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층의시선으로쓰인옛이야기속에서
가족에얽힌인간의민낯을파헤치는9가지고전독해
이책은2012년에출간된《가족기담》을전면개정한것으로,이번개정판에서는내용의전면적보완뿐아니라구성면에서도변화를주었다.총9개관으로나누어주제별고전큐레이팅을시도했으며,인간본성에대한통찰,지성의단련법,지금-여기삶에대한해답을한층쉽게전하고자했다.치밀하고발칙한고전비평은물론이고,하나의이야기를근현대서구사상가들의이론?지식과도입체적으로견주었다.고전의이면을들추면서인물들의은밀한욕망을재해석한저자는,독자들의지적호기심을채워줄뿐아니라과거나지금이나다르지않은권력자들의행태를비판적으로바라봄으로써당연한것을당연하게보지않는사고의전환점도제공하고자했다.
한편정념,위선,야심,욕망등인간본성에관한문제들을화제로삼아1관부터9관까지밀도있는이야기들을쌓아나가는이책은,마치옛이야기들을늘어놓은‘살롱’에서전람회를누리는듯한흥미로움과신선함을자아낸다.
이러한전개와구성에서나오는이책의강점은,고전을단순히문학적재미로흡수하는방식에서벗어나고전의세계를현대의지식세계로연결지음으로써당연했던가치,체제들에‘왜?’라는의구심을품게만들고굳어진관념들을깨트린다는것이다.문학적즐거움에서지적단련으로자연스럽게이어지는이여정은가족,사회,국가안에서일어나는모든문제를새롭게바라보도록도와주고,새로운운영방식을만드는데아이디어를제공할것이다.
“우리이애를묻어버립니다.”어미,아비가모친을향한효성때문에친자식을생매장하려다돌종을발견하고도리어임금에게포상을받는이이야기는<<삼국유사>>효선(孝善)편에나오는<손순매아>이야기다.결국이부부는잘먹고잘살았다는것으로이야기는끝난다.요즘사람들의시각으로보자면,정신나간어미아비의자식살인미수스토리가분명하지만옛사람들의생각은달랐던모양이다.아이는언제든또낳을수있는가족의부속품일뿐이고,효는무엇과도견줄수없는최고의가치로여긴것이다.저자는‘그때는맞았지만,지금은틀린이야기’속에는사실은차마들춰보지못한불편한진실이가득하다고전하며,지금시각에맞게수많은상징들을변주하며숨겨진진실을조목조목찾아알려준다.
이밖에도인간의폭력성이극대화되는‘희생양메커니즘’(1관)이어떻게처절한피해자를만들어가는지<쥐변신설화>,<옹고집전>,<배따라기>를통해입체적으로보여준다.또연암박지원이<열녀함양박씨전>을통해한번꼬집고,저자의큐레이션을통해한번더비틀어본‘열녀이데올로기’(2관)를만날수있다.‘부부의세계’못지않은파격과도발의‘처첩의세계’(3관)에서는지배-피지배라는구조안에서우리를옥죄는쇠창살을벌리고넓혀야한다는과제를다시금확인해볼수있다.헌신적사랑인지자기욕망을좇는집착인지확인해보고싶은학부모라면,8관‘자식사랑패러독스’를먼저읽어보는것도좋다.
독자들은이문제적고전읽기를통해선과악,옳고그름이공존하여혼란스러운세상에서,특히갈등과반목이반복되어일어나는가족안에서관계의균열과전복,그리고재탄생이라는근본적인해법을찾아갈수있을것이다.
*이책은2012년에출간된《가족기담》을전면개정한것으로,이번개정판에서는내용의전면적보완뿐아니라구성면에서도변화를주었습니다.
*총9개관으로나누어주제별고전큐레이팅을시도했으며,인간본성에대한통찰,지성의단련법,지금-여기삶에대한해답을한층쉽게전하고자했습니다.접기