자아와다름없을것이다.
「당신을가늠하는일」의주인공미듬은자신이운영하는동네빵집에서해운을만난다.난독증이있는해운은주말마다기형도의시집을들고가게를찾는다.연인관계로발전한둘은기형도의문장을나누는사이가된다.어느날둘의대화가어긋나고해운은한동안빵집을찾지않는다.그사이미듬은쉬고있던수영을다시시작하게되고,나날이기록을경신하는어느폭염의오후해운은미듬앞에다시나타난다.둘은그날밤즉흥적으로심야버스를타고바다로떠나고,시커먼밤바다에몸을담근다.
「귀」의주인공‘나’는굉장히뚱뚱한거구에귀머거리다.그러나귀가작을뿐‘나’는진짜귀머거리는아니다.‘나’는억수장이라는이름의오래된여관에서일하고있고,또다른주인공예지는매번그여관을찾는여자.여관으로자기의사이즈보다한치수작은바지를입는인간들을데려오는예지는오랜기간대학휴학상태다.길고얇은담배를피면서학교로돌아갈수있을지를묻는예지에게주인공‘나’“너는어른이되어야해.대학생말고.진짜어른.”이라고말하면서둘의불화는시작된다.주인공‘나’와예지의불화는‘나’와또다른‘나’의불화가아닐까.

[추천평]
“크게풍선을불고한쪽에셀로판테이프를붙인다.그리고셀로판테이프위를바늘로찌른다.그러면풍선은터지지않는다.곧바로터지지않을지언정그것은바늘로찌르기이전과같은풍선일수없다.여전히셀로판테이프를붙이고있지만,바늘의흔적은보이지않는작은구멍으로남았다.구멍으로조금씩바람이샌다.자신이터지지않는풍선이라는걸모르고,구멍사이로바람이새고있다는것도알지못한채풍선은천천히원래의모습을잃는다.
『보라색사과의마음』에실린여섯편의소설에서터지지않는풍선과같은이들을여러번만났다.그런모습이나만의것이아니라는사실에안도하는마음이들다가오래슬퍼졌다.온전히같을수는없겠지만소설속의그들은우리의어떤부분과조금씩닮아있다.무엇보다그들역시다만살아가고있다는점에서같았다.그렇기때문에그들이새어나가는통로를,삶의탄력을잃게만든자리를좀더들여다보고싶어졌다.내가가진구멍에대해서라면정확히답할수없겠지만,어쩌면타인의슬픔을더듬는일을통해무심하게지나친나의고통을돌아볼수있는일이가능하지않을까.”
_소유정문학평론가(발문중에서)

“우리인간은,이야기없이고통스러운현실을뚫고계속존재할수없다.과거가되어가는현재와현재가되어가는미래에대한서사로우울증의무게를견딘다.그러하니,이책에담긴여섯편의이야기를읽어낸다는것은,노랗고파란항우울제를꿀컥집어삼키는것이나마찬가지리라.”
_김병수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추천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